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mm / ISO 320 / F6.3, 1/2000초 / 나뭇가지 끝이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4mm / ISO 800 / F2.8, 1/50초 / 야경 촬영에서도 전혀 무리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까슬까슬한 삶의 디테일까지 담아내다

Canon EOS 5Ds R

5060만화소. 2000년대 초반 치열했던 화소 전쟁이 끝났다 싶은 평화로운 순간 훅 치고 들어오는 카메라가있었으니 그 이름이 바로 캐논의 5Ds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중형 카메라에서 볼 수 있던 5000만대 화소를 소형 DSLR 카메라에서구현해 많은 이의 이목을 모았다.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EOS 5DsR은 모아레 필터 기능을 억제해 피사체의 질감을 보다 생생하게 촬영할 수 있다. 덕분에우리는 이제 가볍게 중형 카메라의 화소를 활용할 수 있다. 스치는 순간마저 선명하게 담는 EOS 5Ds R을 소개한다.

글 · 사진 | 노영숙


70-200mm / ISO 200 / F4, 1/160초 / 해가 닿는 부분과 그늘의 노출 차가 있는 편인데도 고루 잘 처리됐다.




4. 24mm / ISO 200 / F6.3, 1/500초 / 암부와 명부를 두루 아우르는 다이내믹 레인지도 좋은 편이다.

상세 제원

가격 474만8000원

이미지 센서 크기 36 x 24mm 풀프레임

유효 화소수 약 5060만 화소

이미지 프로세서 듀얼 DIGIC 6

AF 포인트 61 포인트

연속 촬영 속도 초당 약 5매

ISO ISO50(L)~12800(H)

셔터스피드 1/8000초

측광 약 15만 화소 RGB+IR 측광 센서,262분할 TTL 측광

메모리 카드 CF 카드,SD/SDHC/SDXC 메모리 카드, UHS-I 카드 호환 가능

크기 약 152 x 116.4 x 76.4mm

무게 약 930g(배터리 포함)

최고 화소와 해상도를 경험하다


일반적으로 APS-C 초급기에서 중급기로,APS-C를 넘어 풀프레임까지 차근차근 업그레이드할 경우 한 번 올라가긴 쉬워도 내려오긴 어렵다. 오죽하면‘오디오와 사진은 집안 말아 먹는 양대 악취미’라 할까. 이만큼 한 번 눈호강을 경험하면 고화질의 기준을 낮추기 어려워진다. 캐논에서출시한 EOS 5Ds R(이하 5Ds R)은 기존 DSLR의 화소수에 익숙해진 유저에게 고화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5DsR의 최대 해상도는 약 8688 x 5792, 유효 화소수는 5060만 화소로 일반적인 중형 카메라 화소수와 같다. 이는 기존35 x 24mm 센서에서 구현할 수 있었던 화소의 한계를 넘은 것.캐논은 초고화소와 고해상도를 위해 풀프레임 CMOS 센서를 새로 개발했다. 자가 생산을 통해 축적한 반도체 기술로 새로운 미세화 공정을 도입했으며 고효율 포토 다이오드 구조를 적용했다. 더불어 트랜지스터도 개선해 광전 변환 효율을 높였다. 이 외에도집광 효율이 뛰어난 마이크로 렌즈와 고화질 CMOS 회로로 설계하는 등 센서 구조 자체를 바꾸고자 여러방법을 더했다. 5Ds 시리즈는 로우패스 필터의 효과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서 5Ds R은 로우패스 필터 효과를 억제해 고화질과 디테일에더욱 집중한 모델이다. 중형 카메라에서만 볼 수 있던 초고화소와 고화질 이미지 촬영을 DSLR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과 캐논 유저라면 기존 렌즈 시스템을100%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5Ds R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고화소 이미지를 고화질로만드는 시스템


고화소, 고화질 이미지는 이미지 센서 하나만으로 완성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뛰어난 주연 배우 곁에서 훌륭한 조연이 뒷받침돼야 더욱 완성도 높은 이야기가되듯 5Ds R 역시 고성능 이미지 센서가 고화질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선 정밀함을 요하는 여러 시스템이 필요하다. 고화소수를 자랑하는 카메라일수록 촬영 컨디션과 부수적인 기능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먼저 5Ds R에는 미세한 진동까지 최소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고화소 카메라일수록 흔들림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 DSLR에서 볼 수 없던 화소인만큼 새로운 구조의 진동 제어 시스템이 필요한 것. 캐논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저진동 미러 시스템을 적용해 아주 미세한 미러쇼크까지 잡았다. 실제 셔터 소리를 들어보면 기존의5D 시리즈와 다르게 정숙하다. 일반 DSLR의저소음모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이 외에도 릴리즈 타이밍 설정 기능과 라이브뷰 모드에서 전자 선막셔터로 카메라를 무진동에 가깝게 만들어주는 기능까지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막고자 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5Ds R로 촬영할 때는 셔터 속도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을 권한다. 센서사약간의 손떨림에도 미세하게 반응해 셔터 속도가 부족할 경우 화질 저하나 피사체 디테일 표현이 아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화질 이미지에 정확한 초점이 더해지면 사물의 디테일을 보다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5DsR에는 61개 AF 측거점이 촘촘히 분포돼있다. 여기에 피사체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iTR AF’와 움직임 예측의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인 ‘AI 서보 AF III’가 적용돼유저가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5Ds R의라이브뷰 모드 촬영은 이전 모델에 비해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많은 DSLR 카메라의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라이브뷰 모드에서의 AF는 뷰파인더에서촬영하는 것처럼 빨라졌다. 또 촬영 시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초고화소 센서에 완벽히 대응하는 주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5Ds R에 탑재한 듀얼 DIGIC 6 영상 처리 엔진이다. 최신 영상 처리 엔진을 병렬 설치한덕분에 5Ds R 은 한 컷당 약 60MB가 넘는 Raw파일부터 고속 AF 시스템까지 속도를 요하는 여러 기능을 거뜬하게처리할 수 있다.

