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이 풍경 사진 분야 전문가들에게 최고의 브랜드로 꼽히는 것은 환상이나 마케팅의 산물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셔터를 누를 수 있는 탄탄한 내구성, 폭넓은 다이나믹 레인지,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렌즈.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를 대변하는 결과다. 특히 2007년 선보인 AF-S NIKKOR 14-24mm f/2.8G ED는 세계 최초로 14-24mm 초점거리에서 F2.8 고정 조리개 값을 지원해 풍경 사진을 위한 렌즈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최근 출시한 NIKKOR Z 14-24mm f/2.8 S는 그 뒤를 잇는 모델로, 미러리스 시대에서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제작된 야심작이다. 지난 역사의 명성을 이을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을지 VDCM이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단·최경량 초광각 줌 렌즈

니콘은 미러리스 카메라와 함께 Z 마운트 시스템을 채용하며 혁신적인 렌즈들을 거듭 선보여 왔다. NIKKOR Z 14-24mm f/2.8 S는 14번째 Z 마운트 전용 모델로 초광각 줌 범위를 지원하는 동급 제품 가운데 최단·최경량으로 기록된 렌즈다. 초광각 줌 렌즈는 풍경 사진에서 대안을 찾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활용성을 지녔지만, 웅장한 크기와 무게 덕분에 선뜻 휴대하기에도 어려운 존재였다. 새로운 NIKKOR Z 14-24mm f/2.8 S는 이러한 선입견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짧은 플랜지 백과 Z 마운트의 대구경을 활용해 약 124mm의 작은 크기와 650g 가량의 가벼운 무게를 실현했다. 약 700g 정도를 보이는 니콘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들과 완성도 높은 밸런스를 보여주며, 경통을 파지했을 때의 감각 또한 매우 안정적이다. 휴대성이 뛰어난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최신 기술의 집합체

NIKKOR Z 14-24mm f/2.8 S는 미러리스 렌즈군 가운데서도 프리미엄에 속하는 ‘S-Line’의 모델이다. S-Line 렌즈들은 뛰어난 화질을 보장하는 최신 광학 기술들이 집중됨은 물론, 사진·영상 분야 전문가들을 위한 특별한 부가기능들을 탑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렌즈의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디지털 패널과 ISO나 조리개, 노출 등을 조절하는 컨트롤 링, 다양한 기능을 할당할 수 있는 Fn 버튼 등을 포함한다. 촬영에 필요한 설정들을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최적화해 활용 가능하며, 조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여 정숙함을 유지할 수 있다. 치밀하게 설계된 이 기능들을 통해 유저들은 촬영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이어간다. 오랜 시간 전문가들의 피드백에 발맞춰 진화해 온 니콘의 노하우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 발전한 광학계

초광각 줌 렌즈는 가장자리까지 날카로운 해상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색 수차를 깔끔하게 억제하는 것이 이미지의 품질을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 드넓은 화각을 담아내는 제품 특성상 다양한 광원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970g이었던 AF-S NIKKOR 14-24mm f/2.8G ED에서 무게를 크게 덜어낸 NIKKOR Z 14-24mm f/2.8 S가 전작만큼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을까? NIKKOR Z 14-24mm f/2.8 S는 색 수차의 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ED 렌즈를 2매 추가한 새로운 광학계를 적용해 이를 해결했다.

총 11군 16매, 그 중 4매가 ED 렌즈로 구성되었다. 비구면 렌즈 3매를 통해 상의 선명함을 유지하고, 전작에서 호평을 받았던 나노 크리스탈 코팅에 최근 개발한 아르네오 코팅을 적용해 고스트와 플레어 현상을 더욱 줄였다. 이전보다 더 발전한 NIKKOR Z 14-24mm f/2.8 S의 광학계는 어떤 환경에서도 촬영자가 바라보는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실제로 촬영 후 결과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색이 번지거나 디테일이 무너진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총평
초광각 렌즈는 현장감을 전달하는 풍경 분야에 있어 꼭 필요한 장비다. 좁은 화각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광활함과 웅장함, 역동성을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모델들은 그 독보적인 존재감에도 거대한 부피와 무게로 인해 특별한 장소를 담기 위한 장거리 출사에 같이하기 어려운 선택지였다. 이번 NIKKOR Z 14-24mm f/2.8 S는 이러한 유저들의 고충을 반영하고 이들의 워크플로우에 맞춰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휴대성을 강점으로 하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동등한 수준까지 가벼워진 무게 덕분에 리뷰하는 내내 편안하게 촬영을 즐길 수 있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광학 기기 브랜드 니콘의 명성에 걸맞는 화질을 품고 있음도 물론이다. 출사에 앞서 매번 피로함을 각오하고 자신을 다독이며 초광각 줌 렌즈를 휴대 목록에 넣었던 이들이라면 반길 수 밖에 없는 렌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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