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인자를 이어받은 입문자용 DSLR

Canon EOS 750D

EOS 300D로부터 시작된 캐논의 입문자용 DSLR이 EOS 750D에 이르러 10세대를 맞이했다. 입문자용 카테고리는 캐논이 DSLR 라인업을 세분화 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 더욱 높은 성능과 다양한 기능으로 돌아온 EOS 750D에 대해 알아보자.

글·사진┃김범무 기자


제품사양

<가격 : 미정>

유효 화소수 약 2420만 화소

이미지프로세서 DIGIC6

이미지 센서 크기 APS-C (약 22.3mm x 14.9mm)

ISO 100~12800

셔터스피드 1/4000초

AF 포인트 19(크로스타입)

측광

약 7560화소 RGB+IR 센서,

63분할 TTL 측광

연속촬영속도 최대 약 5.0매/초

LCD 모니터 3.0인치 LCD, 약 104만 화소

메모리 카드 SD, SDHC, SDXC카드

크기(W×H×D) 131.9x100.7x77.8mm

무게 약 510g(바디만)

색상 블랙

문의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TEL 1588-8133

URL www.canon-ci.co.kr


꽃나무 아래서 봄볕을 즐기고 있는 인상을 주고 싶어 화면 상단에 목련나무를 넣었다.

목련이 너무 흐려지지 않도록 조리개를 F5.6으로 살짝 조였다.


거리공연을 하는 기타리스트. 관객이나 기타리스트가 너무 크게 드러나면 설명적인 사진이 될 것 같아 앵글을 위로 향해 나무가 화면을 더 많이 채우게 했다.


EOS 750D에는 중급기 수준인 올 크로스 19 포인트 AF 센서가 탑재됐다.

10세대를 맞이한 캐논의 입문자용 DSLR

EOS 300D부터 이어져온 캐논 입문자용 DSLR은 EOS 450D 때를 제외하면 매년 해를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성능을 높였다. 2003년에 EOS 300D가 나왔으니 벌써 11년 째다.

겉모습을 봤을 때 EOS 750D(이하 750D)는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EOS 700D가 EOS 100D와 함께 등장하는 바람에 비교적 주목을 덜 받았던 것처럼 EOS 750D도 EOS 5Ds와 EOS 5Ds R의 영향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의외로 750D는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이 모델은 APS-C사이즈 센서를 탑재한 캐논 DSLR 중에서 최초로 2420만화소 CMOS센서를 탑재했다. EOS M3도 해상도가 같은 APS-C 사이즈 CMOS센서를 탑재한 것으로 보아 두 모델은 동일한 센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해상도는 상위 모델인 EOS 70D나 EOS 7D MarkⅡ보다도 높은 수치다. 두 모델의 해상도는 2020만화소였다.

새로운 센서로 인한 혜택은 하이브리드 CMOS AF Ⅲ에서도 나타난다. 이전 모델인 EOS 700D(이하 700D)는 하이브리드 CMOS AF 1세대가 탑재되어 있었다. 같은 시기 소개한 EOS 100D에 하이브리드 CMOS AF Ⅱ를 탑재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CMOS AF 시스템은 넓은 초점 영역과 빠른 속도가 특징이다. 700D의 하이브리드 CMOS AF 영역이 폭 38%, 높이 26%였던 것에 비해 750D는 상하 80%로 넓어졌다. 또한 AF 속도는 4.8배가량 향상됐다. 라이브뷰 촬영시 초점 위치는 화면을 터치해서 설정할 수 있는데 하이브리드 CMOS AF영역이 넓어진 덕분에 피사체가 어느 곳에 있든지 편리하게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

광학파인더 촬영시 위상차 AF는 포인트가 9개에서 19개로 대폭 늘어났다. 모든 AF포인트가 크로스 타입인 이 센서는 EOS 70D와 동일한 수준이다. AF 포인트가 늘어나면서 초점영역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750D는 1점 AF 선택과 자동 AF 포인트 선택 외에도 존 AF 선택이 가능하다.

상급기와 같은 AF 시스템이 탑재된 만큼 속도도 향상됐다. 렌즈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AF 속도 때문에 답답한 경우는 거의 없다. 무한대에서 바로 근거리 촬영을 해도 지체 없이 포커스가 맞는다. 줌 링을 돌리면서 움직이는 피사체를 쫓을 때도 신뢰할 만한 성능을 보인다. 사물 분간이 어려울 만큼 어두울 때도 포커스를 맞춘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능이 매우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DSLR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AF시스템 때문이다. 포커스 정확성은 콘트라스트 방식을 곁들인 미러리스쪽이 더 높다 할지라도 주변밝기, 피사체의 움직임, 렌즈의 조작과 무관하게 일관된 성능을 보이는 쪽은 DSLR이다. 프로 포토그래퍼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실내에서 뛰어 노는 아이를 찍는 것 만으로 두 시스템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750D의 AF 성능 향상은 반갑다. 프로 포토그래퍼는 카메라의 성능에 맞춰 촬영 방법에 변화를 줄 수 있지만 이제 막 DSLR을 사용하는 입문자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입문자용 DSLR에서도 고성능 AF는 의미가 있다.

