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단장한 #세기몰, 카메라 아고라를 펼치다.

 

지난 2021년 3월 4일, 세기P&C가 공식 웹사이트를 리뉴얼 오픈했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서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고자 노력했다는 안내문을 읽으면, 최근까지 이슈였던 ‘더현대서울’이 떠오른다. 쇼핑몰은 더는 단순한 구매공간이 아니다. 그 자체로 커뮤니티이자 문화공간이 된다. 과연 세기몰이 21세기 대한민국 카메라 유저들의 아고라가 될 수 있을지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김예림 기자 | 사진제공 세기P&C


 

세기몰 리뉴얼 담당 이태훈 팀장은 쑥스러워하면서도 활짝 웃었다.
세기몰 리뉴얼 담당 이태훈 팀장은 쑥스러워하면서도 활짝 웃었다.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세기P&C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이태훈입니다. 이번 신세기몰 리뉴얼 기획 총괄을 맡았습니다. 처음엔 저와 개발자님 한 분 단 둘이 시작했던 게 이렇게 마무리가 되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세기몰을 리뉴얼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3년쯤 전에 회장님이 던졌던 한마디로 시작했죠. ‘네이버’를 만들고 싶다. 처음엔 팀원들과 굉장히 당황했어요. 포털을 만들고 싶단 말씀인가? 포커스를 제대로 맞추는 데에만 1년이 걸렸어요. 대체 사이트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커뮤니티를 만들까? 타사 무료 플랫폼을 써볼까? 고민이 참 많았는데, ‘제대로 한 번 해보자.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다 한 번 업데이트할 수 있는 그런 그릇(시스템)을 구축해보자!’하고 결심했습니다. 결국 개발자와 콘텐츠를 모아 하나씩 설계했죠. 워낙에 할 일이 많다보니 처음엔 다들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홈페이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해주세요.
유저 편의를 최대한으로 생각했습니다. 검색시스템도 영어·한글·줄임말 어떤 단어를 입력해도 검색이 이루어지고, 제품뿐 아니라 관련 이벤트와 콘텐츠가 함께 노출되도록 구성했어요. 또, 모든 브랜드 제품을 한자리에서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원래 우리가 정식 수입하는 브랜드 제품만 갖춰놨었지만, 유저의 선택폭이 좁아지지 않도록 총 55여 개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마련했어요. 앞으로도 점점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포인트·쿠폰 시스템이나 결제수단 지원도 신경을 많이 썼죠. 대대적으로 첫선을 보이니만큼 이벤트와 혜택을 많이 준비했는데, 그걸로 유저들의 환심을 사겠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고객 처지에서 생각해서 최대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열심히 모았는데 쓰려고 보면 없어진 포인트, 까다로운 사용 조건의 쿠폰, 몇 년은 묵혀둔 것 같은 경품, 호환성이 떨어지는 자체 결제 시스템 등. 기존 불만을 최대한 수용하여 변화시켰습니다.

 

자신이 등록한 사진과 ‘좋아요’ 표시한 사진 등을 한눈에 모아볼 수 있는 개인 갤러리이다.
자신이 등록한 사진과 ‘좋아요’ 표시한 사진 등을 한눈에 모아볼 수 있는 개인 갤러리이다.


