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겨울목장

눈 덮인 강원도 대관령 양떼 목장
눈 덮인 강원도 대관령 양떼 목장

 

이번 겨울은 "42년 간 이렇게 눈없는 겨울은 처음이다!" 한 전문 날씨 예보관의 말처럼 '화이트 크리스마스', '눈내리는 날의 첫 데이트'라는 달콤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접어둔 아쉬운 겨울이었다.

 

남부지방은 벌써 '매화' 꽃망울이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소식에 눈 내리는 날 멋진 그림을 담아 보겠다던 기나긴 기다림을 내년을 기약하며 접으려던 순간 강원도 마지막일지 모를 눈소식에 곧바로 아내와 달려간 곳은 대관령 '양떼 목장'이다.

 

매표소 안내하시는 분은 우리 동네 중부 지방에서는 지난 겨울 동안 들어보지 못한 말들을 쏟아 낸다. 

"눈을 치우지 못한 곳은 깊으니 들어가지 마시고, 언덕은 눈을 치우지 못해 아이젠이 없으면 오르지 못하실겁니다!" 

 

하긴, 첫번째 방문 목적지였던 '삼양목장'은 눈 때문에 차량 진입이 되질 않아 양복 9킬로미터를 걸어야 한다는 말에 기겁을 하고 '양떼목장' 발길을 돌린 참이었다. 

 

얼마만에 보는 눈에 덮힌 '겨울왕국'의 풍경인가!

며칠 동안 의욕을 떨어뜨리던 감기 기운의 두통을 잊고 마음은 이미 눈밭을 헤집고 다니다 옷이 젖어 어머니께 꾸지람 듣던 철부지 아이로 돌아가 걱정은 잊고서 신이 났다.

 

무릎 아래까지 빠지는 눈밭을 디딜 때마다 등산화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움은 철부지 아이적 눈 오는 날, 옷 젖는 줄 모르고 눈밭을 뒹굴고 눈싸움하며 노는 기분이었다. 참 시원하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래서 눈을 그렇게 기다렸나 보다.

 

하얀 세상을 혼자 만끽하며 아직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겨울 서정(抒情)을 맘껏 즐기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겨울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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