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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 The World, Nikon D850
NIKON D850 + 24-70mm f/2.8 F10.0, 1/200s, iSO 400

2월 24일 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무차별 폭격에 평범한 시민들의 집은 불타고, 사람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지고, 어린아이들이 있는 유치원마저 잿더미가 됐다. 80대 노인이 군대에 자원한 사진, 전쟁 속에서 태어난 아기의 사진, 이별의 눈물을 흘리는 가족의 사진을 바라만 보았다. 평화로웠던 그들의 삶이 순식간에 파괴되는 장면을 보고 분명 슬프지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전쟁의 고통은 직접 겪지 않으면 완전히 헤아리기 어렵다. 만약 우리 집 앞에 폭탄이 떨어진다면? 상상으로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감각하게 된다. 잘 모르지만, 멀리 있지만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전쟁에 반대한다고.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 올레나 쉐겔은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실상이 더 참혹하다고 말한다. 그러니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혼자만 싸우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강한 나라가 무력을 행사해 약한 나라를 집어삼키는 어떠한 선례도 남기면 안 된다. 누굴 위한 전쟁인지, 뭘 위한 전쟁인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인간이기에 같은 인간의 고통에 공감하며, 침묵해선 안된다는 것을 이번 기사를 통해 말하고자 한다.

글·사진 박정하 기자

*기사 제목은 Micheal Jackson의 노래 ‘Heal The World’를 차용했다.

F8.0, 1/800s, iSO 400

따뜻한 바람이 느껴지던 3월엔 띄엄띄엄 봄비가 내렸다. 햇빛이 가득한 날 촬영을 계획했다. 필자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이번 촬영에서만큼은 카메라의 색표현 능력이 가장 중요했다. 피사체를 고정시킨 후 셔터를 누르는 촬영이었기에 그 외 기능들은 크게 따지지 않았다. 니콘의 D850을 살펴보니 정확한 색재현을 위한 세 가지 기능이 눈에 띄었다. D850은 180K 픽셀의 RGB 센서가 적용되면서 장면 인식 시스템의 광원 판별 성능이 더욱 향상됐다. 이를 활용한 ‘자연광 자동’ 화이트 밸런스 기능으로 자연광에서 가장 적절한 색을 만들 수 있다.

실물에 가까운 밝기를 재현하는 ‘액티브 D-Lighting’ 기능은 역광, 하늘의 그라데이션 등 하이라이트 부분과 그림자 부분의 휘도 차이가 클 경우 노출 과다와 노출 부족을 억제한다. 덕분에 색상이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콘트라스트를 유지해 실물에 가까운 톤을 재현할 수 있다. 또 측광 방식을 ‘하이라이트 중점’으로 설정하면 밝은 피사체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과다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미묘한 톤을 유지한 채 풍부한 계조로 묘사할 수 있다. D850은 니콘이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든 카메라다. 카메라 시장을 이끌어 갈 제품으로 소개된 지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니콘 DSLR 카메라 중 상위 기종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4,575만의 초고화소 CMOS 센서와 초당 7장의 고속 연사, 153개의 AF 포인트 등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묵직한 무게와 셔터의 진동, 오랜만에 미러리스 카메라와 반대되는 감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

F8.0, 1/1250s, iSO 400

시대의 흐름과 양상에 관한 질문을 반영한 사진은 오랜 시간과 고민을 필요로 한다. 기사에 실린 사진은 기사를 위한 사진이지만 반대로 이 기사는 사진을 위한 기사이기도 하다. 비록 하루를 투자해 완성한 사진이지만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린다.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Bobby McFerrin의 Don’t Worry Be Happy가 울려 퍼지는 영상을 봤다. 짧은 텍스트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울림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더욱 크게 다가온다. 어떻게 하면 같이 존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다 생태계의 리듬에 따라 그대로 수용하고 순환하는 자연을 떠올렸다. 자연물을 활용해 텍스트를 새기거나 자연과 인간적인 요소를 경계 짓지 않으려 했다. 바람에 쓰러지거나 날아가도 다시 분해되어 자연의 일부가 됨으로써 어떠한 해를 끼치거나 파괴되지 않길 바랐다. 사진을 찍는 과정 중 나뭇가지 끝에 물을 묻혀 돌 위에 글자를 새겼는데 서서히 물기가 마르고 글자는 사라졌다. 인간이 자연을 따라갈 순 없지만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영원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F8.0, 1/1000s, iSO 400

박정하 기자  vdcma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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