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를 촬영하려면 부지런함은 필수다. 겨울에는 비교적 해가 늦게 뜨긴 하지만, 여러 변수를 감안해 미리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 필자도 해돋이를 찍기 위해 이른 새벽 집을 나섰다. 해돋이 촬영은 북한산과 회사 옥상 두 군데에서 진행했는데, 북한산을 오를 땐 핸드폰 플래시를 켜지 않으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고 원효봉에 오른 후에야 부랴부랴 촬영 장비를 꺼냈다. 필자는 SIGMA 150-600mm F5-6.3 DG DN OS | Sports를 들곤 주변을 살폈다. 아직까지 어둠이 짙게 깔린 세상 속에선 오직 보름달만이 은은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먼저 SIGMA의 초망원 렌즈로 보름달을 찍은 후 해돋이를 기다렸다.

쌀쌀한 날씨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을 즈음, 희망찬 새해를 기원하듯 주변으로 환한 광명이 일더니 산 중턱으로 해가 솟구쳤다. 이에 필자는 연신 셔터를 누르며 SIGMA 150-600mm F5-6.3 DG DN OS | Sports의 놀라운 성능에 감탄하게 됐다.

회사 옥상(208mm, F/14, 1/100s, ISO 320)
회사 옥상(208mm, F/14, 1/100s, ISO 320)

두 가지 방법으로 해돋이 담아보기

SIGMA 150-600mm F5-6.3 DG DN OS | Sports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전용(L마운트) 렌즈로, 극도로 까다로운 상황에서도 초망원 촬영에 필요한 수준의 성능과 기능을 선사한다. 필자는 SIGMA 초망원 줌 렌즈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두 가지 방식으로 해돋이를 번갈아 촬영했다.

이 렌즈로 노출값을 줄이고 태양 자체에만 집중해서 촬영할 때면 뚜렷한 태양 형태가 잘 드러날 뿐만 아니라, 플레어와 고스트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생생한 태양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었다. 이는 SIGMA에서 수많은 시뮬레이션 테스트로 광학 설계와 기계 장치 설계를 반복 개선해 고스트 및 플레어를 억제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노출을 약간 오버해서 촬영하면, 조리개 날개 매수가 9매인 덕분에 아름다운 원형으로 퍼지는 18개의 빛 갈라짐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산 원효봉(600mm, F/20, 1/800s, ISO 125)
북한산 원효봉(600mm, F/20, 1/800s, ISO 125)
9매의 조리개 날개 매수는 원형의 빛 갈라짐 효과를 잘 표현하도록 한다(150mm, F/22, 1/100s, ISO 500)
9매의 조리개 날개 매수는 원형의 빛 갈라짐 효과를 잘 표현하도록 한다(150mm, F/22, 1/100s, ISO 500)
해돋이 1시간 전 은은하게 빛나는 보름달(600mm, F/10, 1/80s, ISO 200)
해돋이 1시간 전 은은하게 빛나는 보름달(600mm, F/10, 1/80s, ISO 200)

선명한 디테일과 손떨림 보정 효과

SIGMA 150-600mm F5-6.3 DG DN OS | Sports는 15군 25매의 렌즈 구성으로 다양한 유형의 수차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여러 장의 고성능 특수 유리가 채용됐다. 이를 통해 최대 망원 구간(600mm)은 물론 줌 전체 범위에서 높은 해상도와 선명한 디테일 표현을 구현할 수 있다.

고정밀 마그네틱 센서가 장착된 AF 유닛의 빠르고 정확한 자동초점과 약 4스톱의 손떨림 보정 효과(OS) 기능이 결합돼 매우 까다로운 피사체도 소화할 수 있다. 이 렌즈의 손떨림 보정 기능은 해돋이뿐만 아니라, 북한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시내를 촬영할 때도 유용했다. 무게는 전작에 비해 760g 더 가벼운 2,100g이고, 길이는 26.6mm 더 짧은 109.4mm이기 때문에, 핸드 헬드로 촬영할 때의 부담이 상당히 줄었다.

해돋이 직전 북한산 아래의 시내 전경(150mm, F/8, 1/15s, ISO 3000)
해돋이 직전 북한산 아래의 시내 전경(150mm, F/8, 1/15s, ISO 3000)
해돋이 직후 북한산 아래의 시내 전경(150mm, F/18, 1/160s, ISO 2000)
해돋이 직후 북한산 아래의 시내 전경(150mm, F/18, 1/160s, ISO 2000)
600mm, F/10, 1/1000s, ISO 6000
600mm, F/10, 1/1000s, ISO 6000

세밀한 촬영을 돕는 특화 기능

SIGMA 150-600mm F5-6.3 DG DN OS | Sports는 150mm에서 58cm의 최단 촬영 거리를 갖추고 있어, 초망원 줌 렌즈임에도 상당히 가까운 거리의 피사체도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덕분에 북한산 계곡에 자리잡은 딱총나무를 꽤 근접한 거리에서 아웃포커싱으로 촬영해 눈꽃과 같은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었다.

이 렌즈에 탑재된 스테핑 모터는 빠르고 조용하게 AF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해주며, 고정밀 마그네틱 센서는 섬세하고 정확한 AF 포지셔닝이 가능해 뛰어난 AF 추적 성능을 실현한다. 더불어 3단계의 줌 토크 스위치를 S(Smooth) 모드로 설정하면 줌 링 저항이 약하게 걸리게 된다. 이 모드를 활용하면 팔을 쭉 뻗는 것만으로도 초점거리를 150mm에서 600mm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 해돋이 촬영 시 쌀쌀한 새벽 공기로 인해 손이 얼어붙었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초망원 렌즈의 삼각대 소켓은 잠금장치를 풀면 제멋대로 움직여서 정확한 위치에 고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SIGMA 150-600mm F5-6.3 DG DN OS | Sports의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된 삼각대 소켓은 90도 클릭 스톱을 적용해, 수직에서 수평으로 또는 그 반대로 촬영 위치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잠금장치를 풀어서 삼각대 소켓을 움직여 보면, 90도 각도마다 착착 감기는 느낌에 일종의 희열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150mm, F/22, 1/80s, ISO 1000
150mm, F/22, 1/80s, ISO 1000
초점거리 150mm로 촬영한 딱총나무(150mm, F/10, 1/160s, ISO 2500)
초점거리 150mm로 촬영한 딱총나무(150mm, F/10, 1/160s, ISO 2500)
초점거리 600mm로 촬영한 딱총나무(600mm, F/10, 1/300s, ISO 3000)
초점거리 600mm로 촬영한 딱총나무(600mm, F/10, 1/300s, ISO 3000)
① AFL 버튼 ② 줌 토크 스위치 ③ 포커스 모드 스위치 ④ 포커스 리미터 스위치 ⑤ OS 스위치 ⑥ 커스텀 모드 스위치
① AFL 버튼 ② 줌 토크 스위치 ③ 포커스 모드 스위치 ④ 포커스 리미터 스위치 ⑤ OS 스위치 ⑥ 커스텀 모드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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