홈페이지에 쇼핑보다 다른 서비스가 더 많아 보입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단순히 제품만 판매한다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요? 고객에게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어주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새단장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고, 내가 찍은 사진을 올리고 다른 카메라 유저가 찍은 사진을 구경하고, 추천을 받아 물건을 구매하게 하자. 모든 걸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카메라 유저의 놀이터를 만들어주자. 이 부분에서 제일 신경 쓴 공간이 ‘S 갤러리’입니다. 조금 더 예쁘고 직관적이게. 최대한 많은 것과 호환할 수 있게. 무언가를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곳. 예를 들어 사진 갤러리엔 저희 주력 제품인 시그마 렌즈나 카메라가 아닌 타사 제품으로 찍은 사진도 모두 올릴 수 있어요. 캐논, 소니, 니콘… 심지어 스마트폰이나 필름으로 찍은 사진까지 업로드하고 서로 ‘좋아요’를 누르고, 나만의 공간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유저와 정보가 모이고 서로 네트워크를 만들도록 공간을 제공한 거죠.
특히 자랑은 사진을 원본으로 업로드한다는 점입니다. 타 사이트의 경우 보통 1mb 이하의 이미지만 올릴 수 있지만, 영상장비에 대해 정보를 나누는 공간에서 사진 용량을 줄이고 해상도를 줄이는 것은 세기가 추구하는 바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느리더라도 제대로 된 원본을 보여드리자.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간접체험을 시켜드리자. 이런 저희 마음을 알아주신 감사한 댓글이 하나 있었어요. ‘정말 고맙다. 사진과 영상시장이 많이 침체돼있는데 이번 기회로 부흥이 일어나길 바란다.’ 굉장히 힘이 됐습니다.

 

김재우 사진작가의 작품. 세기몰 앰배서더 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카메라 SIGMA, fp렌즈 105mm F1.4 DG HSM Art 018, F1.4, 1/2000s, iso 100
김재우 사진작가의 작품. 세기몰 앰배서더 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카메라 SIGMA, fp렌즈 105mm F1.4 DG HSM Art 018, F1.4, 1/2000s, iso 100


카메라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시장 활성화가 가능할까요?
저희 바람은 경계를 허무는 것입니다. 단순히 전문 프로작가가 몇몇 사진을 업로드 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유통사라고 고가 장비 판매에만 연연하지 않고, 초심자도 관심을 보이고 함께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드는 것. 그래서 가입하고 활동만 하면 누구나 나만의 피드를 만들 수 있고 각종 공모전에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꾸렸어요. 참여형 갤러리 외에 다른 작가로부터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앰배서더 갤러리도 열었고, 사진·영상·리뷰 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S매거진’ 코너도 꾸몄습니다. 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 탓에 미뤄뒀던 오프라인 강좌를 다시 운영할 예정이에요. 장기적으로는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세기는 6·25 참전용사의 사진을 찍는 봉사활동을 하시는 라미 현 사진작가에게 장비를 지원해드리고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념일은 많지만, 기억할 줄은 몰라.” 그분이 하신 말씀인데 크게 공감합니다. 기억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게 기록을 남기는 거고, 기록엔 사진과 영상이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90년대 서울의 풍경부터 몇십 년 후의 모습까지 전부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는 창고 혹은 도서관 같은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당장은 작은 온라인 갤러리로 시작하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사진과 영상의 기록을 볼 수 있는 망 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오픈 일주일을 맞았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서버 시차 때문에 딱 시간에 맞춰 홈페이지가 오픈을 못 했어요. 식은땀이 다 났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분이 꾸준히 관심을 두시고 제품을 주문해주셔서 배송이 밀렸어요. 예상치 못한 사태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이 외엔 20~30대분들의 필름 구매량이 엄청나 깜짝 놀랐습니다. ‘아, 우리나라에 젊은 숨은 필름 카메라 유저가 이렇게 많구나!’ 알고야 있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실감했죠, 또 새로운 붐의 시작인 거 같아요.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카메라 시장이 침체했지만,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이전에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해 이야기 할 때도 AI가 대체하지 못 하는 일로 사진 찍는 게 꼽혔죠. 단순히 셔터만 누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은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니까요. 공간은 저희가 마련할 테니, 여러분도 세기와 함께 도전해주시길 바랍니다.

 

세기P&C에서는 유저와의 소통을 위해 ‘김대리의 아지트티비’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신세기전’과 같은 독특한 이벤트를 열었다. 신세기전은 지난 4월 22일 끝났지만, 그 뒤로도 계속 여러 이벤트와 공모전이 진행된다.
세기P&C에서는 유저와의 소통을 위해 ‘김대리의 아지트티비’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신세기전’과 같은 독특한 이벤트를 열었다. 신세기전은 지난 4월 22일 끝났지만, 그 뒤로도 계속 여러 이벤트와 공모전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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