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으로 다시 보는 삶 1

3월 개학 첫 날 눈이 내려 신나게 등교하는 어린이
3월 개학 첫 날 눈이 내려 신나게 등교하는 어린이

VDCM이 3월호부터 류제원 작가의 ‘필름으로 다시 보는 삶’을 연재한다. 1960, 70년대 초등학교의 모습을 필름으로 담은 ‘설레는 시작의 달, 3월’을 시작으로 1년 간 진행할 예정이다.

류제원 작가는 경포대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며 학교의 일상, 막장 인부 등을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왔다. 

그의 사진을 통해 지난 시간에 대한 향수와 기억을 되새겨 볼 수 있길 바란다.
글·사진┃류제원 작가

친구와 어깨동무하고 책가방도 같은 것을 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와 어깨동무하고 책가방도 같은 것을 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 반에 60명이 넘던 시절. 대형카메라로 단체 사진을 찍어 졸업앨범을 만들었다.
한 반에 60명이 넘던 시절. 대형카메라로 단체 사진을 찍어 졸업앨범을 만들었다.
부모님은 일하러 가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학교로 동생을 데리고 와서 돌보는 어린이
부모님은 일하러 가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학교로 동생을 데리고 와서 돌보는 어린이

어느새 3월이다. 3월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한 해가 시작되는 달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사진은 70, 80년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어린이의 교육 활동과 학교에서의 일상을 담은 것이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선생님으로 살아온 그때가 불현듯 떠오른다.
운동회를 준비할 때면 집에서 세숫대야부터 빗자루까지 챙겨와 청소하던 그 시절. 시험 때가 되면 밤새 등사기로 시험지를 만들었고 시험 날이 되면 아이들은 옆 사람의 답안지를 볼 수 없게 책상 가운데 책가방을 올려놓고 시험을 쳤다. 걸그림 하나만으로도 음악시간은 즐거웠고, 체육시간에는 운동기구가 없어 반대항 권투시합을 하기도 했다. 또 교실에는 칠판 밖에 없었어도 장작 난로 위 도시락 김치냄새 하나로 교실이 들썩이곤 했다.
당시엔 한 반에 보통 60명이 넘었는데 그마저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학생이 많아 2부제 수업(오전반, 오후반)을 해야 했다. 학교에서 학생과 함께한 시간을 오랫동안 필름으로 담아왔다. 때문에 나의 사진은 과거와 만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시간 속 여행이다. 사진을 바라보며 오랫 동안 잊고 지냈던 이야기를 함께 풀어보기 바란다.

주로 객관식 시험을 치르던 시험시간. 옆 친구의 답을 보지 못하도록 시험 때 책상 가운데 가방을 올려두고 시험을 봤다.
주로 객관식 시험을 치르던 시험시간. 옆 친구의 답을 보지 못하도록 시험 때 책상 가운데 가방을 올려두고 시험을 봤다.
6.25 한국전쟁일이 돌아오면 매년 ‘반공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했다. ‘초전박살’이라는 문구가 이채롭다.
6.25 한국전쟁일이 돌아오면 매년 ‘반공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했다. ‘초전박살’이라는 문구가 이채롭다.
3월이 되면 전 학년의 책상과 의자를 운동장에 늘어놓고 학년에 맞게 높이를 맞춰 다시 교실로 가지고 간다.
3월이 되면 전 학년의 책상과 의자를 운동장에 늘어놓고 학년에 맞게 높이를 맞춰 다시 교실로 가지고 간다.
음악시간 걸그림에 있는 악보를 보고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음악시간 걸그림에 있는 악보를 보고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70년대 체육시간에 학급대항 권투시합을 하던 모습이 80년대까지 이어졌다.
70년대 체육시간에 학급대항 권투시합을 하던 모습이 80년대까지 이어졌다.
운동회 때가 되면 운동장 돌을 줍고 빗자루로 쓸기 위해 집에서 세숫대야와 빗자루를 가지고 오기도 했다.
운동회 때가 되면 운동장 돌을 줍고 빗자루로 쓸기 위해 집에서 세숫대야와 빗자루를 가지고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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