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출시된 캐논의 100mm 단초점 매크로렌즈 EF100mm f/2.8L IS USM은 ‘백마엘’이라는 별명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았다. 렌즈 하나를 바꾸는 데는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크게는 백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단지 그 부담 덕분에 장비 다툼이 큰 렌즈 영역에서 백마엘이 12년 동안 캐논 매크로렌즈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던 것은 아니다. 뛰어난 내구성과 고화질, 압도적인 매크로 촬영 퍼포먼스가 그 이유다. 그러한 백마엘의 아성에 도전하는 ‘차세대 백마엘’ RF100mm F2.8 L MACRO IS USM과 함께 가장 흔한 하지만, 좁고 어두워 막상 촬영이 쉽지 않은 공간인 카페 촬영에 나섰다.
글·사진 김예림 기자
 



언제나 유행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인스타그램. 최근 추세는 여행 사진보다는 동네의 카페 탐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약과 생활 속에서 작고 예쁜 디저트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을 노리는 심리가 겹친 탓이 아닐까 싶다. 

예쁘게 꾸며진 다른 사람들의 ‘카페스타그램’을 보며 우리 집 앞에는 왜 저런 공간이 없을까, 왜 내가 찍은 케이크는 못생겼을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간단한 카페 촬영 팁을 준비했다. 하나하나 따라하고 응용하다보면 여러분의 인스타그램에도 ‘피드 너무 예뻐요!’하는 선망의 댓글이 달리지 않을까?


TIP1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자.

F2.8, 1/80s, iSO 800 세로로 마카롱 세개를 배치하고 아웃포커싱으로 첫번째 마카롱에만 초점을 맞췄다. 빨려드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F2.8, 1/80s, iSO 800 세로로 마카롱 세개를 배치하고 아웃포커싱으로 첫번째 마카롱에만 초점을 맞췄다. 빨려드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F5.6, 1/30s, iSO 400 45° 각도 탑뷰로 사선으로 놓은 마카롱과 접시를 촬영했다.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F5.6, 1/30s, iSO 400 45° 각도 탑뷰로 사선으로 놓은 마카롱과 접시를 촬영했다.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사진의 기본은 피사체 정면에서 수직·수평을 맞춰 촬영하는 것이지만, 다양한 구도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푸드 촬영은 주로 정면 45°에서 비스듬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는다. 피사체 상단면과 측면이 모두 드러나 단조롭지 않고, 먹음직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외 대각선 또는 세로 배치는 역동성을 더한다. 

F2.8, 1/80s, iSO 800 세 개의 마카롱을 가로로 열맞춰 놓고 정면 수평에서 촬영했다. 나쁘지 않지만, 답답한 느낌이 든다.
F2.8, 1/80s, iSO 800 세 개의 마카롱을 가로로 열맞춰 놓고 정면 수평에서 촬영했다. 나쁘지 않지만, 답답한 느낌이 든다.


BUT! 탑 뷰 이렇게는 찍지 말자.

F11, 1/30s, iSO1600 빠듯하게 잘린 여백에 접시•코스터•쟁반• 음식들의 무늬가 더해져 정신이 없다
F11, 1/30s, iSO1600 빠듯하게 잘린 여백에 접시•코스터•쟁반• 음식들의 무늬가 더해져 정신이 없다

방송 등을 통해 탑뷰(Top view, 위에서 직각으로 아래를 바라보는 시점을 말하는 유행어)가 푸드를 가장 예쁘고 맛있게 보이도록 찍는 방법이라는 오해가 생겼다. 이는 때에 따라 다르다. 푸드 촬영의 기본은 정갈하고 깔끔하게 촬영하는 것으로 모양이 각기 다른 피사체가 잔뜩일 때 탑뷰를 사용하면 정보가 너무 많아 산만하다. 어정쩡하게 잘려 부담스러운 사진이 되거나 난잡하기 십상이니 탑뷰 사진을 찍을 때는 주의하도록 하자.



TIP2 소품과 인테리어를 함께 담자

F5.6, 1/60s, iSO800
F5.6, 1/60s, iSO800

카페에 촬영 허가를 받아 앉은 자리 외의 인테리어와 소품을 다양하게 활용해 촬영하자.  메뉴가 나올 때까지 이 카페만의 포토 스팟과 특별한 소품을 찾아두고, 메뉴가 나오면 무드등뿐 아니라 창가자리에서 자연광으로도 사진을 찍어보자. 음료와 디저트를 고를 때 카페 분위기에 맞는 색감의 메뉴를 고르는 것도 좋다.

