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렌즈로 내려다 보며

깊이감과 넓이감을 표현한다

70-200mm / 조리개 우선 AE(F22, 1/60초) / ISO 100 / AWB

태양이 낮아짐에 따라 계단식 논에 반짝임이 더해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밭을 둘러보며 걸음을 옮기는 사람이 포인트가 되어 생활감이 느껴지는 사진이 되었다.

70-200mm / 70mm / 매뉴얼 노출(F22, 1/4초) / ISO 100 / AWB

역광 상태의 광선을 선택했다. 같은 초록이지만 푸르른 신록과 짙은 녹색을 띄는 나무들의 색채와 빛을 통해 화면내에 깊이감을 선사했다.

70-200mm / 115mm / 조리개 우선 AE(F32, 1/5초) / ISO 100 / AWB

배경의 산은 배제하고 유채꽃밭과 메타세콰이어길로만 구성해 보았다. 도로를 넣어 깊이감을 표현하고 유채꽃을 화면의 끄트머리까지 빽빽히 넣어 넓이감을 연출했다.

 

망원렌즈로 풍경을 촬영할 경우

넓이감을 의식하여 잘라 담을 것

망원(望遠)렌즈는 글자 그대로 먼 곳()을 바라보는() 렌즈를 말한다. 먼 곳의 물체를 크게 촬영하거나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피사체를 촬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망원렌즈의 특징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전국을 둘러보며 사계의 자연풍경이나 마을풍경 등을 촬영하며 느낀 게 있다면,  자연풍경의 명소라 하더라도 반드시 어딘가에 인공물이 있다는 것이다.  촬영 시 풍경 속의 인공물을 배제하고 싶을 때에는 망원렌즈가 좋다.  또 초점거리가 길어지면 질수록 피사계심도가 얕아지기 때문에 아웃포커싱을 이용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꽃의 클로즈업 촬영에서도 흐림을 이용한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식물이 무리지어 피어난 곳의 밀집도를 높게 표현하기 위해서도 망원렌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압축효과로 원근감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망원렌즈를 사용한 촬영이라 하면 ‘넓은 풍경 속에서 잘라 담기’라는 이미지가 강할지도 모른다.  잘라 담은 풍경 속에서도 넓이감이나 깊이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도 잡는 법이나 카메라 앵글이 상당히 중요해지는데 직선적인 피사체를 영리하게 이용하거나 빛의 방향을 잘 이용하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좁은 세계 속에서 넓이감을 상상시킬 수 있는 것이 망원풍경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Technique 5 여분의 피사체를 잘라내어 패턴을 강조한다

계단식 논이나 마을전경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며 카메라를 잡는 경우가 많다. 높은 장소는 피사체에서는 멀어지게 되지만 조금이라도 높은 위치에서 보면 경작지의 넓고 깊숙한 곳까지 잘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여러 요소가 프레임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망원렌즈를 사용하여 풍경을 잘라 담아보자. 특히 계단식 논이나 밭 등은 면의 패턴을 잘라 담듯 하면 즐거운 촬영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잘라 담아야 할까. 먼저 중요한 것은 여분의 피사체를 배제하는 일이다. 무늬의 연결성이 주는 재미를 사진의 재미로 삼아보자. 망원렌즈로 앵글에 변화를 주어가며 가장 적당한 구도를 찾는다. 이 때 프레임의 네 구석 중 한 군데는 이러한 패턴이 잘리도록 한다. 바로 거기에서부터 사진 밖으로의 넓이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논밭의 패턴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빛도 중요하다. 수면에 빛이 반사되는 장소를 찾아보자.

사진 앞쪽의 나무가 어정쩡하게 화면에 들어와 버리는 바람에 화면 밖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없었다. 

앵글이 낮은 탓에 논의 면이 강조되지 못했다. 이럴 때에는 조금 더 높은 앵글에서 촬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Technique 6 잘라 담은 풍경에 넓이감을 선사한다

 

망원렌즈는 잘라 담는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잘라 담은 풍경에도 넓이감을 주고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구도. 수직으로 자르는 위치나 넓이의 밸런스로 표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수평선이나 지평성을 프레임 아래 쪽으로 가져온 경우, 하늘의 넓이가 강조된다. 반대로 수평선 지평성을 프레임 윗쪽으로 가져오면 바다나 대지의 넓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떨어진 나뭇잎의 클로즈업 등 좁은 장면에서 넓이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화면 안쪽부터 앞쪽에 이어지는 원근감을 만들거나 서로 다른 색채, 명암차이 등을 강조하면 좋다. 도로나 강처럼 사선의 요소는 깊이감을 연출하는 좋은 요소가 된다.

줄지어 늘어선 나무들 아래로 범부채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다. 망원렌즈의 압축효과로 꽃의 밀집도를 표현했다. 또 좌우와 아래쪽을 범부채꽃으로 가득 채우고 약간 높은 위치에서 앵글을 잡았더니 화면 내에 넓이감이 느껴진다.

철쭉과 소나무의 밸런스가 적절해 보이는 위치에서 촬영했다. 화면 좌우와 아래쪽을 철쭉으로 채우고 잘라준 덕분에 철쭉 무리가 프레임 밖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위 사진과 비교하여 범부채꽃의 라인이 낮다. 또 낮은 앵글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화면 내에 넓이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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