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시장에 있는 유일한 고층 정수탑이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네드 칸의 창작물로 새롭게 탄생할 예정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의 '레인 오큘러스'를 설계한 바 있는 칸은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잘 알려진 예술가이다.

1986년에 지어진 이 정수탑은 32미터 높이의 지하수 저장 고가수조로서 시장에 물을 공급했으나, 2004년부터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2009년에 디자인이 새롭게 바뀐 후 유지됐다.

서울시는 가동을 멈춘 지 20년 된 이 정수탑을 예술적 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물의 생명력'을 주제로 한 공모전에서 '비의 장막'이 최종 선정되어 오는 6월에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비늘 모양의 조각들이 와이어에 매달린 장막 형태로, 정수탑 내부 벽면에는 해수면 상승을 상징하는 컬러 레진 아트 블록이 부착될 예정이다.

이 아트 블록은 시민 참여를 통해 부착될 예정이며, 100명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다. 서울시는 이 새로운 설치미술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 가능한 시각적 경험을 시민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6월에는 가락시장과 연계한 '가락 아트마켓'도 개최될 예정이어서, 물과 농수산물을 주제로 한 예술가 및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이색 시장이 열린다. 참여 예술가들은 곧 모집을 시작한다.

송파구는 이 지역을 녹지가 풍부한 예술 쉼터로 만들 계획이며, 정수탑 인근에 공원도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시 디자인정책관 최인규는 이 프로젝트가 공공미술을 도입해 오랜 시간 도심 속에 자리 잡은 유산을 예술 명소로 환원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앞으로 서울 전역에서 공공예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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