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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Flower : Leica CL (외장 플래시 동조)

Leica CL+APO-MACRO-ELMARIT-TL 60 f/2.8 ASPH. F4.0, 1/320s, iSO 800

꽃은 인간에게 있어 미의 상징이며, 각기 다른 형태와 향기, 색채 모두가 조화된 아름다움의 대명사다. 예로부터 꽃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시각적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물감이 번진 듯한 다채로운 농도와 색상은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롭게까지 느껴진다. 꽃을 소재로 한 사진들이 끊임없이 탄생해도 질리지 않는 이유는 종류에 따라 제각각 다른 매력과 형태를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꽃을 카메라에 담을 때에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꽃부리, 꽃받침, 꽃잎, 줄기 등의 형태 요소를 단순화해 근본적으로 꽃이 가진 조형을 담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촬영에 앞서 꽃의 질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충족되어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초점거리와 조명이다. 라이카의 다양한 제품군 중 플래시 동조가 가능한 바디와 근접한 거리에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렌즈를 선별해 ‘CL’과 ‘APO-MACRO-ELMARIT-TL 60 f/2.8’을 선택했다. 라이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외장 플래시를 사용한 초근접 촬영의 후기를 전한다.

글·사진 박정하 기자

F10.0, 1/125s, iSO 100

정확한 촬영의 목적을 갖고 선별한 바디이기에 다른 성능보단 플래시 동조 여부에 집중했다. 라이카의 전용 동조기는 따로 구하지 못해 타 제조사의 동조기를 써야했고, 필자 스스로의 운을 믿어야 했다. 하지만 타 제조사의 동조기는 라이카 카메라와 연동이 안된다는 후기가 많아 불안함은 증폭됐다. 모험을 떠나는 기분으로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타 제조사의 동조기로 테스트 촬영을 진행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셔터를 눌렀는데 다행히 잘 연동됐다. 이 때 사용한 제품은 포멕스의 ‘POTON RX-1’이다. 라이카 CL로 외장 플래시를 사용할 경우 라이카 전용 동조기가 없다면 검증된 ‘POTON RX-1’을 기억하자. 이로써 라이카 카메라에 무조건 라이카 동조기만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F4.0, 1/250s, iSO 800

플래시 동조 여부에 집중했다 하더라도 뒷받침 해주는 기능들이 없었다면 라이카 CL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Compact Leica를 뜻하는 CL은 배터리를 포함한 바디의 무게가 403g으로 같이 사용한 렌즈의 무게가 320g인 것을 감안해 손으로 들었을 때 매우 가볍게 느껴졌다. 덕분에 긴 촬영 시간동안 무게에 대한 부담없이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CL은 사진 촬영을 위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필자의 취향을 반영해 자연광과 플래시를 번갈아 가며 촬영했고, 그만큼 감도와 셔터속도를 자주 바꿔야 했다. 카메라 후면의 조작 버튼으로 설정을 바꿨는데, 메뉴에 감도, 조리개, 셔터 등이 한 번에 표시돼 매우 간편했다. 상단에 위치한 다이얼은 큼직한 원형의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설정을 바꿔야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엄지 손가락만으로 촬영에 관한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은 사진을 위한 라이카의 배려인 셈이다. 2,424만 화소의 마에스트로Ⅱ 프로세서를 탑재한 CL은 49개의 측광 포인트로 빠르게 초점을 맞추고, 높은 품질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라이카 CL은 모든 사진 목적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다.

F5.6, 1/125s, iSO 100

근접한 거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설계된 APO-MACRO-ELMARIT-TL 60 f/2.8 ASPH는 TL 시리즈 전용 렌즈로 90mm의 초점거리를 제공한다. 색수차와 구면수차를 줄이는 APO(Apochromatic) 광학 기술이 적용돼 초점 범위 전체에서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다. f2.8의 최대 개방 조리개는 조도가 낮은 조건에서도 셔터 속도를 확보할 수 있게 도와주며, 아름다운 보케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원하다면 수동으로도 초점을 맞출 수 있는데 부드럽고 안정적인 작동감을 느낄 수 있다. 매크로 렌즈이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망원 렌즈로도 활용이 가능하며, 인물 촬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60mm 매크로 렌즈의 존재는 가까운 거리에서 초점을 맞춰야하는 이번 촬영에서 반갑게 여겨졌다. 모든 사진을 매크로 기능으로 찍진 않았지만 원하는 촬영 거리에서 편하게 초점을 맞추고, 사진을 크롭 한 후에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별도의 액세서리 없이 매크로 렌즈를 경험하고 싶은 라이카 유저들에게 APO-MACRO-ELMARIT-TL 60 f/2.8 ASPH를 추천한다.

F10.0, 1/125s, iSO 100

미국의 사진작가 메이플 소프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꽃의 조형미를 완벽히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1973년부터 죽을 때까지 꽃 사진에 전념하며, 자신만의 구도를 구축해나갔다. 그가 담은 꽃 사진에는 묘하게 인간의 몸짓과 리듬이 담겨있다. “나는 사진을 좋아한 적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대상이다.”라는 말을 남긴 메이플 소프. 대상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 것처럼 카메라가 좋으면 자연스레 손이 간다. 한 장 한 장을 공들여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근성을 가진 사람에게는 라이카만 한 선택지는 없을 것이다. 좋아서 눈이 가고, 좋아서 사진을 찍는 이 모든 과정을 ‘예술’이라 부르고 싶다. 자신의 사진 스타일을 파악했다면 라이카를 손에 쥐고 메이플 소프처럼 내가 좋아하는 대상을 끈질기게 담아보자. 라이카의 철학은 사진 애호가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예술’ 그 자체다.

박정하 기자  vdcma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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