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mm, F/3.5, 1/200s, ISO 160
95mm, F/3.5, 1/200s, ISO 160



인물 사진은 오직 사람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지루한 작품이 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 예로, 야외 촬영에선 사전 답사가 필수다. 시간대에 따른 광원의 움직임도 체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물과의 친밀감 형성이 중요하다. 먼저 그 인물의 취향, 성격, 표정 등을 알아야 그 사람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사진을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인물을 멋지고 예쁘게 담아내는, 더 나아가서는 그 인물의 심연을 끄집어낼 수 있는 예술작품을 연출하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 김경한 기자/사진 게티이미지


 

세로 촬영 vs 가로 촬영

한 명의 인물만 찍는다면 세로로 찍는 게 효과적이다. 사람은 넓이보다 높낮이가 긴 형태를 띠므로 세로로 찍으면 프레임이 더 잘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가로 구도는 대부분 풍경화에 적합하다.

물론 단체샷을 찍는다면 세로보단 가로로 찍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주의할 것은 인물들의 가장자리는 어느 정도 여유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 단체샷의 경우 광각렌즈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광각렌즈는 왜곡이 심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여유 공간이 마음에 안 든다면 포토샵으로 크롭하면 그만이다.

 

55mm, F/2.2, 1/500s, ISO 160
55mm, F/2.2, 1/500s, ISO 160

 

평범한 배경 및 아웃포커싱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은 시선을 주요 피사체에게만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배경이 너무 현란한 색채와 형태를 지녔다면 사진을 보는 이들의 시선은 배경 쪽으로 향하게 되므로 이것은 지양해야 한다.

평범한 배경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웃포커싱 기법이다. 아웃포커싱은 크게 네 가지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다.

먼저 인물과 배경을 먼 곳에 두는 것이다. 이런 구도에서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 먼 거리에 위치한 배경에는 자연스럽게 초점이 맞춰지지 않게 된다.

인물과 렌즈를 가깝게 두는 방법도 있다. 이는 인물과 배경을 먼 곳에 두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즉 인물과 렌즈의 거리는 좁아지는 대신, 인물과 배경의 거리는 상대적으로 멀어지기 때문이다.

셋째, 조리개 수치 F/2.0 이하의 낮은 렌즈를 활용하는 것이다. 조리개 수치를 낮출수록 조리개가 개방되면서 심도가 얕아지게 되고, 피사체에만 초점이 맞춰지며 배경은 흐려진다.

마지막으로 망원렌즈를 활용하는 것이다. 망원렌즈는 초점거리가 길고 화각이 좁기 때문에 인물과 배경 간에 깊이감이 생기면서 아웃포커싱이 구현된다.

85mm, F/2.2, 1/1000s, ISO 200
85mm, F/2.2, 1/1000s, ISO 200
110mm, F/4.5, 1/125s, ISO 100
110mm, F/4.5, 1/125s, ISO 100



 

눈에 집중할 것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특정인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그 사람의 눈을 떠올린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인물 사진에서 눈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면 그 인물의 응축된 에너지는 담겨지지 않는다. 따라서 인물 사진을 촬영할 땐 눈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 간혹 피사체가 되는 인물의 포즈와 옷에만 집중하다가 눈에 초점 맞추는 것을 잊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최신 카메라 기종은 사람의 눈에 자동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기능이 있어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하다.

35mm, F/1.8, 1/800s, ISO 250
35mm, F/1.8, 1/800s, ISO 250

 

이상적인 광원 활용법

인물 사진은 광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평범한 기록물이 될 수도, 훌륭한 예술품이 될 수도 있다. 이강신 사진작가는 그의 유튜브 채널 ‘TV이강신’을 통해 인물 사진은 측광, 사광, 역사광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측광은 피사체의 옆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물에게 강렬한 인상을 부여하고 싶을 때 찍으면 좋다. 사광은 피사체의 바로 앞쪽 사선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물에게 부드러운 입체감을 주고 싶을 때 적합하다. 역사광은 피사체의 뒤쪽 사선에서 쏘는 빛으로, 인물에게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반면 순광은 인물의 정면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인물 사진에 있어 추천하지 않는 빛이다. 인물의 입체감이 살지 않고 다소 평면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연출을 하고 싶다면 역광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역광은 인물의 뒤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물의 실루엣을 표현할 수 있다. 이때 빛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인물이 어둡게 나오기에 완벽한 실루엣에 가깝게 된다.

