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 EOS 5D Mark III + EF24-70mm f/2.8L II USM, Infrared 필터 착용 F4.5, 300s, iSO 200
Canon EOS 5D Mark III + EF24-70mm f/2.8L II USM, Infrared 필터 착용 F4.5, 300s, iSO 200

최초의 적외선 사진은 1910년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우드(Rober Wood)에 의해 발명되었다. 로버트 우드는 긴 파장의 빛(적외선)에 민감한 화학 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해,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성가스를 뚫고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1930년대 적외선 필름은 상업적으로 사용되며 사진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20년 후 지미 헨드릭스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색을 반전시킨 사진으로 앨범 커버를 장식하면서 적외선 사진은 더욱 대중화되었다. 이제는 적외선 필터와 디지털카메라로 쉽게 적외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HOYA R72 INFRARED Filter를 활용하면 피사체의 실제 색상과 상관없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적외선 필터를 처음 사용하는 이들을 위해, 적외선 필터를 활용한 촬영 방법과 보정방법을 소개한다.
글·사진 박정하 기자 


호야 R72 적외선 필터란?

자료제공 KPP
자료제공 KPP

빛의 파장은 크게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나뉜다. 가시광선은 사람이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범위로 약 380-780nm 영역대의 파장을 뜻한다. 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보라색을 넘어간 영역의 파장이며, 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빨간색을 넘어간 영역의 파장이다. 호야 R72 적외선 필터는 가시광선을 포함해 720nm 이하의 광선을 차단하고, 적외선에 근접한 약 760nm-860nm의 광선을 95% 투과시킨다. 제품에 적혀있는 숫자 72는 720nm를 뜻하며, 숫자 이하의 광선은 차단한다는 의미이다. 

자료제공 KPP
자료제공 KPP

일반적인 카메라 이미지 센서는 빛을 구별하는 능력이 없어 적외선을 차단하는 광학식 로우패스 필터가 달려있다. 로우패스 필터는 가시광선만 통과시켜 사람이 눈으로 보는 색과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문제는 적외선 필터 사용 시 카메라 안으로 들어오는 적외선을 10분의 1만 통과시켜 이미지센서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노출 시간을 길게 늘려야만 적정 노출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은 적외선을 열의 형태로 감지한다. 모든 물체는 열을 방출하며, 짙은 물체일수록 더 많은 빛을 흡수하고, 더 많은 열을 방출한다. 적외선 사진에서는 열 방출량이 많은 물체일수록 밝게 표현된다. 

식물의 잎은 사진상에서 밝게 표현된다. 반대로 하늘은 어둡게 표현된다. Infrared 필터 착용 F4.0, 15s, iSO 400 AWB
식물의 잎은 사진상에서 밝게 표현된다. 반대로 하늘은 어둡게 표현된다. Infrared 필터 착용 F4.0, 15s, iSO 400 AWB

 


적외선 촬영을 위한 몇가지 팁

필터 미착용 F4.5, 1/640s, iSO 200 AWB
필터 미착용 F4.5, 1/640s, iSO 200 AWB

카메라와 렌즈를 삼각대에 고정한다. 적외선 필터를 렌즈에 씌우면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감소해, 노출을 주는 동안 사진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삼각대 사용은 필수다. 카메라 화질은 Raw로 설정한다. Raw 파일은 픽셀 별로 상대적인 밝기를 데이터로 저장해 보정 시 화이트 밸런스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만약, 카메라나 렌즈에 IS(Image Stablization)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면 손떨림 보정 기능을 OFF로 설정한다. IS 기능은 특정 셔터 속도 이하부터 오히려 보정 효과가 저하되어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다. 제조사마다 흔들림이 시작되는 셔터 속도는 다르며, 이는 작가들이 장노출 촬영을 할 때 손떨림 보정 기능 OFF로 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ISO는 100~200의 저감도를 사용한다. 저감도일수록 풍부한 계조를 얻을 수 있으며, 사진이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원하는 수치에 맞게 화이트 밸런스를 맞춘다. 적외선 필터를 씌운 후에는 뷰 파인더를 통해 색상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으므로 화이트 밸런스를 미리 조정한다. 적외선 필터를 장착하기 전에 노출을 확인하고, AF나 MF로 초점을 맞춘 후 MF로 초점을 고정시킨다. 적외선 필터는 ND1000 필터를 장착했을 때와 유사하게 노출이 감소된다. 적외선 필터를 장착하기 전 노출값에서 약 -10stop을 한 후 M 모드 혹은 Bulb 모드로 사진을 찍는다. -10stop은 절댓값이 아니며, 촬영 환경에 따라 보정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불필요한 빛의 유입을 막기 위해 아이피스 혹은 셔터 덮개를 이용해 뷰 파인더를 가려준다. 뷰 파인더를 통해 빛이 스며드는 현상은 일반 사진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적외선 사진과 같이 극단적인 조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피스가 없다면 검은색 테이프를 이용해도 괜찮다. 가능한 화창한 날에 촬영한다. 빛이 많을수록 더 많은 적외선과 더 빠른 셔터속도를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 기술을 터득한 후 촬영자가 주체적으로 촬영 환경을 선택하고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Infrared 필터 착용  F4.5, 25s, iSO 200 AWB
Infrared 필터 착용  F4.5, 25s, iSO 200 AWB


“적외선 사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만들어지기에
사람들이 사진 속 보이지 않는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진작가 리차드 빈하머(Richard Binhammer)

 

역광에서 플레어를 이용하면 역동적인 적외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Infrared 필터 착용 F4.5, 30s, iSO 200 AWB
역광에서 플레어를 이용하면 역동적인 적외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Infrared 필터 착용 F4.5, 30s, iSO 200 AWB


상상력을 자극하는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적외선 사진은 우리가 바라보던 익숙한 세상과는 다르다. ‘적외선 세상(World in Infrared)’이란 제목의 보도사진 프로젝트로 유명한 사진작가 스트븐 새포어(Steven Saphore)는,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개조된 적외선 카메라에 담았다. 적외선으로 사진을 찍으면 피부의 투명도가 높아져 피부색의 차이를 알아채기 어렵다. 새포어는 피부색이라는 선입견을 버린 채 사진에 집중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처럼 적외선 사진은 피사체의 제한이 없다. 전문가의 지침을 따르는 것 이외에 나만의 상상력을 더하면 독보적인 적외선 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 

Infrared 필터 착용 F4.5, 25s, iSO 200 AWB 붉은 톤이 마음에 들어 보정을 멈췄다. 
Infrared 필터 착용 F4.5, 25s, iSO 200 AWB 붉은 톤이 마음에 들어 보정을 멈췄다. 


적외선 촬영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 번의 시도로 모든 원리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노력을 기울이면 처음의 어색함이 익숙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적외선 사진은 자연스럽게 보정 단계로 이어진다. 색상 반전 기능과 다양한 툴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변하는 이미지를 확인하는 것 또한 적외선 사진의 묘미다. 


 

HOYA R72 INFRARED Filter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