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1+Apo-Summicron-M 1:2/50 ASPH F3.4, 1/500s, iSO 100
M11+Apo-Summicron-M 1:2/50 ASPH F3.4, 1/500s, iSO 100

라이카가 M10-R 출시 1년 반 만에 새로운 M 시리즈 바디 M11을 출시했다. 필자는 카메라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최전선에서 목도하고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본지의 필진이지만, 라이카 카메라의 오랜 팬이기도 하다. 출시 전부터 소문이 자자하던 M11을 만나고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왕의 귀환’이었다. M11은 1954년 M3 출시 이후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구현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술력을 탑재해 라이카 역사상 가장 활용도 높은 M 시스템 카메라다. ‘전설의 새로운 탄생’이라는 슬로건은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BSI CMOS 센서와 64GB 내장 메모리, 넓어진 ISO 범위 등 전례에 없던 기능을 적용하며 말뿐이 아님을 증명한다. 지난 호에서 M10-R을 소개했다면 이번 호에서는 M11만의 차별화된 특징을 찬찬히 살펴보며, 핵심 기능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글·사진 박정하 기자

 

F3.4, 1/750s, iSO 100
F3.4, 1/750s, iSO 100

 

 

F4.8, 1/1000s, iSO 100
F4.8, 1/1000s, iSO 100

 

3중 해상도의 BSI CMOS 센서

3중 해상도 기술이 적용된 풀프레임 BSI 센서는 M11의 가장 큰 혁신이다. 유효화소수는 6,030만 화소로 DNG 파일과 JPEG 파일 전부 L(60MP), M(36MP), S(18MP) 세 가지 해상도 선택이 가능하다. 사진가는 촬영 의도에 맞게 화소를 선택할 수 있으며, L(60MP) 선택 시 크롭과 보정에서 자유도가 높은 최상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M11에 라이카 APO-SUMMICRON-M 50 mm f/2 렌즈를 장착해 촬영을 진행한 결과 디테일한 묘사력을 경험할 수 있었다. M(36MP)와 S(18MP) 화소는 L(60MP)보다 고감도에서 노이즈가 적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1 스톱 높아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과 고감도 촬영에 유용하다. 올드 렌즈 유저들에겐 렌즈 묘사력에 어울리는 해상도를 직접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 셈이다. 최신 바디와 올드 렌즈의 밸런스가 맞춰지는 지점이다.

 

F2.0, 1/10000s, iSO 64
F2.0, 1/10000s, iSO 64

 

F4.8, 1/90s, iSO 800
F4.8, 1/90s, iSO 800

 

새로운 이미지 프로세서와 감도

새로운 이미지 프로세서 Maestro Ⅲ는 14bit 색 심도와 M(36MP), S(18MP)를 기준으로 최대 15스톱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갖췄다. 고해상도의 이미지 데이터도 유연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M11의 감도는 64~50,000으로, 전작과 비교했을 때 넓어진 감도 범위를 가졌다. 또 듀얼 픽셀 게인 기술을 채택해 고감도에서도 적은 양의 노이즈를 보인다. 하나의 픽셀이 저감도와 고감도 두 가지 상황에 대응해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모든 감도에서 노이즈를 걱정하지 않고 셔터스피드를 확보해 촬영을 즐길 수 있다.

 

 

 

카메라 외관

M11은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교체할 때마다 제거해야 했던 베이스 플레이트를 없애고, 대신 범용 USB-C 포트를 새로 추가했다. USB-C 포트를 사용해 충전이 가능하지만, 1,800mAh 배터리 용량이 64% 더 커져 한 번의 충전으로 수천 장의 이미지를 찍을 수 있다. 컬러는 고급 알루미늄 탑 커버를 긁힘 방지 페인트로 마감 처리한 블랙과 클래식한 솔리드 브라스 탑 커버가 사용된 실버 크롬 2가지 선택지가 있으며, 블랙이 실버 크롬 버전 보다 약 20% 더 가볍다.

 

1/10000초로 촬영한 이미지 F2.0, 1/10000s, iSO 64
1/10000초로 촬영한 이미지 F2.0, 1/10000s, iSO 64

 

DNG L F3.4, 1/250s, iSO 1600 (왼) / 필름룩 VIV 생동감 JPEG F3.4, 1/250s, iSO 1600 (오)
DNG L F3.4, 1/250s, iSO 1600 (왼) / 필름룩 VIV 생동감 JPEG F3.4, 1/250s, iSO 1600 (오)

 

 

필름룩 BWHD 흑백 고대비 JPEG F3.4, 1/200s, iSO 2500
필름룩 BWHD 흑백 고대비 JPEG F3.4, 1/200s, iSO 2500

 

이외의 특징들

셔터는 기계식과 전자식, 하이브리드 중 선택해 설정할 수 있는데 하이브리드로 촬영할 경우 1/4000초 보다 빠른 셔터속도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계식 셔터에서 전자식 셔터로 자동 변경된다. 기계식과 전자식 두 가지 셔터가 동시에 운용되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JPEG에 적용 가능한 필름룩 5종은 원하는 보정 효과를 적용시킨 상태로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정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장점이 있다. 새롭게 적용된 Ultra-Thin 흡수 이중 레이어 필터 글래스로 정교한 색 분리와 경계면의 그라데이션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실제 촬영 중 메모리카드의 저장 공간이 부족해 난처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새로 탑재된 64GB 내장 메모리에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었다. 카메라 시장에서 최장의 역사를 지닌 라이카의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F4.0, 1/125s, iSO 800
F4.0, 1/125s, iSO 800

 

F4.0, 1/640s, iSO 100
F4.0, 1/640s, iSO 100

 

F2.0, 1/10000s, iSO 64
F2.0, 1/10000s, iSO 64

 

 

 

라이카의 정체성에 충실한 카메라

새로운 기술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최신 바디를 구매하더라도 이에 걸맞은 렌즈를 고려하다 보면 어느새 예상을 뛰어넘는 예산이 짜인다. 카메라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제아무리 혁신적이거나 놀라운 기술들을 탑재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라이카는 이러한 본질을 잘 알고 있는 카메라 제조사다. 이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더해 제품을 만든다. M11은 블랙과 실버에 각각 다른 마감 재질을 사용하고, 사용자에게 친화적인 버튼 배치를 선보였다. 이미지 품질과 조작성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핵심 기능은 남기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현존하는 최상의 바디로 거듭났다. M11을 통해 디자인과 설계면에서 전통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라이카 다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래 쓸 수 있는 믿음직함이 라이카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