편의성을 챙긴 DSLR

바디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버튼 디자인이나 마이크, 스피커 위치 등이 변했지만 촬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노출조정 다이얼 뒤 초점설정 버튼은 19 포인트 AF와 함께 추가됐다. 모드 다이얼은 양각으로 아이콘을 표현했던 방식에서 금속 위에 인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후면 LCD 모니터는 앵글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회전형 액정이다. 액정은 전면으로 180˚ 수평 방향으로 175˚까지 회전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앵글에 대응한다. 화각이 넓은 렌즈를 사용할 경우 셀프 포트레이트 촬영도 가능하다. 모니터를 터치해서 셔터를 누를 수도 있기 때문에 셀프 포트레이트 촬영이 의외로 편리하다.

회전형 LCD 모니터는 동영상 촬영을 할 때도 유용하다. 동영상은 눈높이보다 낮은 곳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회전형 액정이 도움이 된다. 모니터에 렌즈를 달아 파인더로 바꿔주는 LCD 파인더를 사용할 때도 회전형 액정이 편하다.

스마트폰이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을 온라인에 업로드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게 된지도 오래다. 미러리스, 콤팩트 카메라에서 Wi-Fi 기능은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다. 750D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Wi-Fi 기능을 탑재했다. 또한 스마트폰을 카메라에 가까이 대는 것 만으로 연결되는 NFC 기능도 담았다. Wi-Fi기능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뿐 아니라 카메라간에 사진을 이동하거나 곧바로 온라인에 업로드 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선 프린트도 지원한다.

캐논의 톤을 이어가다

카메라는 센서가 바뀔 때 마다 조금씩 색이 변한다. EOS 5D 시리즈만 봐도 시리즈를 거듭할 때 마다 화소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조금씩 색에 차이가 있었다. 더 좋아지거나 나빠졌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인데 사실 동일한 톤을 유지해야 하는 프로 포토그래퍼가 민감하게 느낄 정도의 차이다.

750D를 테스트 하기 전에도 색에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센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물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 캐논 DSLR에서 일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차분하고 따스한 톤이 이어진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입문자용 DSLR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는 중이다. 타깃 사용자가 비슷하기 때문에 시장을 나누어 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다. 캐논은 이러한 상황에서 DSLR의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작전으로 750D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한편 매력적인 렌즈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음으로써 사용자가 계속해서 캐논 DSLR을 사용하게 만드는 복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실 750D는 카테고리 분류상 입문자용 제품에 속할 뿐 성능으로 치면 프로가 사용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750D가 채용한 여러 기능은 이미 중급자용 이상 모델에서 선보인 바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높은 성능을 가진 DSLR로 시작할것이라 생각하니 750D로 입문할 사용자가 부러워 질 정도다.


벚꽃나무가 드리워진 터널이 끝날 무렵 반대편에서 사람들이 열을 맞춰 오고 있었다. 뒤편에 있는 다리가 꽃잎에 가려지도록 라이브뷰와 회전형 모니터를 사용해 앵글을 높여 촬영했다.


해가 질 무렵 하늘에 번진 섬세한 그라데이션을 보고 다리 위에 차를 세웠다.

하천에 하늘이 비치도록 앵글을 설정하고 셔터를 눌렀다.


태양을 등지면 하늘을 더 파랗게 담을 수 있다.

벚꽃이 하얗게 되도록 색을 수정했더니 하늘이 일러스트처럼 표현됐다.


ISO 3200으로 촬영한 사진. 백열등 색깔 가로등이었는데 AWB 덕분에 적정 색깔이 표현됐다. 감도가 높았는데도 나뭇잎의 채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가까운 위치에 조명을 설치한 화단을 만날 기회는 많지 않다.

작은 풀잎까지 강한 대비로 표현돼 마치 미니어처를 보는 것 같다.


흑백으로 촬영하면 감도가 높아도 크게 문제가 없다. 노이즈 감소 기능을 끄면 나타나는 거친 입자는 마치 필름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난간에 기대놓은 자전거와 그 옆에 서있는 여성의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지루하지 않은 사진이 되도록 난간을 사선으로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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