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준 가격은 백만 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고성능 센서, 높은 화소 수, 빠르고 정확한 AF, 스위블 액정이 정말 아마추어에게 다 필요할까? 물론 전문적으로 사진이란 분야에 빠져 볼 요량이거나 추후 상업 사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 좋다. 그러한 아마추어를 타깃으로 출시된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고퀄리티 사진 결과물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라고 다 같은 아마추어가 아니다.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카메라를 원하는 이, 스마트폰보다 나은 전문 촬영 기기를 구매하고 싶을 뿐인 유저에게 바디 가격만 백만 원, 렌즈가 최소 기십만 원인 카메라는 말만 '보급형'이지 전혀 카메라 보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장비다. 
특히 그나마도 최근 일 년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되다보니 광활한 여행지의 풍경을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고성능 제품보다 곁에 두고 일상을 기록하고 이를 빠르게 인터넷에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저가형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에 소개할 'EOS M200'이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19의 1차 대유행 즈음, 앞으로의 미래를 읽은 듯 온택트(비대면 Untact+연결 On의 합성어. 온라인 대면을 뜻한다.) 시대에 꼭 필요한 기능만으로 무장해 출시했다. 저가형 미러리스 카메라 EOS M200과 번들렌즈 EF-M 15-45mm f/3.5-6.3 IS STM KIT를 활용해 최근 유행하는 가지각색 '멍 때리기'에 도전했다.
글·사진 김예림 기자 | 문의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1588-8133, www.canon-ci.co.kr


 

42mm, F8, 1/500s, iSO100
42mm, F8, 1/500s, iSO100



근래 인기 있는 콘텐츠는 '멍 때리기(멍하니 있다의 속어)'다. 불을 보면서 멍하니 있으면 불멍, 물을 보며 멍하니 있으면 물멍이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 하염없이 바라볼 것과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음이 있을 것. 무언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규칙적인 작은 소음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지친 머릿속을 텅 비우는 것이 '멍 때리기'의 기본이다. 바다를 가서도 물에 뛰어들고 흠뻑 젖기 보다는 사람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물을 바라보며 쉬는 시간을 가진다. EOS M200은 무게 약 299g으로 가볍고 터치 패널과 아이콘 메뉴로 쉽게 조작이 가능해 멍과 함께 하기 적절하다. 특별히 머리를 쓰거나 힘 들일 일 없이 한 손에 들고 가서 과자 갑이나 휴대폰 거치대 같은 아무데나 세워 영상을 촬영하면 멋진 고해상도 '바다멍' 영상을 얻을 수 있다.

15mm, F11, 1/250s, iSO100
15mm, F11, 1/250s, iSO100


급속도로 번진 전염병 때문에 가까운 바닷가조차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법으로 멍을 즐길 수 있다. 흔히 캠핑장이나 베란다에 화로를 설치하고, 장작을 태워 불멍을 즐긴다. 최근에는 '불멍 가루'라는 이름으로 불에 넣으면 불꽃을 오로라 색으로 바꿔주는 재미있는 제품도 나왔다. 하지만, 캠핑은 혼자라도 번거롭고 어느 집에나 화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때 추천하는 멍 아이템이 양초다. 집중해서 간신히 들릴 정도의 작은 소리와 함께 일렁거리는 촛불을 바라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지난다. EF-M 15-45mm f/3.5-6.3 IS STM은 최단 촬영 거리 약 0.25m로 작은 불꽃도 가까이에서 촬영할 수 있다. 고성능 바디에 마운트하는 고가 렌즈와 화질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두운 방 하나뿐인 불꽃 주변에서도 플레어가 발생하지 않아 놀랐다. 다만, 저가형 바디답게 고감도에선 다소 노이즈가 나타나는 편이다.

45mm, F6.3, 1/125s, iSO400
45mm, F6.3, 1/125s, iSO400


촛불을 켜는 것조차 귀찮다면 책멍과 타자멍을 추천한다. 지루하게 웬 책이냐고? 포인트는 읽지 않는 것이다. 어떤 주제의 책이든 상관없다. 동화책도 좋고 책장에서 켜켜이 먼지만 쌓인 두꺼운 양장본 철학 서적도 좋다. 읽는 것이 아니라 그저 원하는 페이지를 펼쳐 놓고 멍하니 바라본다. 이따금 한 장씩 넘겨 종이끼리 부비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책 글귀를 타닥타닥 타자로 옮긴다. 오타엔 신경 쓰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보이는 대로 타자를 쳐 옮긴다. 이외에도 풀멍, 피규어멍 등 취향에 맞춰 멍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자동 전송 기능을 사용해 촬영하면서 스마트폰에 전송해두면 언제든지 아무 도구 없이도 간편하게 멍을 즐길 수 있다. 

좋아하는 화초를 바라보거나, 모아둔 피규어•소품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 것도 훌륭한 멍 즐기기다
좋아하는 화초를 바라보거나, 모아둔 피규어•소품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 것도 훌륭한 멍 즐기기다



마치며
EOS M200은 깔끔한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를 바탕으로 편리한 조작성, 무선 Wi-Fi·Bluetooth 연결 기능을 갖춘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다. 성인 여성이 양손으로 쥐고 촬영하면 손이 남자처럼 커보일 정도로 작다. 스마트폰처럼 전면 터치 패널을 채용했고 크리에이티브 어시스트 기능이 '화이트 밸런스'나 '셔터스피드', '노출' 같은 어려운 용어를 '밝기'나 '색조' 따위의 쉬운 설명과 그림 아이콘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카메라 기기를 한 번도 안 다뤄본 이도 십 여분 정도 만지다보면 쉽게 촬영이 가능하다. 동영상 회전 정보 추가 기능을 제공해 촬영한 영상을 세로 전환 없이 영상 플랫폼에 게시할 수도 있다. 카메라를 처음 구매하는 입문자를 위한 기본 기능이 다 들어있다면 과장일까? 


번들로 함께 다룬 렌즈는 그다지 예쁜 보케를 볼 수는 없었지만, 짧은 거리에서 0.25배 촬영이 가능해 어지간한 실내 촬영에서 무리가 없었다. 다행이 콤팩트 디카와 달리 EOS M200은 미러리스 카메라로 시네마 렌즈를 제외한 모든 EF렌즈와 호환되니 추후 단렌즈를 추가로 구매한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를 위한 진정한 저가형 미러리스 카메라 EOS M200, 가격은 2021년 8월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공식 홈페이지 기준 15-45mm 번들렌즈 KIT 68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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