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이니셜을 이어받은 DSLR

PENTAX K-3 Ⅱ


펜탁스(PENTAX)의 플래그십 DSLR K-3가 2세대로 진화했다. 펜탁스는 K-3 출시 인터뷰에서 제품이 큰 변화가 있으면 숫자가 변하고 일부가 업데이트 되는 정도라면 버전이 변한다고 말했다. 이번 모델의 이름은 K-3 Ⅱ로 이전 모델의 업데이트 버전이다. 과연 어떠한 부분이 변했을까?

글·사진┃김범무 기자


빛이 매우 적은 곳에서 감도를 높여 촬영했다. 고감도에서도 색 표현이 우수하다.


다정하게 앉은 두 마리 공작의 터럭까지 세세하게 담겼다. 앞에 앉은 공작의 얼굴 부분에 AF포인트를 두고 동체추적으로 촬영했다.

제품사양

<가격 : 138만원>

유효 화소수 약 2435만 화소

이미지프로세서 PRIME Ⅲ

이미지 센서 크기 APS-C

ISO AUTO/100~51200

셔터스피드 1/8000초

AF SAFOX 11, 27점 측거 (중앙 25점 크로스)

연속촬영속도 최대 약 8.3매/초

손떨림 보정 센서 시프트 방식 (SR:Shake Reduction)

동영상 Full HD 1920x1080 60i

LCD 모니터 3.2인치 LCD, 약 103.7만 화소

뷰파인더 배율 0.95x, 시야율 100%, 펜타 프리즘

메모리 카드 듀얼 슬롯, SD, SDHC, SDXC카드

크기(W×H×D) 131.5×102.5×77.5mm

무게 약 700g(바디만)

색상 블랙

문의 세기P&C

TEL 02-3668-3114

URL www.saeki.co.kr


감도를 높여 손으로 들고 야경을 촬영했다. 고감도 노이즈는 양호한 수준.


선명한 원색 표현이 펜탁스의 특징이다. 반면 RAW파일은 보정하기 쉬운 편이다.


천체추적기능을 활용해 촬영한 사진. 별이 선명하게 담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피사체 없이 별만 담으면 보다 또렷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ON | 픽셀 시프트 리얼 레졸루션 시스템으로 촬영한 사진을 4배 확대했다.

흐릿한 부분 없이 픽셀 하나하나를 선명하게 묘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크기는 동일하나 용량은 약 4배가량 더 높다.


OFF | 픽세 시프트 리얼 레졸루션 시스템을 끄고 일반 촬영한 사진을 4배 확대했다. 선명함이 덜하다.

King의 ‘K’


펜탁스는 1952년에 일본 최초로 SLR 카메라를 만든 제조사다. 아사히 플렉스 Ⅰ이후 펜탁스는 일본 시장에서 판매율 1위를 유지한다. 최초의 K 모델은 1958년에 탄생하는데 이 이름은 ‘KING’의 약자로 시장점유율 1위의 자신감이 담겨있었다. 이후 이니셜 K는 펜탁스의 렌즈 마운트 이름으로 사용된다.

카메라 바디에서 K 이니셜은 ME, MZ 등이 등장하면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디지털 카메라에서 K100D라는 모델로 부활한다. 2006년에는 22bit 화상처리엔진 PRIME(Pentax Real IMage Engine)을 처음 탑재한 K10D를 출시한다. 펜탁스는 바디 등급이 높아질수록 숫자를 점차 줄이는데 K 시리즈 역시 기능이 향상되면서 점차 숫자가 작아져 K-3에 이른다.

K-3는 펜탁스 역사상 가장 진보한 DSLR이다. 645Z의 해상력이 훨씬 높지만 AF와 연사속도 등을 포함해 기능면에서 K-3가 우수한 부분이 많다. AF는 SAFOX 11로 발전해 총 27개 포인트를 갖췄다. 해상도는 K-5 Ⅱ보다 약 800만화소 높아진 2435만화소. 로우 패스 필터 제거 사양이 기본이며 상황에 따라 센서의 손떨림 보정 기능을 활용해 AA필터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연사속도는 8.3fps다.

