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전 세계가 이례적인 전염병 사태로 멈췄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매일 열심히 살아간다. 덕분에 냉혹한 한 해 가운데 웃는 날은 오고, 아무리 힘들었더라도 사진을 들여다보며 “아, 이땐 이런 일도 있었지.”하는 어느 때를 맞이한다. 독자 여러분의 내일이 분명 그러하길 바라며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맞아 VDCM이 먼저 2021년을 함께한 브랜드 캐논과 함께 올해 필진들에게 가장 행복을 가져다줬던 제품을 되돌아보는 콘텐츠를 마련했다.
글 김예림 기자 | 사진 VDCM 편집부


카메라 바디
몸도 마음도 편안한 
EOS RP

올해 VDCM에서 제일 많이 사용한 바디를 꼽으라면 단연 Canon EOS RP다. 약 440g 가벼운 바디에 스위블 회전형 풀터치 LCD 액정을 장착한 제품이라 사진 찍기에 편하다. R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모델로써 싼 게 비지떡이라는 대중의 편견을 깨끗하게 지운 카메라다. 최고의 프로세스를 갖춘 바디는 아니지만,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가기능, 부드러운 AF, DIGIC 8 엔진과 약 2,620만 화소의 CMOS 센서의 조합은 확대 출력할 일이 없다면 늘 괜찮은 해상도의 결과물을 안겨준다. 단점이라면 온종일 돌아다니며 수백 장쯤은 우습게 찍는 게 일인지라 2-300장 정도를 촬영할 수 있는 작은 배터리 용량이 아쉽다는 것인데, 추가 배터리를 1-2개 갖춰 다니는 건 당연한 일이니 여태 큰 문제는 없었다. 편한 촬영과 우수한 결과물로 촬영 난도를 낮추고 유저에게 여유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올해 최고의 카메라로 EOS RP를 선정했다. 

F11, 1/250s, iSO100
F11, 1/250s, iSO100

P기자 사진과 영상 모두 흥미가 있는 입문자라면, 브이로그 카메라로도 이상적입니다.
B기자 JPG와 RAW, 파일 저장방식에 따라 색감 등에 차이가 좀 있는 편이에요. 그 외엔 무난합니다.

 


콤팩트 카메라
서브란 수식은 섭섭한 
Powershot G7 X Mark Ⅲ

2019년 8월 캐논은 동시에 두 대의 콤팩트 카메라를 출시했다. Powershot G5 X Mark ΙΙ와 Powershot G7 X Mark ΙΙΙ, 똑같은 영상 촬영 스펙과 센서, 해상도, 풀터치 틸트업 LCD. 차이는 G5 X Mark ΙΙ가 5배 광학줌(초점거리 24-120mm)을 지원해 G7 X Mark ΙΙΙ의 4.2배(초점거리 24-100mm)보다 더 망원 화각을 커버할 수 있다는 것과 뷰파인더의 유무다. 그 외엔 스마트폰 사이즈로 4K 실시간 영상 촬영을 해내는 경쾌한 카메라로 성능상 별다른 차이가 없다. 카메라 조작으로 4K 영상에서 정지 이미지를 추출하거나, 120P 프레임 레이트로 슬로우 모션 촬영, 파노라마 등을 즐길 수 있다. 다만, G7 X Mark ΙΙΙ가 조금 더 작고 슬림하다. VDCM 필진이 올해의 콤팩트 카메라로 G7 X Mark ΙΙΙ를 꼽은 이유가 그것이다. 광각이 아닌 망원 화각에서의 20mm 화각 차이는 크게 체감하기 어렵고 뷰파인더는 취향의 영역이지만, 콤팩트 카메라 분야에서 작은 크기는 확실한 장점이다. 게다가 최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더 많은 촬영 모드를 지원하며, 가격도 좀 더 저렴한 편으로 100만 원 이하 예산으로 카메라와 여분 배터리, 영상 촬영용 핸드그립과 마이크까지 구비할 수 있는 알짜배기 모델이다.

F2.8, 1/125s, iSO1250
F2.8, 1/125s, iSO1250

J기자 성능은 하이엔드 카메라인데, 사용법과 자유도는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은 제품.
K기자 저는 팝업 뷰파인더를 탑재한 G5 X Mark ΙΙ가 더 편해요.

