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와 사진을 오가는 멀티플레이어
벤로(BENRO) C3770TN

동화 중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들짐승과 날짐승 양 쪽 편을 오갔던 박쥐의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박쥐는 비겁한 동물이라기 보다는 들짐승과 날짐승 양 쪽의 특징을 가진 멀티플레이어인 것이 아니었을까? 삼각대에도 이러한 성격을 가진 제품이 있다. 바로 벤로 C3770TN이다.

글ㆍ사진┃김범무 기자

제품사양
<가격 : 56만원>
최대 지지 무게 18kg
최대 확장 높이 1500mm
접었을 때 높이 670mm
무게 2.02kg
단 수 3단
문의 벤로코리아
TEL 070-4116-6681
URL www.benrokorea.co.kr

볼(Bowl). 삼각대에 다양성을 부여하다

벤로 C3770TN은 삼각대의 다리가 연결된 캐노피 중앙 볼(Bowl)의 부품을 변경해 기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제품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일반적인 삼각대의 센터컬럼 부분이 매우 넓어서 이곳에 다양한 옵션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볼에는 그냥 카메라용 헤드를 연결할 수도 있고, 센터컬럼을 연결해 길이를 늘릴 수도 있다. 혹은 레벨링 기능이 있는 비디오용 헤드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벤로에서 옵션으로 제공하는 제품은 레벨링 기능이 적용된 비디오용 헤드와 센터컬럼 정도이지만 차후에 보다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물론 카메라용 헤드 연결을 위한 플레이트는 제품의 기본 사양으로 포함된다.

이 제품은 C3770T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가운데에 지름 75mm의 볼이 적용된 것은 동일하나 이 볼에 추가로 옵션을 더할 수 있는 소켓이 하나 추가됐다. 또한 기본 제공되는 헤드 연결용 플레이트에 후크가 더해졌다. 이 후크는 무게추나 가방 등을 달아서 삼각대를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플레이트가 벤로의 대표 색상인 파란색으로 변경됐다. 캐노피에는 수평계가 있어 삼각대의 자세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리에 적용된 그립은 보다 편하게 삼각대를 들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어깨에 다리를 짊어졌을 때 통증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C3770TN은 내부에 폼이 더해진 섬유 소재의 그립을 적용했다. 그립이라기보다는 커버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 그립은 지퍼를 열어 분리할 수 있다. 다리는 QIHM-8X 카본을 사용해 가볍고 견고하다. QIHM-8X 카본은 탄소 섬유를 8겹으로 쌓아 굳힌 구조다. 이 소재를 사용한 덕분에 최대 높이가 1500mm, 최대 지지하중이 18kg에 이르지만 삼각대의 무게는 2.02kg에 불과하다. 삼각대를 들어보면 크기에서 예상되는 무게보다 놀라울 정도로 가볍다.

필요한 것이 곧 용도다

C3770TN의 목적은 휴대성을 높이기보다 더 안정적인 촬영을 돕는 데 있다. 때문에 다리는 3단에 그친다. C3770TN은 다리가 나뉘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각 단의 길이가 길어 펼쳤을 때 더 안정적이다.

삼각대가 지면과 닿는 부분 즉 발 부분은 신발을 신은 듯 면적이 넓은 독특한 형태다. 발 부분은 볼헤드처럼 자유롭게 각도를 바꿀 수 있다. 때문에 다리의 각도가 변해도 발이 지면에서 뜨지 않고 밀착된다. 넓은 발은 지면과 삼각대가 닿는 면적을 넓혀 향상된 마찰력으로 삼각대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C3770TN의 넓은 캐노피는 전문적인 비디오 카메라용 헤드를 장착하는데 적합하다. 비디오 카메라용 헤드는 크고 무거운 카메라를 고려했기 때문에 대구경 망원렌즈를 장착한 스틸카메라를 사용할 때에도 유용하다. 유압식 헤드는 무거운 카메라를 부드럽게 움직여 정교한 구도 설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최대지지하중이 높은 헤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짐벌헤드나 렌즈 브라켓을 추가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새 사진과 같이 대구경 망원렌즈를 이용한 촬영을 하는 포토그래퍼들이 종종 비디오 카메라용 헤드를 사용한다.

서두에 언급한 박쥐 이야기는 이솝우화의 한 부분이다. 박쥐는 새를 싫어하는 족제비에게 잡혔을 때에는 자신을 들짐승이라 말하고, 쥐를 싫어하는 족제비에게 잡혔을 때에는 새라고 말했다. 이러한 박쥐를 보며 비겁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오히려 상황에 따라 스스로의 특징을 활용한 박쥐가 지혜롭게 보이기까지 한다.

C3770TN도 그렇다. 이 제품의 확장성은 그 자체가 특징이자 장점이다. 다양성이야 말로 요즘 시대 많은 제품이 추구하는 바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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