사광은 인물에게 부드러운 입체감을 부여한다
사광은 인물에게 부드러운 입체감을 부여한다
역광(135mm, F/4, 1/5000s, ISO 100)
역광(135mm, F/4, 1/5000s, ISO 100)


 

독특한 연출을 위한 다양한 광원 활용법

디지털 포토그래피 스쿨(Digital Photography School)에선 신선하고 독특한 사진을 담기위한 이색적인 광원 활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외장 카메라 플래시를 활용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외장 플래시를 인물의 정면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사람의 얼굴을 돋보이게 하지 못하고 입체감을 반감시킨다. 따라서 외장 플래시 사용 시에는 피사체의 측면에서 사용해야 한다. 플래시로 배경의 디테일을 살린다면 보다 드라마틱한 풍경을 연출할 수도 있다.


둘째, 외장 플래시로 자연광을 억제하는 것이다. 플래시를 활용해 오직 인물만 비추면 태양의 빛이 약해진다. 이를 통해 피사체에 더 많은 빛을 비추고 배경은 더 적게 노출시킴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셋째, 백라이트를 찾는다. 이를 위해선 큰 빛을 찾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태양뿐만 아니라, 창문, 일반 전구를 백라이트로 두면 되는데, 이때 인물을 어느 위치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넷째, 실루엣과 반사를 찾는다. 실루엣의 경우, 강한 광원을 찾아 인물을 그 앞에 배치하면 된다. 다양한 유형의 반사 표면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바닥, 유리, 웅덩이, 화강암 벽과 같은 예상치 못한 광원을 통해 빛을 반사한다면 색다른 연출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사물을 관통하는 빛을 찾는다. 나뭇가지, 추상적인 물건, 또는 평범한 가정용품 사이의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독특한 형태로 인물에 집중되는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외장 플래시는 정면보단 측면에서 인물을 비춰야 효과적이다
외장 플래시는 정면보단 측면에서 인물을 비춰야 효과적이다
일반 전구를 활용해 인물의 얼굴을 부각할 수도 있다(85mm, F/1.4, 1/800s, ISO 320)
일반 전구를 활용해 인물의 얼굴을 부각할 수도 있다(85mm, F/1.4, 1/800s, ISO 320)
18mm, F/4.5, 1/60s, ISO 200
18mm, F/4.5, 1/60s, ISO 200

 

인물 프레이밍을 고려할 것

이강신 사진작가는 그의 유튜브 채널 ‘TV이강신’에서 인물 프레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물 프레이밍에는 크게 풀샷, 니샷, 웨스트샷, 바스트샷, 클로즈업 샷이 있다. 이강신 작가는 인물 사진 촬영 시 관절에서 프레임을 자르지 말고 관절과 관절 사이를 잘라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풀샷 촬영 시에는 발목이 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풀샷은 되도록 인물의 전신을 살리되, 어쩔 수 없이 프레임을 잘라야 한다면 무릎과 발목 사이를 잘라야 한다.


니샷에선 무릎에서 자르지 말고 무릎과 고관절 사이, 즉 허벅지에서 잘라야 한다. 이럴 경우 그 사람의 비율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예쁜 사진이 된다. 이처럼 니샷은 인물의 단점을 커버하면서 전체적인 느낌을 보여주며 의상을 강조하기에 적합한 촬영법으로, 패션 화보에서 많이 활용된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웨이스트샷은 인물의 얼굴을 좀더 디테일하게 묘사할 수 있다. 이강신 사진작가는 “일반적인 스냅샷 기록에 유리하다”며, 렌즈로는 35mm와 50mm를 추천했다.


