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의 LUMIX S 시리즈 모델들을 ‘가장 무거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라 불렀던 사람들이 LUMIX S5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9월 출시된 LUMIX S5는 기존 시리즈의 모델들과 완전히 다른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로 쾌적한 촬영 경험을 선사한다. 타사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모델 못지않은 휴대성의 카메라로 거듭난 것이다. 이전의 LUMIX S 시리 즈 모델들은 바디의 성격에 따라 활용 목적은 달랐지만 ‘성능에 있어 어떤 요소도 타협하지 않는 전문가의 카메라’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 전문가의 카메라가, 데일리 카메라의 모습으로 변신해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지난 11월호에서 번들 렌즈 S-R2060과 함께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고품질 망원 줌 렌즈 S-R70200GC로 LUMIX S5의 매력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글·사진 박지인 기자

 

스틸도 만만치 않은 풀프레임 시네마 미러리스 카메라

LUMIX S5는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파나소닉의 동영상 기술 대부분을 내장하고 있다. ‘풀프레임 시네마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문장 그대로, 프로페셔널 비디오 그래퍼들의 주 무대라 할 수 있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수준이다. 때문에 LUMIX S5의 스틸 카메라로서의 요소들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살펴보면 하이아마추어는 물론 전문 사진작가들도 만족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이미지 센서. 상급기 하이브리드 모델 LUMIX S1과 같은 사양의 센서를 탑재했다. 약 2420만의 준수한 화소와 탁월한 고감도 성능, 로우 패스 필터 제거 및 AR 코팅 적용 등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 다. 그리고 AF. 이제껏 선보여 온 파나소닉의 기기들 가운데 가장 진보한 AF 기술이 적용됐다. 빠른 속도와 높은 정확도, 사람의 눈과 얼굴은 물론 머리 형태까지 인식 할 수 있는 추적성능을 지닌다. 그 외에도 고퀄리티 이미지를 위한 탄탄한 프로세싱 관련 기술들이 포함돼 있다. 타사 동급의 어떤 경쟁자와 견주어도 만만치 않은 스펙이다.

 

L 마운트를 위한 S PRO 렌즈 라인업

 

파나소닉은 LUMIX S5를 비롯한 LUMIX S 시리즈 모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L 마운트 플래그십 렌즈 라인 업 S PRO 렌즈 군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광학 브랜드로 손꼽히는 라이카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생산되며 아름다운 원형의 보케, 사진은 물론 영상 촬영 분야에서의 활용성을 겸비한 고속·무소음의 오토 포커싱 설계를 보여준다. 또한 프 로 작가들의 작업 환경을 고려한 방진/방적/방한 기능도 포함한다. 현재 광각, 표준, 망원 화각의 줌 렌즈와 단초점 렌즈까지 총 5종의 렌즈가 출시되어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S-R70200GC,  LUMIX S PRO 70-200mm F4 O.I.S. 렌즈를 활용했다.

 

뛰어난 휴대성의 고급 망원 줌 렌즈

 

70-200mm의 구간은 가장 실용도가 높은 망원의 초점거리로, 인물·풍경·스포츠·이벤트 등의 촬영에서 다양한 장면을 빠르게 포착하기 위한 필수적인 렌즈로 꼽힌다. 공간의 압축과 배경과의 자연스러운 분리 효과로 하나의 피사체에 집중되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용이하다. S-R70200GC는 플래그십의 포지션을 가진 S-E70200GC와 달리 F4의 고정 조리개를 탑재하고 크기와 무게를 덜어내 휴대성과 경쾌한 촬영경험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저조도 환경에서의 대응력은 상위 모델 대비 부족하지만 장시간의 휴대, 잦은 이동, 광량이 풍부한 촬영 환경 등에서 뛰어난 활용성을 보여준다.

 

소형·경량의 디자인에 더해진 S-R70200GC의 광학계는 총 17군 23매다. 비구면 렌즈 1매, UED 렌 즈 1매, ED 렌즈 3매, UHR 렌즈 1매 총 6매의 특수 고급 글래스로 렌즈의 해상력과 각종 수차의 억제를 조율하고 있다. 색 수차의 억제에 강한 ED 렌즈 게열 글래스의 다수 탑재와 렌즈 크기의 축소 및 화상 주변부까지의 고른 화질 유지에 큰 역할을 하는 UHR 렌즈(초고굴절 렌즈)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9날 원형 조리개가 탑재됐다. 주변부 의 비네팅을 억제하는 렌즈 설계와의 시너지로 보케가 찌그러지는 현상을 억제해 이미지의 전 영역에서 원형의 보케를 형성한다. 고급 광학 설계에 따른 높은 해상력과 여기에 더해지는 아름다운 보케 표현으로 미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화각이 좁은 만큼 흔들림에 취약한 망원 렌즈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스템도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 초당 약 4000번 흔들림을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를 내장해, 렌즈의 흔들림을 광학적으로 보완하는 OIS 기능을 탑재했다. 핸드헬드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저의 손떨림 현상을 줄여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5축 흔들림 보정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LUMIX S 시리즈와 결합하면 흔들림 보정 기능은 더욱 극대화된다. 카메라와 렌즈의 긴밀한 통신으로 보다 강력한 흔들림 보정 효과를 제공하는 Dual IS 2 시스템을 이룬다. 200mm의 초점 거리에서 최대 6스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촬영 후기

LUMIX S5와 S-R70200GC로 한낮의 바다에서 다양한 장면을 담아봤다. 휴대성을 강조하는 두 제품 의 조합은 기대했던 바와 같이 훌륭한 밸런스를 보여줬다. 해안을 따라 많은 거리를 이동하며 촬영을 진행했지만 무게에 따른 피로는 크게 와 닿지 않 았고, 극단적인 로우앵글과 같은 구도를 연출함에도 손목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극히 적었다. 렌즈의 빌드 퀄리티와 표현력도 만족스러웠다. 손끝으로 재질의 단단함과 완성도를 느낄 수 있었고, 중간에 파도가 렌즈를 덮치는 순간이 있었지만 방진·방적 기능 덕분에 렌즈에 이상이 없었다. 특히 해수면을 대상으로 한 촬영에서, 빛의 반사가 극심한 피사 체임에도 색 수차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었다. ED 렌즈를 통해 색 수차의 억제에 집중한 광학 설계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AF의 발전 또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빠른 움직임으 로 잡아내기 어려운 대상의 수위를 차지하는 조류의 촬영에서도 정확한 인식과 추적 성능으로 선명하게 포착해냈다. 한때 답답한 AF 기술로 꼽혔던 파나소닉의 DFD AF가 이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 이제는 완전히 믿고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됐다.

파나소닉의  LUMIX S5가 지향하는 바는 분명 영상 촬영을 위한 카메라로 비디오그래퍼와 크리에이터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스틸 이미지를 위한 카메라로서도 충분히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특히 라이카와의 협력으로 만들어낸 S PRO 렌즈의 표현력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여기에 품질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필자가 리뷰한 제품들은 확실히 주목해볼만한 조합이다. 여행지에서 활용한다면 만족도는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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