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는 이유는 뭘까? 왜 하필 그 사진을 찍었을까? 몇 번이나 질문을 던져도 답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 ‘기록’이라는 이유 외에 다른 무언가가 있다. 단지 기록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초고성능 카메라를 찾을 이유도 비슷비슷한 수백 장 사이에서 마음이 동하는 한 장을 찾아 꾸밀 필요도 화질이 떨어지는 필름 카메라를 쓸 의미도 없다. 어떤 때는 단박에 어떤 때는 공들여 수 분 만에... 셔터를 누르는 데 들이는 시간이 차이 날 까닭도 없다. 대체 왜 사진이 사랑받는지 우리가 왜 사진을 찍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진이 단순히 실존하는 피사체를 그대로 옮기기 위한 도구가 아님은 분명하다. 그보다는 그 순간을 바라보는 촬영자의 상태와 감정을 은유하는 소재가 아닐까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아득하고 흐릿한 것에 대한 갈망은 직설적인 것을 미덕으로 치는 현대에 더욱 커진다. 인화해서 받아드는 순간까지 결과물조차 확인할 수 없고 색감도 제조사마다 천차만별인 필름 카메라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다만,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은 일회용 카메라를 찾는 이가 많고 아직 재사용률은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추억을 위한 카메라가 미래의 자연을 파괴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하고자 HARMAN은 일회용 필름카메라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저렴한 가격과 쉬운 조작법을 지닌 다회용 필름 카메라 EZ-35를 선보였다.
글·사진 김예림 기자


 

정면 하단엔 슬라이드 버튼이 있다. 왼쪽부터 각각 플래시, 일반 촬영, 셔터 잠금 모드다. 플래시 모드로 설정하면 ‘키잉’하는 소리와 함께 15초 동안 전력을 충전해 플래시를 터뜨린다. 셔터 잠금 모드로 설정하면 렌즈 덮개가 튀어나오며 셔터가 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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