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리 반송, 황장목 업은 거북바위, 직지문인송

올해는 눈이 많이 와서 설경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해이다. 필자는 눈길에 폐차한 적이 있어 눈이 많이 오면 나가기가 두렵다. 결국 좋은 설경을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쉬움을 달래려 눈이 녹은 후, 집에서 가까운 문경의 산북면 대하리 반송과 동로면 동로치안센터 옆의 황장목을 업은 거북바위를 찾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그리고 필자가 살고 있는 김천의 대항면에 소재한 직지문인송도 담았다.
편집 VDCM 편집부 / 글·사진 백승환 전문기자


 

대하리 소나무(Canon EOS R5, 20mm, F/9, 1/30s, ISO 160)
대하리 소나무(Canon EOS R5, 20mm, F/9, 1/30s, ISO 160)


 

용트림 형상으로 뻗은 400년산 반송
문경 대하리 소나무는 장수황씨 사정공파 종중 소유의 수령 400여 년으로 추정되는 반송으로 2000년 10월 13일 천연기념물로 선정됐다. 줄기와 가지가 용트림 형상으로 구부러지고 옆으로 뻗어 우산 2개를 받쳐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어 매우 특이하면서도 멋스럽다. 과거 방촌 황희 선생의 영정을 모신 장수 황씨의 종택(지방문화재 제236호) 사당과 사원이 이 나무 주변에 있어 마을 이름을 영각동이라 불러왔다.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에는 마을주민들이 모여 ‘영각동제’라는 당산제를 지냈다고 한다. 대하리 소나무는 전체적인 모습보다 요염한 뒷태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상징성과 역사성을 지닌 ‘역사의 산증인’
대하리 소나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동로면으로 향했다. 동로면 적성리 점촌동성당 동로공소와 문경경찰서 동로치안센터 사이에는 수령이 3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는 황장산의 상징인 황장목으로 2010년 9월 6일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소나무 밑에 위치한 바위는 거북의 모습을 빼 닮았으며 거북바위를 감싸 안은 소나무 뿌리는 마치 거북이 황장목을 업고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동로면 소나무는 유구한 세월 동안 동로면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특히 6.25전쟁 1.4후퇴 시 북한군의 10분의 1에 불과한 병력으로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둘 때 함께 총탄을 맞으며 버틴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거북은 장수와 재물을 가져다주는 상서로운 동물이다. 동로면은 이러한 상징성과 역사성을 활용해 ‘황장목을 업은 거북바위’를 소원성취 관광명소로 만들고자 거북바위 주변을 정비했고, 방문객들에게 거북바위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안내표지판도 설치했다. 거북바위 앞에는 아기거북을 업은 거북상도 만들어 뒀다. 하지만 둘러보기 좋게 만든 나무 아래 데크가 거북이 입 아래로 겹치게 만들어 아쉽다. 사진에는 데크를 지웠다.


 

대하리 소나무(Canon EOS R5, 29mm, F/9, 1/30s, ISO 800)
대하리 소나무(Canon EOS R5, 29mm, F/9, 1/30s, ISO 800)
동로면 소나무(Canon EOS R5, 30m, F/9, 1/30s, ISO 800)
동로면 소나무(Canon EOS R5, 30m, F/9, 1/30s, ISO 800)
동로면 소나무(Canon EOS R5, 24mm, F/9, 1/60s, ISO 100)
동로면 소나무(Canon EOS R5, 24mm, F/9, 1/60s, ISO 100)

 


염험한 나무로 알려진 ‘직지문인송’
두 곳의 소나무를 담다 보니 1982년 10월 29일 보호수로 지정된 350년 수령의 직지문인송도 담아 보고 싶어 김천 대항면으로 향했다. 직지문인송은 해주 정씨가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로부터 아들 낳기를 소망하거나 과거 장원 급제를 비는 아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일제 시대에는 제국주의자들의 신사가 있어 기원을 드리는 일을 엄격하게 통제했는데도 언제 다녀갔는지 지성을 드린 흔적은 여러 형태로 꾸준히 남았다고 한다. 그만큼 이 소나무는 영험한 나무로 전해지며 언제부터인가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문인송으로 불리워져 왔다.


 

직지문인송(Canon EOS R5, 11mm, F/9, 1/30s, ISO 800)
직지문인송(Canon EOS R5, 11mm, F/9, 1/30s, ISO 800)
직지문인송(Canon EOS R5, 11mm, F/9, 1/30s, ISO 800)
직지문인송(Canon EOS R5, 11mm, F/9, 1/30s, ISO 800)
직지문인송(Canon EOS R5, 24mm, F/9, 1/30s, ISO 320)
직지문인송(Canon EOS R5, 24mm, F/9, 1/30s, ISO 320)

 



소나무는 물을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소나무는 언덕 위에 위치해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소나무에게 좋은 자리는 비옥한 땅이 아니라 물 빠짐이 좋은 곳을 의미한다. 그런 곳을 찾으면 된다. 소나무를 담는다는 것은 전체적인 모습을 찍을 수도 있지만, 특이한 용트림이나 나무의 상징물 등과 같이 오랜 세월을 흐르며 형성한 나무의 상징물을 찍으려면 광각렌즈로 가까이에서 담기를 권장한다. 그래야 소나무 결도 나오고 펼쳐진 가지도 살릴 수 있어 소나무의 윤곽과 특징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


 

INFORMATION

BODY: Canon EOS R5

LENS: CANON EF 16-35 mm F/2.8 L III USM, CANON EF 11-24mm F4L USM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