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성인이 될 때 제일 먼저 세운 목표는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이었다. 마음이 답답해서 어디든 떠나고 싶을 때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전철과 버스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훌쩍 드라이브에 나서는 홀가분함은 직접 운전하는 어른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제품 리뷰를 위해 EOS RP를 처음 받았을 때 그런 자유를 느꼈다. “아, 홀가분하다.” 무겁고 복잡한 초고성능 라인에서 한 발 물러난 가볍고 쓰임새 많은 카메라. 언제든 사진 찍고 싶을 때 찍고, 떠나고 싶을 때 한 손에 챙겨 떠날 수 있다. 렌즈까지 가볍다면 금상첨화다. 비 오는 날, 우울하고 지친 퇴근길에도 촬영자가 자유롭도록 마법을 부린다. 맑게 갠 날을 찾기 힘든 여름의 중반, 한 손엔 우산을 한 손엔 EOS RP를 들고 직장인 가득한 영등포의 무인도로 떠났다
글 김예림 기자 / 사진 엄우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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