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은 무겁게, 마음은 가볍게

Canon EF 70-200mmF2.8L IS II USM

가까이 접근하면 도망가는 고양이를 포착하는데 200mm는 훌륭한 화각이다.

새해가 밝았다. 신년을 맞아 하드를 정리하다 보면 ‘거기서 거기’인 사진으로 가득 찬 것을 보며 후회하곤 한다. 또 올해는 꼭 인생 사진을 찍으리라 다짐하곤 한다. 접근하기 쉬운표준줌 렌즈로만 세상을 바라봤던 유저에게 추천하고 싶은 렌즈가 있다. 바로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에서 출시한 EF 70-200mm F2.8L IS II USM으로 이 렌즈는 망원 줌렌즈 계열의 대명사로 많은 유저에게 사랑받고있다. 70mm 시야에 갇혀있었다면 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더 멀리,더 가까이 끌어당겨보자. 색다른 시야에 놀라고, 탁월한화질에 또 놀랄 것이다. 양손은 무거울지 몰라도 촬영 결과물을 보면 분명 마음은 날아갈 듯 가벼워질것이다.


글, 사진 | 노영숙 기자

상세 제원

가격 256만원

초점 거리 70~200mm

렌즈구성19군 23매

최대 개방 조리개 F2.8

최단 촬영 거리 1.2m

조리개 날수 원형조리개 8매

필터 크기 Φ77mm

무게 1490g

최대 길이 199mm

새로운 시야는 새로운 시선을 만든다


캐논 EF 70-200mmF2.8L IS II USM(이하70-200mm F2.8L II)은 70mm부터200mm의 초점 거리를 제공하는 망원 줌렌즈다. 풀프레임 DSLR 카메라 유저라면 16-35mm, 24-70mm와 함께 세트로갖추게 되는 렌즈이기도 하다. 망원 렌즈 특유의 압축 효과를 느낄 수 있으면서 초망원렌즈에 비해 콤팩트한편이기 때문에 만만찮은 가격임에도 유저 사이에서 꾸준히 인정받고 있는 렌즈다. 사실 취미로 가벼이 찍는유저에겐 부담될 수도 있는 무게와 부피다. 하지만 표준 언저리에서만 서성이며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유저에게 70-200mm F2.8L II는 새로운 시야를 선사할 것이다.

70-200mm F2.8L II는 같은 화각 제품 중에서도 가장 밝은 조리개 값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저조도 촬영 시에도 셔터속도를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 인물 촬영 시 배경 흐림 효과도 확실하게 적용된다. 24-70mm도 70mm 화각에선 충분히 할 수 있다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70mm에서는 150-200mm 이상 화각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압축효과를 느낄 수 없다. 신문에서 봤던 고속도로 위 차로 빼곡히 들어찬 귀경길 사진이나 명동 거리에 사람들로빽빽한 사진. 이 느낌은 오직 광학 기술로만 구현할 수 있다. 그것도바로 70-200mm F2.8L II로. 새로운 망원 시야는처음에 무척 당혹스러울 수 있다. 프레임 안에 모든 피사체를 담고 싶은 마음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하나둘 프레임 안에서 제거해보자. ‘집중과선택’을 통해 잘 정리된 이미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이렇게 촬영된 사진은 더 이상 과거의 사진과 같지 않다. 새로운 시야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있게 되는 것이다.


빠른 AF 구동 방식으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담는 것도어렵지 않다.


이너/리어 포커스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AF 구동이 빠르고 정확하다. 역광인 상태에서도 초점 맞추기 어렵지않다.


200mm의압축 효과는 하늘과 바다, 모래 사장까지 빼곡하게 채워 넣은 느낌을 준다.


역광 촬영이다. 특수 렌즈와 미세 먼지 덕분에 고스트나플레어가 발생하지 않았다. 역광 상황에서도 피사체의 디테일이 치밀하게 묘사됐음을 알 수 있다.


꼭 찍어보고 싶던 장면이다. 셔터속도가 조금 부족한상황일수도 있었으나 조리개를 최대 개방하고 SI 기능을 켰다

외강내강, 안팎으로 느껴지는만듦새


70-200mm F2.8L II는 ‘사진 좀 한다’하는분위기를 풍긴다. 이 렌즈는 단단한 외형만큼 렌즈가 갖춰야 할 광학 성능 또한 뛰어나다. 참고로 이 렌즈가 2010년에 출시됐다는 점을 미리 언급해두고 싶다. 아무리 렌즈의 수명이 길다 해도 DSLR 카메라의 화소가 5000만을 넘는 시대이기에 분명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리뷰를 위해 EOS 5D Mark III와 EOS 5Ds R 두 기종을 함께 사용했지만 렌즈의 부족함은 느끼지 못했다. 물론단렌즈나 최신 렌즈에 비해 완전하게 모든 화소를 커버했다고 볼 수는 없으나 미세한 차이를 느끼기도 전에 성능에 감탄하게 된다.

우선 70-200mm F2.8L II는 CaF2(형석) 1매와 특수저분산 효과가 있는 UD 렌즈 5매 등 특수 렌즈를 적극 탑재해 전작에 비해 광학적으로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이는 70mm에서의 중앙부, 주변부 화질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다. 물론 주변부가 약간 떨어지는모습이지만 광학적 성능이 떨어지는 렌즈에서 볼 수 있는 비네팅이나 색수차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또한이 제품은 2가지 방식 손떨림방지 기능(IS)를 탑재했다. 1.4kg에 육박하는 무게다 보니 핸드헬드 촬영에서 손떨림방지는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최대 망원 촬영 시 1/200초 이하의 셔터스피드에서 흔들림이 발생할수 있는데 이론적으론 IS 기능을 통해 최대 4스톱까지 보정이가능하다. 여기에 초음파 모터인 USM과 I/R(Inner/Rear Focusing) 초점 방식을 적용해 빠르면서도 조용한 AF 구동 능력을 보여준다. 이 중에서도 I/R 초점 방식은 70-200mm와 같은 망원 줌렌즈에 꼭 필요한기능이다. 광각계열에 필요한 전핀 조작은 이너 포커싱 방식으로, 망원계열에필요한 후핀 조작은 리어 포커싱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으며 이는 렌즈에 마련된 버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먼지와 습기를 막아주는 DW-R 고무실링과 단단한 고정 구조가 돋보이는 삼각대마운트 링이 있어 렌즈를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무엇보다 편리한 점은 초점 거리 조절링이 초점링보다 뒷부분에위치해 후드를 거꾸로 끼워둔 상태에서도 신속하게 초점 거리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부분이지만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을 놓치고 싶지 않은 유저에게 이는 상당히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이처럼 특수 렌즈와 망원 줌렌즈에 필요한 기능을 두루 갖춘 70-200mm F2.8L II는우리가 꿈꾸던 새로운 시선을 말끔하게 구현해줄 렌즈다. 비록 이 렌즈로 인해 주머 니는 가벼워지고, 손은 묵직해졌으나 사진을 찍는 재미와 자신만의 망원 시각이 완성되는 재미는 이 모든 것을 잊게 할 것이다.

저작권자 © VDC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