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사진미술관은 프랑스 사진가 에이전시 MYOP 소속 사진가 6인이 참여하는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전을 개최했다. MYOP은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 사진을 전망하고 현대 세계에 관하여 질문하는 스무 명의 사진가 집단이다. MYOP의 주된 관심은 저항이며, 그 일환으로 주관성을 표방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지지한다. 이들은 지속적인 토론 과정을 거쳐 사진가 개개인의 내적 경험으로 축적된 이야기를 사진적 시각으로 영상화하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한다.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전에서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과 실재하는 세상과의 차이에 대한 참여 사진가들의 사적 기록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사진가 개개인의 신념과 주관을 담아 현대 다큐멘터리 사진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이기도 하다. 기욤 비네는 미국의 위대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족들과 함께 문학 여행을 떠난다. 피에를 이브르는 분주한 현대 생활에서 벗어난 자연 풍경의 아름다움 속에서 안식을 추구한다. 스테판 라구트는 잔혹한 내란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베이루트의 모습을 담았다. 알랭 켈레는 혁명의 꿈이 악몽이 되어버린 발칸반도로 돌아간다. 줄리앙 페브렐은 유럽연합의 동쪽 최끝단이자 유럽의 가장 긴 강의 어귀로 여행을 떠난다. 에드 알콕은 낮이 밤으로 넘어가면서 인간과 야수 사이의 이중성을 탐험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기록은 사진이 지닌 특별한 가치이며, 피사체는 사진가의 새로운 인식에 의해 재해석되고 주관적 의미로 시각화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시는 오는 4월 1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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