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루믹스 DMC-GH4

4K영상을 촬영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

4K 사이즈로 촬영한 영상을 확인하는 순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영상은 마치 사진이 움직이듯선 명했다. 기자의 손안에 있는 작은 카메라로 이러한 영상을 촬영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 누구나 4K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시대가 파나소닉 루믹스 DMC-GH4로 인해 열린 것이다.


글ㆍ사진┃김범무 기자

LUMIX DMC-GH4 <가격 : 199만원(바디만 해당))>
유효 화소수 약 1605만 화소
센서 형식 4/3형 Live MOS 센서
ISO 100~25600
LCD 모니터 3.0인치 LCD, 약 104만 화소
파인더 LVF 약 236만 화소, 약 1.34 배
메모리 카드 SD/SDHC/SDXC UHS3 카드
크기(W×H×D) 132.9×93.4×83.9㎜
배터리 CIPA 규격 530매 촬영 가능
무게 약 480g(바디만)
색상 블랙

네 개의 CPU, 네 배의 성능

파나소닉 루믹스 DMC-GH4(이하 GH4)는 4K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다. 이전에도 파나소닉 루믹스 GH 시리즈는 탁월한 동영상 촬영 능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풀 HD 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것이 웬만한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본 사양이 된 상황에서도, 더 풍부한 정보, 더 다양한 촬영 옵션을 제공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이뤘다. 파나소닉은 GH4에 이르러 4K를 지원하는 사양으로 제품을 완성해 GH 시리즈의 경쟁력을 굳혔다.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카메라의 성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처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상도만으로 4K는 풀 HD의 네 배에 이른다. 단순히 계산했을 때 4K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풀 HD의 네 배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파나소닉은 GH4에 네 개의 CPU를 탑재한 비너스 엔진을 적용해 고속 연산 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고성능 이미지 프로세서가 카메라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거의 모든 과정이 이미지 프로세서를 거쳐 이뤄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미지 프로세서의 성능이 높아지면 사진의 품질뿐 아니라 AF속도, 연사속도의 향상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H4의 해상도는 1605만화소로 이전 모델과 같지만 처리할 수 있는 감도의 범위가 더 넓어졌고, 계조 표현도 보다 부드러워졌다. 연사속도는 무려 2배가 빨라져 기계식 셔터를 사용했을 때 초당 12장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고성능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하면서 AF 속도도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GH4에는 새로운 AF 기술인 DFD(Depth From Defocus)가 적용됐다. 이 기술은 렌즈의 광학 데이터를 참고해서 포커스 렌즈를 미리 이동하고, 그 후에 콘트라스트 AF로 미세한 초점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마치 위상차 AF를 연상하게 하는데, 소프트웨어로 기능을 구현한 점이 흥미롭다.

결과적으로 GH4의 AF속도가 0.07초로 향상됐을 뿐 아니라 그 정확성도 무척 높아졌다. 특히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이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정지영상에서 그치지 않고 동영상을 촬영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AF 모드를 1 영역으로 두고 촬영할 때 포커스는 포인트의 위치에 맞춰 부드럽게 이동하는데, 이 때의 처리가 무척 자연스럽다. 포커스를 이동해가는 속도의 설정이 절묘해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AF포인트가 종전 23개에서 49개로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때문에 보다 정밀한 포커스가 가능해졌다. 재미있는 점은 멀티 AF의 포인트 위치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좌측 상단 영역과 우측 하단 영역만 따로 선택하거나 가운데 한 줄만 선택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이 기능은 동체추적 AF시 피사체의 동선에 맞춰 포커스 영역을 정해 원치 않는 곳에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도록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있다. 또한 피사체의 얼굴뿐 아니라 눈동자까지 인식할 수 있는 얼굴 눈동자 인식 AF 기능이 추가됐다.

크리에이티브 콘트롤의 장난감 효과를 활용해 담았다. 어두운 환경인데도 노이즈가 적다.

빛이 아름답게 들어오는 정원을 촬영했다. 다채로운 색, 다양한 노출 상황이 안정적으로 표현됐다.

붉은색 모터사이클이 눈에 띄어 카메라를 들었다. 그늘 때문에 노출 차이가 심한 환경인데도 계조 표현이 우수하다.

하얀색으로 칠한 건물의 벽돌 부분을 주목해보자. 그저 뭉개지기 쉬운 부분인데, 미묘한 디테일이 그대로 담겨있다.

