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는 선수들의 빠른 스피드와 민첩한 동작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상당히 속도감있게 경기가 진행된다. 촬영자는 이에 대비해 최대한 빠른 셔터 스피드 값으로 세팅해서 찰나의 순간을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경기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다른 이들은 얻지 못한 뜻밖의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번 호에선 겨울 스포츠 경기를 촬영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겨울 스포츠 촬영 전 준비물

1) 촬영자의 옷차림

겨울 스포츠를 촬영하는 장소는 낮은 기온이 유지되는 곳이다. 특히 스키나 스노보드와 같이 야외 촬영이 필수인 곳은 더더욱 그렇다. 이런 장소에서 촬영하면서도 옷을 두텁게 입지 않는다면 손발이 얼어붙고 몸이 떨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카메라도 흔들리게 된다. 이는 곧 사진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보온성이 뛰어난 소재의 옷을 입고 촬영에 임해야 한다. 야외 촬영 시엔 변수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주머니가 많은 점퍼를 입는 걸 추천한다. 렌즈 캡뿐만 아니라 배터리 등을 보관하고 쉽게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2) 카메라 보호용 레인커버

스키와 같은 야외 촬영 시에는 카메라 보호용 레인커버가 필요하다. 함박눈이 내리지 않는 이상 눈 자체는 카메라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특히 최근에 출시되는 카메라들은 방수 기능이 필수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간단한 눈이나 비 정도는 카메라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눈이 한참 내리다가 기온이 상승해 눈이 녹기 시작하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카메라 렌즈나 바디에 쌓인 눈이 녹아서 카메라 내부에 스며든다면 카메라 오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신 카메라들이 방수 기능을 갖췄다 해도 물속에 잠기는 것과 같이 지속적으로 수분에 노출되는 상황은 피하라는 경고문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3) 상황에 맞는 렌즈 준비

60-600mm와 같이 표준부터 초망원까지 표현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렌즈가 좋다. 스키나 스노보드의 경우, 초망원으론 꼭대기에서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스키어들을 원거리에서 클로즈업해서 촬영할 수 있고, 거의 다 내려왔을 땐 표준으로 근접해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 스케이트 경기라면, 원거리에서 질주하는 선수들을 촬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식 시간에 선수들의 다양한 표정을 촬영할 수 있다. 초망원 줌 렌즈가 없다면, 400mm 이상의 초망원 단렌즈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18-50mm와 같이 광각 줌 렌즈를 함께 사용하길 추천한다. 스키와 같은 야외 촬영 시엔 선수를 포함한 멋진 풍경을, 스케이트와 같은 실내 경기에선 선수 포함 응원에 열중하는 관중들의 모습을 함께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레인커버(매틴 디럭스 카메라 레인커버 V2 위장형 M7101)
카메라 레인커버(매틴 디럭스 카메라 레인커버 V2 위장형 M7101)
캐논의 다양한 RF 렌즈 제품군(출처: https://hk.canon/en/consumer)
캐논의 다양한 RF 렌즈 제품군(출처: https://hk.canon/en/consumer)


 

4) 최적의 장소 찾기

스키 타는 모습을 촬영할 땐 험준한 산세나 인상적인 나무 등을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를 추적하며 촬영하는 방식도 좋지만, 미리 지정한 배경 앞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비결이다. 피사체가 찍히기를 원하는 멋진 배경의 장소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하고 있다가, 원하는 장소에 다가오면 셔터를 누르면 된다. 단 한 번의 촬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촬영자 각자에게 맞는 적절한 타이밍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태양을 등지고 촬영하는 것은 좋은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다. 스키어의 고글에 빛이 반사되면 인물이나 배경이 제대로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태양을 마주보고 촬영할 때는 오히려 플레어나 난반사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촬영 장소를 선정해야 한다.

실내 겨울 스포츠를 촬영한다면 앞쪽에 키가 큰 관중과 같은 방해요소가 없는 곳에 자리잡아야 한다. 선수가 대기하는 곳 근처에서 촬영한다면,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런 장소에선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의 표정이나 휴식을 취하며 환하게 웃는 표정을 담아낼 수 있다.


 

5) 예비 배터리 준비

세상의 모든 배터리는 기온이 내려가면 방전이 쉽게 된다. 이는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가 완충되더라도 겨울철에 다른 계절보다 더 빨리 배터리가 방전되는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겨울 스포츠는 수온주가 낮은 곳에서 촬영하므로 예비 배터리는 필수적이다.

20mm, F/3.5, 1/800s, ISO 80
20mm, F/3.5, 1/800s, ISO 80
16mm, F/10, 1/1250s, ISO 320
16mm, F/10, 1/1250s, ISO 320
15mm, F/7.1, 1/1600s, ISO 125
15mm, F/7.1, 1/1600s, ISO 125


 

2. 겨울 스포츠 촬영하기

1) 셔터 스피드 설정하기

겨울 스포츠는 화려한 몸놀림이 요구되는 피겨스케이팅, 빠르게 팔과 다리를 움직여야 하는 스피드 스케이팅, 몸의 좌우 움직임이 많은 스키 등 빠른 스피드를 요하는 경기가 많다. 선수들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촬영하려면 최대한 빠른 셔터 스피드 값으로 세팅해야 한다. 단, 피겨 스케이팅장에선 낮은 셔터 스피드 때문에 부족해진 광원을 확보하기 위해 플래시를 사용하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셔터 스피드 우선 모드로 촬영한다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현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2) RAW 파일로 촬영하기

셔터 스피드 값을 빠르게 설정한다면, 충분한 광원 확보를 위해 ISO를 높일 수밖에 없다. 이는 노이즈의 증가로 이어지므로 이에 대한 대처로 RAW 파일로 저장해야 한다.