더욱 선명하게, 리얼 레졸루션 시스템


K-3 Ⅱ는 K-3의 기계적 성능을 거의 그대로 이어간다. 상세 제원을 나란히 두고 보면 서로 같은 모델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차이는 소프트웨어에서 나타난다. 펜탁스는 이미 센서 시프트 방식 손떨림 보정 기능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모델에서는 이 기능을 해상도 향상에 활용했다.

대부분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하는 CMOS 센서는 4개 픽셀이 1조로 구성된다. 1조에 속한 픽셀은 각각 빛의 3원색 RGB를 하나씩 담당한다. 이 중 녹색(G)은 상대적으로 신호가 약해 2개를 배치한다. 그래서 청색 1개, 적색 1개, 녹색 2개로 총 4개 픽셀이 1조가 되는 것이다. 즉 2400만 화소 센서라면 이 중 600만 화소가 청색, 600만 화소는 적색 나머지 1200만 화소는 녹색만 읽어 들이는 셈이 된다. 한 장의 사진은 이러한 데이터를 조합한 다음 내부 프로그램으로 보간(누락된 중간 색을 임의로 첨부하는 것을 의미) 해 완성한다. 펜탁스는 K-3 Ⅱ에 손떨림 보정 기능으로 센서를 1픽셀씩 움직여 하나의 픽셀 안에 RGB 컬러가 모두 담기게 하는 픽셀 시프트 리얼 레졸루션 시스템(Fixel Shift Real Resolution System)을 탑재했다. 이 기능으로 촬영한 사진의 크기는 일반 사진과 동일한 2400만화소다. 대신 색이 더 풍부하고 피사체가 선명하다. jpg 파일은 용량이 비슷하지만 RAW 파일은 일반 촬영보다 약 3~4배가량 더 크다. 그만큼 더 많은 정보를 품고 있다는 뜻이다.

센서 시프트 손떨림 보정 기능은 별 사진 촬영에도 활용됐다. K-3 Ⅱ의 헤드 부분에는 내장형 플래시가 제거되고 GPS 장치가 내장됐다. 내장 GPS는 촬영 장소뿐 아니라 방향, 날짜, 시간을 기록한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한 것이 천체추적기능(Astrotracer)이다. 일반적으로 별 사진을 장노출 촬영하면 자전에 의해 별이 흐르는 것처럼 표현된다.

천체추적기능을 활성화 하면 센서가 별의 움직임을 따라 미묘하게 이동해 별을 점 형태로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 K-3 Ⅱ는 별 사진을 위해 GPS와 전자식 수평계 기능까지 사용한다. 그야말로 카메라에 담긴 모든 기능을 총 동원한 사진인 것이다.

GPS 정보는 카메라 화면에서 언제나 확인할 수 있다. LCD 창에 뜨는 GPS 정보는 위도, 경도, 고도, 시간과 날짜, GPS 상태, 렌즈 방향 등이다. 지도에 저장한 GPS 정보는 이를 지원하는 이미지 프로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는 사진 촬영정보에 기록되기 때문에 크기를 줄이거나 보정을 해도 그대로 남는다. 또한 스마트 기기로 사진을 옮겨도 위치정보를 볼 수 있다.

다양한 인터벌 촬영 기능도 그대로 이어진다. 사진 두 장을 합쳐 다중노출 표현을 할 수도 있으며 인터벌로 촬영한 사진 여러 장을 포토샵 기능과 같은 평균, 가산, 브라이트 등으로 합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인터벌 사진을 타임랩스 영상으로 기록하는 기능도 갖췄다.

K-3 Ⅱ에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기기적인 완성도가 높고 만듦새도 탄탄하다. 카메라다운 디자인은 소유하는 기쁨을 준다. 무엇보다 카메라의 각 기능을 조합해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낸 부분이 돋보인다. 비슷한 가격을 갖춘 APS-C 사이즈 센서 DSLR 중에서 K-3 Ⅱ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펜탁스가 이니셜 K에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K-3 Ⅱ를 통해 확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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