밀도를 더한 사진 품질

사진 품질에서의 변화는 ISO의 확장이다. GH4는 이전 모델에서 확장 감도로 지원하던 ISO 25600을 기본 감도로 정했다. 또한 확장 감도로 ISO 100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광량이 풍부한 상황에서도 조리개를 열고 촬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셔터 속도가 최대 1/8000초로 증가해 움직이는 피사체를 포착하거나, F2.0 이하의 밝은 조리개를 활용하기가 더 쉬워졌다.

파나소닉은 GH4에 3차원 색상 컨트롤을 적용해 이전 모델보다 약 30%가량 색 보정 정밀도가 향상됐다고 한다. 이 결과로 GH4의 이미지는 색 표현이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졌다.

어떠한 면에서 보자면 이 카메라의 이미지는 재미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정보가 살아있어서 전체적인 톤이 상당히 평면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자기의 색깔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정하기가 편리하다. 즉 GH4는 어디까지나 전문가를 위한 도구로써 개발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GH4는 기존의 루믹스 G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7가지 사진 스타일과 20가지 이상의 크리에이티브 콘트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입맛에 맞는 이미지를 선택해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메라의 디자인이나 조작계는 GH3와 거의 유사하다. 차이점은 모드 다이얼에 잠금장치가 추가되고, 좌측 상단의 드라이브 모드에 타임랩스가 추가된 정도다. 대신 뷰파인더의 해상도가 236만화소로, 모니터의 해상도도 104만화소로 향상되어 보다 선명하게 촬영 화면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모니터와 파인더는 모두 유기EL(OLED)을 사용한다.

촬영할 때의 조작계는 플래그십 모델에 걸맞게 편리하다. 노출 및 화이트밸런스는 메뉴를 뒤적거리지 않아도 변경할 수 있도록 외부에 모두 노출되어있고, 총 5개의 펑션 버튼을 추가로 제공해 원하는 기능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다. 다이얼의 기능까지도 입맛에 맞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촬영을 하는 동안 기능이 부족해서 불편할 일은 거의 없다. 바디는 각각의 접합부에 방진, 방적 설계를 적용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촬영할 수 있다.

묵직한 흑백의 표현도 파나소닉 카메라의 특징이다. 사뭇 전문가를 위한 진지한 카메라의 인상이지만 GH4는 일상을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다양한 촬영 기능을 갖췄다.

4K로 촬영한 영상을 캡쳐한 장면. 사진으로 촬영한 것이라 해도 믿을 만큼 선명하고 색이 풍부하다. 큰 사이즈의 프린트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4K촬영의 의미

사실 GH4의 가치는 동영상 영역에서 더 빛난다. 100Mbps의 4K 영상을 30p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이 제품에 대한 설명은 끝난다. 현재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타사의 4K 촬영장비 가격은 대략 400만원에서 3800만원 정도이다.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대등한 성능의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으니 GH4가 얼마나 혁신적인 제품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4K를 지원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로 비춰지기 쉽다. 아직 이 크기의 영상이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TV영상은 이제 겨우 HD 해상도가 보편화 된 상황이고, 모니터와 플레이어도 HD영상에 맞춰져 있다. 최신 사양의 컴퓨터를 갖춘 이가 아니라면 4K 영상은 플레이 하기도 버거운 수준이다. 때문에 4K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하면 으레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플레이도, 편집도 하기 어려운데 구태여 그 정도 사양을 갖춘 제품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풀 HD 영상을 촬영할 때에도 GH4의 성능은 매력적이다. 이 카메라는 풀 HD 영상을 최대 200Mbps로 60p 촬영할 수 있다. GH3가 50Mbps로 60p 촬영을 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데이터 량이 거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원하는 주파수도 다양해서 NTSC, PAL,CINEMA까지 대부분의 영상신호를 지원한다. 즉 이 카메라로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거의 모든 지역의 TV 방송과 영화를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GH3의 경우 입출력 단자가 부족한 것을 단점으로 꼽았는데, GH4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오디오, 비디오 단자를 갖춘 인터페이스 유닛 AG-GH4U를 지원해 이에 대한 논란까지도 불식했다.

GH4는 글로 성능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운 모델일지도 모른다. GH4로 촬영한 4K 영상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 끝날 수 있는 설명을 몇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품에 대해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사진기’의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상 분야에서 GH4는 지금까지 구축해 온 고가의 장비를 비웃는 듯한 충격적인 수준의 사양을 갖춘 카메라다. 수백 수천 만원을 들여야 경험할 수 있었던 영상을 이 작은 카메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벚꽃의 미묘한 색상을 담았다.


터치 포인트 AF 및 AE가 가능하기 때문에 강한 역광에서 촬영하기가 간편하다.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