100%확대했을때 알 수 있는 디테일


디지털 카메라 기술의 발전으로 화소와 해상도가 상향 평준화된 오늘날에도 기존 DSLR과 5Ds R의 5060만화소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이미지를 100% 확대했을때 보이지 않던 작은 디테일까지 드러날 때 초고화소 카메라의 진가도 함께 드러난다. 5Ds R 출시 이전에는 묵직하고 값비싼 중형 카메라만의 영역이었기에 DSLR 유저가 경험할 수 없던 진가다. 여기에 가볍고 콤팩트함은 물론DSLR 카메라의 익숙하고 유용한 기능까지 갖췄으니 프로작가는 물론 하이엔드 아마추어 유저까지 쉽게다가갈 수 있는 바디다.

카메라에는 센서의 성능을 광학적으로 끌어 올려줄 렌즈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고화소, 고화질 카메라에 대응할 수 있는 고성능의 렌즈가 필요한 상황. 리뷰에는단렌즈인 24mm F1.4L와 망원줌렌즈인 70-200mm F2.8LII를 활용했다. 두 제품 모두 광학 성능이 우수한 L렌즈지만출시된지 시간이 꽤 지난 렌즈다. 그럼에도 두 렌즈 모두 5060만화소의 이미지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이중 렌즈 구성이 단출하고 밝은24mm F1.4L 렌즈에서 5Ds R의 치밀한 디테일 표현이 더욱 도드라졌다.

보통 같은 센서를 탑재해도 카메라 기종마다 색감과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다. 이미지를구현하는 소프트웨어 처리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화질 이미지에서 디테일을 처리하는방식도 각각 다르다. 5Ds R의 디테일은 ‘까슬까슬’하게 느껴질 정도로 날카롭다. 앙상항 가지의 끝처럼, 서걱서걱 얼음이 돼버린 눈처럼 5Ds R은 특유의 거친 느낌으로현실을 그대로 표현한다. 샤프한 표현력에 집중하고 있음은 메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5Ds R의 ‘픽쳐스타일’에서는샤프니스를 ‘강도’와 ‘세세함’, ‘임계값’으로 상세 설정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 5Ds R이 얼마나 디테일에 집중하고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카메라는 눈으로만 볼 수 있는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5Ds R는이러한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다. 최근 몇 년 동영상 시장에서 4K 붐이일어 이젠 동영상 한 프레임이 곧 사진 한 장인 세상이다. 그도 모자라 8K까지 넘보고 있다. 사진도 이에 발맞춰 계속 발전해야 하는 일종의의무감을 느끼고 있다. 덕분에 풀프레임 DSLR 카메라 역시이제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이미지를 위해, 확대와 확대를 거쳐도 깨지지 않는 이미지를 위해 센서와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36 X24mm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의 한계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뛰어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떠오를 것이다. 더불어 고화소를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 렌즈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캐논 5Ds R이 처음 넘본 중형 카메라 화소의 세상은 기존과 확연히달랐다. 앞으로 많은 유저가 소형 DSLR 의 한계를 넘어선 5Ds R을 활용해 담아낼 이미지를 기대해본다.


24mm / ISO 200 / F6.3, 1/1600초 / 100% 확대를 해보면 로우패스 필터가 억제됐음을 벽의 디테일을 통해 알 수 있다.


100%확대


24mm / ISO 800 / F1.6, 1/800초 / 노파인더 라이브뷰로 촬영했다. 기존 모델에선 반셔터를 한참 누르고있어야 초점을 잡았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5Ds R은 단번에 초점을 잡고 촬영했다. 화질도 좋아 확대해보면 사람이 들고 있는 신문의 내용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다.


70-200mm / ISO 500 / F2.8, 1/30초 / 길을 걷다 발견한 모습을 촬영했다. 아이들의 옷이 여러 패턴에묻히는 편이었는데도 정확하게 AF를 잡아줬다. 무엇보다 셔터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편이라 이런 스냅 사진을 촬영하기에도 적합했다.


70-200mm / ISO 200 / F2.8, 1/5000초 / 달려있는 감만큼 작은 새에 초점을 맞췄다. 워낙 패턴이 복잡한 편이라 MF로 촬영했다. 새의 몸에 정확히 초점이 맞았다.




70-200mm / ISO 200 / F2.8, 1/800초 / 조리개를 개방해 다리 위 할머 니에 초점이 맞았다. 확대해보면 얼굴의주름과 표정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AF 잡는 속도가 빨라 다리 아래에 사람이 지나가는 순간을 잡아 재빨리촬영할 수 있었다.


70-200mm / ISO 200 / F2.8, 1/50초 / 겨울이라 꽃도 흔하지 않다. 아직 남아 있는 열매도 이젠 시들하다. 겨울의 황량하고 무미건조한 느낌, 거칠고 서걱이는 느낌이 5Ds R로 잘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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