F5.6, 1/60s, iSO800 같은 카페에서 똑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어떤 배경과 구도로 찍느냐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준다.
F5.6, 1/60s, iSO800 같은 카페에서 똑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어떤 배경과 구도로 찍느냐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준다.


BUT! 영업 방해는 금물!
대다수의 카페가 다른 손님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흔쾌히 촬영을 허락해주는 편이지만, 코로나19와 가게 영업 방해 문제로 거절당할 수도 있으니 유의하자. 허락을 받지 못하면 다음 기회를 기약하자.



TIP3 노출과 화이트 밸런스를 맞추자.

태양광
태양광
그늘
그늘

카페는 실외보다 어둡지만, 푸드 촬영은 평상시 촬영하는 것보다 1스톱 정도 밝은 편이 깔끔하고 맛있어 보인다. 따라서 장노출이나 플래시가 필요하다. RF100mm F2.8 L MACRO IS USM는 단독으로 5스톱, EOS R5·R6와 함께 사용 시 최대 8스톱의 손떨림 보정 효과를 갖춰 핸드헬드로 장노출 촬영이 가능해 어두운 카페에서도 쉽게 노출을 맞출 수 있다.

텅스텐광. 모두 F2.8, 1/30s, iSO1250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태양광이 실제 컬러와 가장 유사했으며 텅스텐광은 파르스름해 맛이 없어 보인다.
텅스텐광. 모두 F2.8, 1/30s, iSO1250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태양광이 실제 컬러와 가장 유사했으며 텅스텐광은 파르스름해 맛이 없어 보인다.

다만, 손떨림 보정이 훌륭하다해도 장셔터를 과하게 사용해 밝게 찍기 보단 0으로 노출을 맞추고 RAW 파일로 저장해 후보정을 도모하는 편이 편하다. 더하여, 푸른 색감은 푸드 촬영의 적이다. 차라리 주홍색이 조금 더해지는 편이 나으니 화이트 밸런스 모드를 바꿔가며 제일 적합한 분위기에서 사진을 찍자. 



TIP4 최대한 가까이서 촬영하자.

F5.6, 1/125s, iSO800
F5.6, 1/125s, iSO800

예쁜 조명과 소품, 디저트. 눈으로 볼 때는 예쁜데 막상 화면 속에선 포인트 없이 어정쩡하다면 과감하게 가까이 다가가 촬영하자. RF100mm F2.8 L MACRO IS USM은 매크로 렌즈답게 최소 초점거리 0.26m 실제 렌즈 끝단에서 8.6cm 앞의 피사체까지 초점을 맞출 수 있으며 렌즈 단독으로도 최대 촬영 배율이 1.4배에 다다른다. 멀리에서 시작해 원하는만큼 가까이 다가가 얕은 심도로 촬영하면 주변은 아웃포커싱 되고, 피사체의 한 부분에만 초점이 맞으면서 자연스럽게 특징을 살리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F5.6, 1/125s, iSO800
F5.6, 1/125s, iSO800
F5.6, 1/125s, iSO400
F5.6, 1/125s, iSO400

특히 RF100mm F2.8 L MACRO IS USM는 SA컨트롤링을 탑재해 아웃포커싱 촬영시 보케도 자유자재로 정리할 수 있다. -로 돌리면 초점이 맞은 부분 앞의 보케 윤곽이 뚜렷해지고 +로 돌리면 초점이 맞은 부분 뒤의 보케 윤곽이 뚜렷해진다. 컨트롤링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피사체를 부각하는 최적의 보케를 찾아보자.



마치며

RF100mm F2.8 L MACRO IS USM와 함께 카페 촬영 팁 몇가지를 알아보았다. RF100mm F2.8 L MACRO IS USM는 100mm 망원 화각 임에도 작고 깔끔한 원통형 디자인과 약 730g이라는 괜찮은 무게, 이전 백마엘을 뛰어넘는 성능을 모두 갖춘 렌즈다. 작은 데다 AF 구동음도 조용해 카페에서 촬영할 때도 다른 손님의 주의를 끌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카페 촬영에 적합했다. F2.8 고정조리개로 밝기 또한 나쁘지 않아 두 스톱정도 조여 F5.6으로 촬영하면 밝기와 아름다운 보케, 한 층 나은 선예도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초점 영역을 바꿔도 구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 촬영 거리 영역을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까지 고려하면 정말 초보라도 다루기 편한 망원렌즈다. 미러리스로 바디를 변경하고서도 마땅히 이전 백마엘의 대안을 찾지 못한 사람, 소품촬영, 실내촬영이 잦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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