바스트샷은 인물의 가슴부터 머리까지 담아내는 프레이밍이다. 이때는 허리와 목 사이를 자르면 좋다. 이 샷은 인물의 얼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인물의 심리묘사나 표정 연출에 적합하다.


클로즈업샷은 얼굴 위주로 촬영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프레이밍을 할 때 목에서 자르면 안 된다. 그보다는 더 아래쪽의 쇄골 부분에서 자르는 것이 보는 이들에게 부담이 없다. 이강신 사진작가는 최근 추세가 헤드룸을 너무 많이 남기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머리의 윗부분을 조금 자르는 프레이밍으로 인물의 표정과 감정을 좀더 집중해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이 구도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니샷(50mm, F/11, 1/160s, ISO 100
니샷(50mm, F/11, 1/160s, ISO 100
바스트샷(24mm, F/5, 1/160s, ISO 100)
바스트샷(24mm, F/5, 1/160s, ISO 100)
클로즈업샷(135mm, F/9, 1/125s, ISO 125)
클로즈업샷(135mm, F/9, 1/125s, ISO 125)


 

포즈의 중요성

이준희 사진작가는 온라인 강의 클래스101 ‘인물사진의 완성은 포즈! 누구나 셀럽이 되는 포즈 디렉팅’에서 포즈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의 강의를 간략히 요약하면 크게 척추, 체중 분산, 손의 위치 등에 대한 디테일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개성있는 포즈를 끌어낼 수 있도록 모델과 적절히 소통해야 한다.


먼저 인물이 척추를 곧게 펴도록 해야 한다. 척추가 곧게 편 인물은 자신감 넘치게 보이며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모델이 척추를 구부린 상태로 촬영하면 자신감이 결여돼 보일 뿐만 아니라 어떤 포즈를 취하든지 어색하게 보인다.


다음으론 체중 분산이다. 인물을 촬영하고 나면 분명 척추를 곧게 펴고 구도도 잘 잡고 찍었는데 뭔가 부족해 보일 때가 있다. 인물의 체중을 너무 정중앙에 맞추고 촬영했기 때문이며, 이는 인물을 딱딱하고 긴장돼 보이도록 만든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체중을 분산하는 것이다. 척추는 곧게 펴 돼 양발의 체중 싣는 비율을 달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으로는 여자 모델이 한쪽 다리를 앞으로 살짝 내민다든지, 몸을 벽에 기대어 체중을 분산하는 포즈가 있다.


손도 대칭을 피해야 한다. 손으로 포즈를 취할 때 양손의 위치를 똑같이 한다면 어색한 분위기만 연출될 뿐이다. 한손으로 턱을 괸다면, 다른 손은 그 팔 아래에 받쳐둠으러써 체중을 분산하고 어색함도 탈피할 수 있다. 화장품 광고에서 화장한 얼굴을 강조하기 위해 손으로 프레임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한 손은 얼굴 아래에 두고 다른 한 손은 반대편 얼굴 위에 둬서 자연스러운 사각형의 프레임을 형성할 수 있다.


모델과의 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잠깐만이라도 좋으니 그 인물과 대화를 진행해 그 사람의 사고나 감정, 취향 등을 가늠해야 한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촬영에 들어간다면, 그 인물의 평소 습관을 찾아냄은 물론 독특한 개성까지 고스란히 프레임 안에 담아낼 수 있다.

척추는 곧게 펴되 비대칭으로 서있어야 어색하지 않다(70mm, F/5, 1/400s, ISO 100)
척추는 곧게 펴되 비대칭으로 서있어야 어색하지 않다(70mm, F/5, 1/400s, ISO 100)
손 위치의 비대칭을 통해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할 수 있다(135mm, F/9, 1/125s, ISO 125)
손 위치의 비대칭을 통해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할 수 있다(135mm, F/9, 1/125s, ISO 125)
모델과 대화하며 촬영하다 보면 그 사람만의 독특한 개성이나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게 된다
모델과 대화하며 촬영하다 보면 그 사람만의 독특한 개성이나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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