 


광각렌즈
더 작고 더 넓은 
RF14-35mm F4 L IS USM

해마다 기존 렌즈를 압도하며 등장하는 캐논 신제품 렌즈를 보자면 그 아낌없는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작년 가을엔 RF15-35mm f2.8을 내놓았는데, 올해는 그보다 시야가 더 넓은데도 불구하고 더 가볍고 작은 RF14-35mm F4 L IS USM을 출시했다. 약 300g이 가볍지만, 아낌없는 특수 렌즈 탑재로 날카로운 이미지를 구현했던 RF15-35mm f2.8보다 비구면 렌즈를 1매 더 채용하며 이미지 품질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 뒤를 디지털 왜곡 보정이 뒷받침한다. 굳이 광학 보정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해상도와 선명도를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대의 렌즈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F11, 1/400s, iSO400
F11, 1/400s, iSO400
F7.1, 1/80s, iSO160
F7.1, 1/80s, iSO160

O기자 F4 고정조리개는 조금 아쉽지만, 주로 풍경 촬영용이라 어차피 F7.1 이상 두고 찍어서...

 


표준렌즈
캐논 렌즈의 새로운 중심 
RF50mm F1.8 STM

올 한 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논 렌즈는 분명 RF50mm F1.8 STM일 것이다. 2020년 12월 출시 된 이후 해가 바뀌고 나서까지 내내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EOS R 시스템 최초의 바디캡 렌즈로 조리개 값이 밝아 유려한 아웃포커싱을 표현한다. 만약 사용하는 렌즈의 성능이 높은 가격과 비교해 떨어진다고 느낀다면 RF50mm F1.8 STM을 사용해보길 권한다. 왜 수많은 사진작가가 50mm 단렌즈로 촬영을 즐겼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다른 렌즈와 자꾸 비교하게 만드는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정확한 AF와 밝은 조리개, PMo 비구면 렌즈가 함께 만드는 매끄러운 이미지는 단렌즈의 활용성에 의문을 지닌 이들에게 답을 내어 줄 것이다.

F5.0, 1/200s, iSO100
F5.0, 1/200s, iSO100

U기자 역시 가볍고 작은 게 최고라는 생각을...
K기자 이 가격에 이 퀄리티 제품을 내놓으면 남는 게 있을까. 입문용 단렌즈로 주변에 제일 많이 추천합니다. 

 


망원렌즈
시나브로 피사체에 다가가는 
RF100mm f/2.8 L Macro IS STM

인테리어 촬영이라고 하면 보통 실내 공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광각렌즈를 떠올리지만, VDCM은 RF100mm f/2.8 L Macro IS STM을 추천한다. 똑같은 구도에서 온갖 집기와 조명이 어지럽게 드러나는 사진보다 가끔은 공간을 조성하는 개별 요소요소에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RF100mm f/2.8 L Macro IS STM은 망원단렌즈 중에선 작은 사이즈와 AF구동음으로 조용하게 피사체의 코앞 8.6cm까지 다가가 평상시 볼 수 없던 부분까지 샅샅이 담아낸다. 무어든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면 가까이 보는 건 또 다른 면을 끌어낸다. 일상용은 아니지만, 촬영이 지겨워졌다면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렌즈이다. ‘백마엘’이란 렌즈가 어떻게 촬영자에게 영감을 줘왔는지 R시스템에서 체감하고 싶은 독자라면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최소 초점 거리 0.26m로 최대 촬영 배율 1.4배 매크로 촬영이 가능하다.

최소 초점 거리 0.26m로 최대 촬영 배율 1.4배 매크로 촬영이 가능하다.
최소 초점 거리 0.26m로 최대 촬영 배율 1.4배 매크로 촬영이 가능하다.

K기자 100mm 단일 화각이라는 게 처음 다루는 사람한텐 좀 낯선 느낌?
O기자 DSLR 좀 다룬다는 사람들한테 백마엘을 추천하곤 했는데, RF도 나와서 좋네요.

 


액세서리
역시 마무리는 인화! 
셀피스퀘어 QX10

사진은 잘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인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엔 전문 상업사진가가 아니라면 굳이 이미지를 인화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그런 때이기에 오히려 실물 사진이 주는 설렘은 커진다. 셀피스퀘어 QX10은 민트, 핑크, 블랙, 화이트 총 4가지 색상 옵션을 지닌 포토프린터다. 전용 앱과 연결해 인화 전 간단한 편집도 가능하며, 염료 승화형 열전사 방식과 특수필름 코팅을 채택해 약 43초 만에 평생 곁에 둘 수 있는 선명한 사진을 출력한다. A5보다 작고 약 445g으로 가벼워 여행이나 특별한 파티에 함께하기도 좋다. 결국 VDCM 직원 모두가 홀딱 반하고 말았다. 올해 가장 즐겁게 사용한 액세서리로 셀피스퀘어 QX10을 선정한다.

A디자이너 같이 리뷰하면서 살까말까 자꾸 고민하게 되는 모델이에요. 인스턴트카메라가 이미 있어서 지름신을 막아야 하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ㅠㅠ
O기자 이미 샀어요. 행사 있을 때 한 장씩 뽑아주면 지인들 호응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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