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를 화면 가득 채워 찍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망원렌즈로 멀리서 당겨 찍거나 혹은 직접 가까이 다가가거나. 사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사진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더 이상 초점을 맞출 수 없을 때까지 피사체에 다가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 리얼하게 재현된 사진을 보고 압도적인 아우라를 느끼곤 한다. 누군가와 무릎이 닿을 만큼 가까이 마주 앉아 있다고 상상해 보자. 멀리 있을 때 보이지 않던 피부 결, 주름, 솜털 등이 자세히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사람의 심리적인 요소에 영향을 끼치는데 물리적인 거리가 감정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필자는 마이크로 렌즈를 받고 바로 사람의 손이 떠올랐다. 세월의 흔적이 가장 잘 묻어 나오는 것이 사람의 손이라 생각했다. 동시에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누군가의 손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용기가 없어서 혹은 다양한 핑계로 피사체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면 니콘의 마이크로 렌즈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박정하 기자
매크로 렌즈란 본래 실물 크기 이상의 배율을 얻을 수 있는 현미경과 같은 확대 광학계의 렌즈를 말한다. 니콘은 정의의 엄밀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축소 광학계로 등배율 촬영이 가능한 렌즈를 ‘마이크로 렌즈’라 부른다. 니콘의 마이크로 렌즈 NIKKOR Z MC 50MM F/2.7은 촬영 거리를 불문하고 우수한 해상력을 보여준다. 밝은 마이크로 렌즈 특유의 배경 흐림 효과를 즐길 수 있으며, 고스트와 플레어를 효과적으로 저감시켜 선명한 이미지를 재현한다. 표준 50mm를 활용해 길거리 스냅, 인물, 풍경까지 다양한 장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니콘은 Z 마운트의 이점으로 소형·경량화를 꼽는다. AF-S Micro NIKKOR 60mm f/2.8G ED 렌즈에 비해 무게가 약 39% 가벼워지고, 묘사 성능은 더욱 우수해졌다. 최단 촬영 거리는 0.16m로 피사체에 5cm까지 접근할 수 있으며, 소음을 고려한 STM(스테핑 모터) 성능으로 부드럽고 조용한 촬영이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렌즈 앞면에 채용된 불소 코팅이다. 렌즈 표면이 더러워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과감하게 피사체에 접근할 수 있으며, 꽃가루나 먼지와 같은 오염이 생기더라도 쉽게 닦아낼 수 있다.
총평
촬영은 전부 윈도우 라이트로 진행했으며, 부드럽게 녹아든 배경 흐림 효과가 자연스럽게 깊이감을 더해주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초점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섰던 아쉬움 없이 원하는 거리에서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렌즈에 탑재된 컨트롤 링의 기능을 M/A로 설정해두면 AF 중에도 컨트롤 링을 돌려 수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탁함이 없는 선명한 질감은 Z6Ⅱ의 작은 LCD 화면으로도 느낄 수 있었고, 지면에 싣지 못한 건물 사진을 찍었을 때 50mm 표준 렌즈의 활용도가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