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과 함께하는 새해

176mm, F/5.6, 1/180s, ISO 100, 정찬재
176mm, F/5.6, 1/180s, ISO 100, 정찬재

새해를 여는 보신각 타종행사가 3년 만에 열린다고 한다. 새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통상적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오는 한 해를 기념하며 각자의 다짐과 소망을 품는 날로 여겨진다. 하지만, 코로나의 여파 이전에도 바쁜 현대인들의 새해를 기념하는 풍경은 예전에 비해 줄어든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도 가족과 함께 티비 앞에 앉아 카운트다운을 세며 재야의 종소리로 새해를 맞이했던 기억은 오래전 일이 돼버렸다.

또 하나의 새해를 기념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일출을 보러 가는 것이 있다. 일출을 보러 간 적도 꽤 오래 되었지만, 조금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관념적으로 새해를 맞이했다는 인식으로 얻을 수 없는, 몸의 감각에서 느껴지는 기쁨과 감탄이 있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러 가는 수고와 노력을 기울인 것도 아깝지 않았다. 아마도 아침 일찍 붉게 떠오르는 태양이 주는 경외감과 마음 속 소망과 다짐이 함께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 속 복잡한 문제들과 자극 속에서 깊은 감탄과 경외를 느낄 기회는 얼마 없기에 더 특별하지 않았을까. 멋드러진 자연경관이 안겨주는 아름다움이 마음 속 쌓여온 부정을 덜어내고 내면에 잠재돼있는 힘과 에너지를 발견해 주기도 한다. 실제로, 긍정적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사와 감탄하는 마음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새해를 보러갈 수 는 없지만, 한 해의 시작을 산과 바다 또는 시내의 일출명소에서 맞이해 좋은 기운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축, 전쟁과 금리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이자폭탄 등 각자에게 쉽지 않은 한 해였지만, 일출이 주는 힘을 통해 건강한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기를 소망해 본다.

 

35mm, F/14, 1/160s, ISO 100, 정찬재
35mm, F/14, 1/160s, ISO 100, 정찬재

머나먼 곳에서부터 빛을 내는 존재

어둠을 밝히고 추위를 녹이며

구름 위에서 찬란히 고고히 빛나고 있다

 

16mm, F/6.7, 1/1500초, ISO 3200, 정찬재
16mm, F/6.7, 1/1500초, ISO 3200, 정찬재

고달픈 길, 그 고달픔 끝에 주어지는

달콤한 열매와 보상

이루어냈다는 마음과

새로운 일출의 기운

Canon EOS 6D Mark II, 35mm, F/6.7, 1/1500s, ISO 640, 정찬재
Canon EOS 6D Mark II, 35mm, F/6.7, 1/1500s, ISO 640, 정찬재

매혹적인 해변의 유혹이 시작된다.

해안 너머 저 멀리 떠 있는

태양과 함께 더욱 끌어당기고 있다

 

16mm, F/22, 1/125s, ISO 2000, 정찬재
16mm, F/22, 1/125s, ISO 2000, 정찬재

거친 물결과 파도의 힘이 느껴진다.

자신을 부서트릴 절벽이든 바위든

두려워하지 않고 맹렬히 달려들어

부딪히는 결연함이 느껴진다

 

250mm, F/8, 1/320s, ISO 400, 이명숙
250mm, F/8, 1/320s, ISO 400, 이명숙

붉게 빛나는 해와 인공구조물

어느샌가 둘은

잘 어울리는 사이가 됐다

하지만 더 가까워지면 안 될 듯한

아슬아슬한 관계이다

 

219mm, F/7.1, 1/320s, ISO 1000, 이명숙
219mm, F/7.1, 1/320s, ISO 1000, 이명숙

정자를 옆에두고

앞에 있는 태양을 바라본다

고요함과 평화가 마음속에 깃든다

새해의 기운을 받아

마음 속 찌꺼기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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