저렴한 서드파티 렌즈의 수요가 점점 높아진다. 지금은 준수한 성능과 가격적 메리트를 동시에 충족하는 서드파티 렌즈가 많이 등장했지만, 초창기만해도 과연 저렴한 서드파티 렌즈로 만족스러운 사진 촬영이 가능할지 의견이 분분했다. 이 와중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시장을 선도하면서, 사실상 사진 유저들의 선택지는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이때 등장해 지금까지 몇 년째 결과물로서 렌즈의 우수성을 증명해내는 제품이 바로 Tamron 28-75mm F/2.8 Di III RXD A036이다.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 최초의 풀 프레임 미러리스용 줌 렌즈로 소니 E 마운트 카메라에 대응한 모델이다. 흔히 ‘2875’라고 불리며 줌렌즈 계의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는 Tamron 28-75mm F/2.8 Di III RXD A036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글·사진 김예림 기자
다채로운 시야와 빠른 AF구동
Tamron 28-75mm F/2.8 Di III RXD A036(이하 A036)은 다양한 목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표준 줌렌즈이다. 광각·표준·준망원의 시야와 F/2.8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지녀 얕은 심도의 표현과 풍부한 광량의 확보가 가능하다. 실내 저조도 환경과 인물, 야간 촬영 어디에서나 알맞은 초점거리를 선택해 선명한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줌을 당길 때마다 초점을 맞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본말전도다. 하여 RXD(Rapid eXtra silent stepping Drive 고속 처저소음 스테핑 드라이브)를 탑재한 AF 구동 시스템을 채용했다. 포커싱 렌즈를 정밀하게 구동해 빠른 AF 속도를 보이며,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거나 동영상 촬영 시에도 선명한 초점을 유지할 수 있다. AF 구동음이 매우 작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초단거리 접사의 독특함
A036은 28mm 초점거리 기준에서 고작 5.7cm 앞의 피사체를 접사할 때도 빠르게 포커스를 잡는다. 광각으로 만드는 결과물은 보통 수평선이나 탁 트이고 방해물이 없는 야외, 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사진 등이 많지만 코로나로 이동이 제한되고 미세먼지로 야외 출사가 부담스러운 요즘엔 용도가 조금 변했다. 좁은 실내에서 다양한 구도의 촬영이다. A036은 더 뒤로 물러날 공간이 없는 좁은 통로에서 벽화를 찍거나 천장에 닿을 듯 높게 뻗은 나무를 위에서 찍을 수 있다. 카메라를 비집어 넣고 초점을 잡을 약간의 여유만 있다면 어디서나 광각 특유의 독특한 원근감을 살린 이색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선명한 피사체 묘사와 부드러운 보케의 균형
이날 촬영지로 선택한 장소는 경기 외곽 산 아래에 있는 식물 카페. 내부에 작은 연못과 암벽을 꾸며놓았고, 관목들이 빼곡해 주민들이 많이 찾는 사진 명소이다. 특히 커다란 창 사이로 아낌없이 쏟아지는 빛과 반짝이는 이파리들이 묘미다. 이곳에서 A036으로 가장 아름다운 사진이 찍히는 순간 역시 조리개를 최대로 열었을 때였다. 배경 아웃포커싱이 극대화되면서 방울방울 맺히는 보케와 그 사이 선명한 피사체 묘사가 탁월해 필터를 쓰지 않아도 몽환적인 연출이 가능했다. 사실 최대 개방에서 2스탑 조인 F/5.6에서 가장 날카로운 선예도를 보였으나 F/2.8에서도 충분한 해상력이 나타났고 부드러운 색표현이 매력적이었다.
마치며
Tamron 28-75mm F/2.8 Di III RXD A036보다 더 좋은 렌즈를 꼽으라고 한다면 분명 몇몇 제품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좋다’라는 단어에 의미에 관해 묻고 싶다. 더 가볍거나 멀리 넓게 찍을 수 있거나 저렴한 렌즈는 분명 있지만, 이 모두를 만족하는 렌즈는 어디에도 없다. 필연적으로 ‘좋은 렌즈’란 사용자에게 좋은 촬영 경험을 함께하는 렌즈로써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점에서 탐론 28-75는 절묘한 밸런스로 곁에 두고 언제나 쉬이 쓸 수 있는 좋은 렌즈이다. 무거워 고생할 필요 없이 28-75mm의 넓은 초점거리 폭과 합리적인 가격, 뛰어난 표현력을 갖춰 가장 많은 촬영 경험을 함께하는 렌즈이다. 또한 돌출부 없는 매끄러운 디자인으로 손에 착 감기는 안정감까지 지녔다. 엄청난 하이 퀄리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갖춰두면 자꾸만 손이 가는 매력적인 렌즈라고 생각한다.
SPEC
렌즈 구성 | 12군 15매 |
초점거리 | 28-75mm |
조리개 범위 | F/2.8-F/22 |
조리개 날 수 | 9매 |
필터 구경 | 67mm |
마운트 | 소니 E(FE) 마운트 |
길이 | 117.8mm (렌즈 마운트 기준면에서 렌즈 끝단까지) |
무게 | 55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