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웨이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9. 스코틀랜드, 웨스턴 아일스
누구든 풍경사진 작가가 자기 작품을 만드는 데에 쓸 수 있는 무한한 시간이 있다면 웨스턴 아일스에 들어가서 사진을 완성하기 위해 2개월은 쓰게 될 것이다.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꿈꾸는 여행이다.

누가 봐도 감상에 젖을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다. 쇼를 이끄는 스타처럼 주변 조류를 지배하는 스카이 섬이 여기에 있다. 그래도 가능한 한 많은 섬을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이 짧다면 해리스 섬과 루이스 섬을 반드시 들르도록 하자.


10. 미국, 워싱턴 주 팰루즈
35년 전 필자는 미국에 가 본 적도 별로 없었고, 팰루즈라는 지명을 들어 본 적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필자가 아는 모든 풍경사진 포인트 중 가장 독특한 곳 중 하나로 꼽고 있다.
4월에서 5월까지 이 땅에 뿌리내린 곡물이 정말 놀라운 풍경을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 풍경 한가운데 우뚝 솟은 화산 모양의 특이한 언덕, 스텝토 뷰트 꼭대기에 올라서서 보아야 이런 풍경을 더 잘 즐길 수 있다. 정상에 서면 360도 전부 놀라운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해가 막 떠오를 때 즈음에 오는 것이 좋다. 해가 뜨고 한 시간만 지나도 풍경의 패턴이 두드러지지 않게 되고, 다른 광대한 들판과 마찬가지로 별 감흥도 없고 생동감도 느껴지지 않는 그저 그런 풍경으로 변한다.

하지만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저무는 무렵에 이 곳에 왔다면 풍경사진을 찍을 기회와 훌륭한 피사체가 넘칠 것이다.


11. 모로코
필자의 사진 대부분은 탐구심과 조사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른 뛰어난 동료 사진작가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마라케시의 매혹적인 시장과 길게 늘어진 모로코 해변의 유명함은 필자도 이미 알고 있지만, 직접 사피를 방문한 경험은 없었다. 하루 종일, 그리고 그 뒤로도 사진작가의 뇌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놀라움을 던져 주는 사진도 존재한다. 필자는 중요하게 여기는 모든 기하학적 요소가 갖춰진 문과 같은 조형물을 찾으려는 계획 같은 것 없이 사피를 돌아다녔다. 그런 와중에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풍경 사진이나 사람을 대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목적이라면 모로코에서 2주 정도 보내도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다. 한 해 언제 방문해도 항상 많은 것을 얻고 갈 것이다.


12. 프랑스, 로트

필자는 아직도 유럽 전역에서 프랑스의 풍경이 가장 알려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몇 차례 이 놀라운 풍경을 지닌 나라를 방문했는데, 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로트 주는 특유의 급경사 지형과 유명한 로트 강과 셀레 강, 도르도뉴 강 덕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로트 주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 주 중 하나이다. 특이한 경치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마을과 외로이 서 있는 헛간이 좋다. 좋은 헛간만큼 찍기 좋은 것도 없다.
로트 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마을은 퀴르몽트로, 로트 주와 코레즈 주의 경계에 위치한 곳이다. 고전적인 프랑스 시골 마을로, 주변의 풍경에 묻혀 있는 고즈넉한 곳이다.


13. 나미비아

이 곳에서는 아무 일 없이 지금까지 평온했고, 지금도 아무 일 없이 평온하고, 앞으로도 아무 일 없이 평온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여기만큼 해가 뜨는 시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다. 이 나라에 있으면서 필자는 세상이 창조되기 시작하는 순간에 있는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 엄청난 풍경의 거리감은 재는 것이 불가능하다. 필자는 이렇게 적막한 곳을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마치 집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14. 웨일스, 카다이르이르이스
필자의 초창기 사진 활동 중 하나는 캠브리안 웨이의 중심부를 사진에 담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 바머스와 카다이르이드리스 산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 훌륭한 장소에 가 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 곳에서 사진 작업이 끝나면 산을 내려가 세인트데이비즈에 자리잡고 펨브로크셔의 아름다운 해안을 찾을 것도 추천한다. 여러분 속의 지질학자적 소양 덕분에 이 해안에서 실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찰리의 팁 - 관찰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찾는다. 모든 것에 의미가 있거나, 의미가 없어도 그 자리에 있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 보자. 모든 것에 주목해 보자.


15. 프랑스, 솜므
필자는 언젠가 꼭 솜므를 방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언제 갈 지 모를 뿐이었다. 세바스티안 포크스의 “새의 노래” 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솜므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지형이 평탄하여 특색이 없다는 점을 미리 알아야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지형에 익숙해지고 나자 그 땅에 새겨진 가슴 시린 기억에 다가갈 수 있었다.

주변에 갈대가 깔린 나무 아래에서 몇 시간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있었다. 그 날, 그 장소에 아로새겨진 공포의 역사를 되새기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기 싫었다. 그래도 결국 무거운 마음으로 떠났다.


16. 벨기에, 다머
여러분이 대성당의 신도석에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브뤼헤에서 북동쪽으로 몇 킬로미터만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소도시 다머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가로수가 감싼 대로의 풍경도 즐길 수 있다. 약간 안개가 끼는 날에는 도시에 신비로움이 내려앉는다.

그래도 브뤼헤에 들르는 것을 잊지는 말자. 3~4일 정도 머물면서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 많다. 진정한 벨기에의 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영국 Digital Camera / 편집•정리: 박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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