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빛을 골라 담다.

 

야경을 찍으러 나서면, 생각보다 도시는 밝고 하늘은 흐릿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릴 적 그렸던 그림처럼 까만 배경에 총총히 박힌 별은 쉽사리 볼 수 없다. 완전히 해가 진 심야까지 기다려도 마찬가지이다. 먼지로 하늘 가장 높이 닿은 곳은 뿌연 회색과 보라색이 섞이고, 땅과 닿은 곳은 도시의 네온사인과 가로등으로 노란빛이 돈다. 난감할 따름이다.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도 아름답게 반짝이기는커녕 온통 붉은빛 일색이다. 찬바람을 맞아가며 셔터를 누른 결과물이 원하는 빛깔을 전혀 담아내지 못할 때의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후보정을 통해 고칠 수야 있지만, 이에 드는 수고란 적지 않다. 보정 프로그램 사용에 서툰 초보자라면 그저 막막할 따름이다. 이러한 문제에 봉착한 유저들에게 도움을 주는 액세서리가 있다. 광학 필터로 유명한 KENKO사의 Starry Night Filter다. 원하는 색감의 경치를 촬영하도록 도와주는 켄코의 Starry Night 필터와 함께 도시의 밤을 담아봤다.

 

글·사진 김예림 기자

KENKO Starry Night Filter는 야경·천체 촬영용 특수 필터다. 야경 촬영 시 조명으로 생기는 잡광, 특히 수은등과 나트륨등의 붉고 노란 빛을 효과적으로 줄여주고 푸른빛을 더한다. 이러한 특징 덕에 야경 필터이지만 아침 또는 낮에 생동감 넘치는 파란 하늘을 표현하는 데 쓰기도 한다.

물론 RAW 촬영 후 보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노란빛을 잡고 푸른색을 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야경 필터를 사용해 처음부터 색감을 맞춰 촬영한 사진과 색온도를 조절한 결과물은 전혀 다르다. Starry Night 필터는 오직 파장에 맞는 색만 억제하고 푸른빛을 살리지만, 포토샵 등을 이용해 일괄적으로 색온도를 조절하면 흰색, 붉은색, 검은색 할 것 없이 모두 파랗게 변한다.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은 프로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후보정에 서툰 초보자라면 두말할 것 없다. 100% 필수 지참해야 하는 액세서리는 아니지만, 색감을 원하는 대로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있다면, 사진 촬영이 더욱더 쉽고 즐거워지지 않을까?

Starry Night 필터는 렌즈 전면에 필터를 돌려 고정하는 스크루 방식으로 한번 장착하면 다시 돌려 탈착하기 전까지 렌즈에서 떨어지지 않아 여러 환경에 대응하기 좋다. 필터를 얹으면 되는 자석 방식의 필터보다 편리함은 떨어지지만, 캄캄한 야간 필터를 떨어뜨려 낭패를 볼 일이 없다. 덧붙여 견고한 장착을 위해 두 줄 이상의 홈을 팠지만, 림이 두껍지 않아 비네팅이 발생하지 않는다.

No Filter
No Filter
Filter
Filter

도시를 쏘다니며 Starry Night 필터를 사용해 사진을 찍었다. 동일 조건에서 필터를 사용한 사진과 비교하면 약간 어두워진 것을 볼 수 있다. 0.3ev 정도의 노출 차가 나타나는데, 대신 결과물을 어지럽히는 잡광이 광학적으로 제거되어 깔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인공조명이 많은 도심에서 촬영해도 특유의 색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덕택에 오히려 후보정에서 노출값을 조절하기 편리했다.

F6.3, 1/5s, ISO2500. 필터사용.도시 부분 하늘이 차분하고 빛 번짐이 줄어 오히려 개별 조명은 선명하게 찍힌다. 특히 남산타워의 푸른색이 쨍하다.
F6.3, 1/5s, ISO2500. 필터사용.도시 부분 하늘이 차분하고 빛 번짐이 줄어 오히려 개별 조명은 선명하게 찍힌다. 특히 남산타워의 푸른색이 쨍하다.

SPEC

제품명
 

 Kenko Starry Night Filter

유형   광해 차단 필터
필터 구경   67, 72, 77, 82mm
문의

 썬포토, 02-319-0303, www.sunphot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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