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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대한민국의 종착지가 아니다!북리뷰:「뜻으로 본 통일한국」(구교형, IVP 2014_

「뜻으로 본 통일한국」은 ‘분단’과 ‘통일’을 키워드로 코리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풀어낸 책이다. 지나간 현대사를 분단체제의 렌즈로 엄밀하게 진단했다. 남한 내부만의 시각으로 볼 때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던 것도 분단체제라는 중간변수를 설정해 접근하는 게 보다 설명력이 있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또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지형도 분단체제의 산물임을 조목조목 밝혀내고 있다. 나아가 통일을 코리아의 미래를 여는 열쇠로 인식하면서 ‘새로운 코리아’의 비전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통일운동의 현장에서 많은 날을 보내왔다. 텍스트로만 연구한 학자도 아니요, 정부 입장에서만 통일정책에 관여해온 공무 담당자도 아니다. 남북에 대한 애정과 통일에 대한 기대로 시민사회의 통일운동영역에 헌신해 온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남북관계나 통일에 대한 책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제3국 대하듯 북한을 언급하며 남북관계 분석에서 싸늘한 인상마저 주는 책들과는 다르게 저자의 민족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곁들여져 따뜻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저자의 민족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저자는 우리 시대의 숱한 문제들이 통일문제로 귀결되는 것을 꿰뚫어보고 오랫동안 이 문제를 심도있게 천착한 사람으로서 탄탄하고도 폭넓은 설득력을 가진 책을 우리에게 선사해 주었다”고 썼다. 종북 낙인찍기와 이에 대한 반발이 주를 이루는 안타까운 현 상황에서 이 책은 아침냉수처럼 신선함과 냉정함을 되찾게 해주고 있다. 또한 통일에 대한 진전된 논의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있다.

   
 

저자는 북한의 인권유린과 3대세습에 대해 가혹한 비판을 가하는 한편, 분단을 권력의 유지와 강화에 이용해온 남한에 대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하고 있다. 남과 북 사이에서 객관적 또는 중간적 시각을 유지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글을 읽는 도중 분단체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과거 정권의 부끄러운 민낯을 만나기도 한다. 특히 화해와 협력 그리고 통일의 방향보다는 반공과 안보 그리고 긴장을 더 강조함으로써 권력을 공고히 해왔던 권력의 속살도 드러내고 있다.

책은 1장 분단의 과정 및 심화, 2장 분단체제 내부의 현실로서 남한과 북한에 대한 평가, 3장 분단체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외부 요인으로서 미국에 대한 평가, 4장 평화한국과 통일한국에 대한 비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적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분석대상으로, 남과 북 그리고 외부인자로서의 미국을 다룸으로써 입체적이고 종합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제목은 좀 낯익다. ‘뜻으로 본 통일한국’이다.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이름을 차용해왔기 때문이다. 함석헌이 한민족의 역사를 고난을 통해 바라보면서 한민족의 역할이 세계의 불의를 담당함으로써 인류의 역사를 도덕적으로 한층 높이 올리는 일이라고 보았던 시각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 역시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분단을 함석헌이 바라본 고난의 연장으로 이해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 의미를 되묻고 또 찾아내고 있다.

분단의 역사+통일코리아의 비전
이 책이 주목되는 또 다른 점은 단지 분단의 역사만 분석하지 않고 통일코리아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통일 그 자체만을 최종 목표로 설정해 추가적 논의를 중단하는 다른 연구서들과는 차별된다. 저자는 통일코리아의 모델로 ‘오스트리아식 영세중립국’을 내세우고 있다. 냉전이 끝나고 이데올로기의 싸움이 막을 내린 현 시점에서 영세중립국이 갖는 효용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지만 최근 통일하면 독일만 떠올리고, 독일방식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기류에, 다른 참조사례를 제시함으로써 논의를 풍성하게 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하고 싶다.

저자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등 4개국에 분할 점령된 바 있고, 국내적으로도 극단적인 좌우 대결이 만연했는데 이를 반성하고 가급적 모든 세력을 포용하는 합의민주주의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사회경제적으로도 노사정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고 한다. 1990년대 이후에는 지속가능한 생태사회적 시장경제를 이룩했으며, 2012년 1인당 GDP도 44,208달러로 세계 10위로 성장했다고 한다. 강대국에 점령된 바 있고, 좌우대립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우리 사회에 오스트리아는 예사롭게 볼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지금까지의 통일론들이 거의 한반도 내부 중심적 시각에 머물러왔음을 비판한다. 국가 중심적, 민족주의적 개념의 편협함에서 통일 논의가 벗어나지 못함을 지적한다. 1980년대 이른바 민족자주파로부터 지금의 진보운동진영의 담론들까지 대부분 내부의 시각에만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은 대한민국의 종착지가 아니라 새로운 코리아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국내적 틀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동북아 평화촉진국가로서의 비전을 세워야 하며, 국제주의, 평화주의, 생태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다 높은 차원의 통일그림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통일은 종착지가 아닌 새로운 코리아의 시작점
혹자는 이를 두고 이상적 접근이고 한가한 얘기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다. 또 보다 엄밀한 국제관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저자는 “통일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외친다. 또 통일은 우리 국민들의 삶의 문제이며, 삶의 문제에는 특정의 전문가가 있는 게 아니라면서 민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고 실천해야 하는 주체라고 응대한다.

최근 박근혜 정부는 연일 통일을 국정화두로 꺼내들고 있다. 당장 남북간 급진적 관계개선이 이루어질 것처럼 말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대통령 신년메시지에도 통일이 들어가 있다. 저자의 의견을 빌어 한마디 하자면, 통일과 통일논의, 그리고 통일노력은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반 국민들의 통일 노력은 제한하면서 정부가 이를 독점하는 것은 최선도, 차선도 아니다. 그것은 통일의 본질과도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통일논의 독점자가 아니라 통일논의의 사회적 촉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뜻으로 본 통일한국」은 분단의 벽을 부숴야 하고 통일의 문을 열어젖혀야 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의 통일 노력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점검해보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지도와 나침반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통일코리아 독서모임 안내>

●일시: 4월 13일(월) 19시
●장소: 카페효리(숙대입구역 10번출구에서 숙명여대 정문 방향 100미터, 한정식집 "더함" 건물 4층,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2가 71-88번지 명신플라자 4층)
● 이번달 선정도서: <뜻으로 본 통일한국>
● 참가비 5천원

윤희웅  waymaker@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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