RAW는 사전적으로 ‘날 것, 미가공품’라는 의미를 가지며, RAW 파일은 압축하지 않은 파일을 뜻한다. 흔히 사용하는 JPEG 파일은 저장 및 전송의 효율성을 위해 RAW 파일을 압축한 파일이다.

겨울 스포츠 촬영 시 RAW 파일로 저장한 후 포토샵 등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편집한다면, ISO를 높임으로 인해 발생한 노이즈를 어느 정도 상쇄하는 고품질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300mm, F/4, 1/4000s, ISO 320
300mm, F/4, 1/4000s, ISO 320
105mm, F/4, 1/1500s, ISO 1100
105mm, F/4, 1/1500s, ISO 1100
200mm, F/4, 1/4000s, ISO 100
200mm, F/4, 1/4000s, ISO 100


 

3. 종목별 촬영 기법

1) 스키 및 스노보드

스키와 스노보드는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스포츠다. 따라서 카메라로 피사체의 움직임을 포착하려면 빠른 셔터 스피드로 촬영해 모션블러가 발생하지 않는 선명한 사진이 찍히도록 해야 한다.

눈 덮인 풍경 속에서 촬영하는 스키나 스노보드는 히스토그램을 확인하면서 촬영에 임해야 한다. 밝은 태양 아래, 또는 눈 덮인 풍경 속에서 작은 LCD 화면상의 이미지만으로 결과물을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눈 덮인 산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카메라의 노출계가 노출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 하얀 색 눈이 회색으로 찍히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노출값을 0.3~1EV 정도 올려줘야 하며, 히스토그램상에는 데이터들이 중앙에 몰리는 것이 아닌 우측으로 치우치게 설정해서 촬영하면 된다.

포커스는 수동 초점을 추천한다.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선수들을 자동 초점으로 추적하다 보면, 초점이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촬영자가 원하는 나무나 바위 등에 미리 초점을 맞춰놓고, 피사체가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 셔터를 누르는 것이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이다.

더 좋은 사진을 위해 선수들에게 가까이 접근하다 보면 충돌사고가 발생하거나, 하강하는 스키 날에 눈발이 날려 카메라 장비가 습기에 젖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 장비는 슬로프와 먼 거리에 배치해야 한다. 미리 렌즈 클리닝 티슈를 준비해서 카메라나 렌즈에 물기가 묻었을 때 이를 즉시 닦아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200mm, F/6.3, 1/400s, ISO 100
200mm, F/6.3, 1/400s, ISO 100
200mm, F/3.2, 1/3200s, ISO 100
200mm, F/3.2, 1/3200s, ISO 100
24mm, F/4, 1/1600s, ISO 100
24mm, F/4, 1/1600s, ISO 100


 

2) 스케이팅

스케이팅장을 실제로 가보면 생각보다 어두운 경우가 많다. 얼음이 하얗기 때문에 발생하는 착시현상으로 인해 밝다고 느껴질 뿐, 실제로 카메라를 가져가보면 조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조리개 값이 F/2.8 이하인 렌즈를 가져가서 카메라가 빛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ISO 값을 충분히 높여야 한다.

실내 아이스링크의 조명은 워낙 넓은 공간을 커버하다 보니, 조도나 색조 등이 고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조리개, 셔터 스피드, ISO 등을 촬영 장소에 따라 다르게 설정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피겨 스케이팅을 촬영할 때 점프나 스핀 사진에 집중하면 화려한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선수들의 생생한 표정이나 근육의 움직임들을 놓치기 쉽다. 그러므로 선수들의 점프나 스핀 동작뿐만 아니라, 준비동작이나 다양한 스텝 동작에서도 셔터를 눌러 선수들의 살아 숨쉬는 표정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담아내야 한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경우에는 이 경기의 특성을 잘 파악해 둬야 한다. 스케이트는 선수들이 코너로 몸을 기울일 수 있게 해주는 긴 날을 신고 진행하는 고속 경주다. 촬영자는 망원 렌즈 사용 시, 선수들의 얼굴이 상하좌우로 갑자기 사라지는 점을 고려해 촬영에 임해야 한다.


 

4. 결론

겨울 스포츠 촬영은 타 스포츠와 달리 선수의 뒤로 보이는 배경도 중요한 촬영 요소 중 하나다. 때문에 되도록 멋진 배경이 나올 수 있도록 신중하게 장소를 잡고 구도를 선정해야 한다. 또한 화려한 몸동작과 빠른 스피드가 관건이므로 낮은 셔터스피드를 세팅할 수 있도록 카메라 값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현장에서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상황 판단력도 중요하다 하겠다.

85mm, F/10, 1/160s, ISO 100
85mm, F/10, 1/160s, ISO 100
190mm, F/4, 1/3200s, ISO 320
190mm, F/4, 1/3200s, ISO 320
41mm, F/4, 1/40s, ISO 3200
41mm, F/4, 1/40s, ISO 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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