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 24-105mm F4L IS II USM

카메라를 처음 사용하는 누구나 렌즈에 대해 고민한다. 고민의 내용은 단순한 편이다. 인물이 잘 나온다는 단렌즈와 활용범위가 넓은 줌렌즈를 고르는 고민인 경우도 있고, 좀 더 나아가 내가 자주 사용할 화각을 고르는 과정인 경우도 있다. 생각보다 쉽게 고민을 해결해 줄 렌즈가 있다. EF 24-105mm F4L IS II USM 고를 때 맘이 편한 렌즈다. 16-35mm 렌즈의 광각 영역대를 사용할 게 아니라면 표준 줌 영역대의 렌즈를 고를 텐데 신계륵(EF 24-70mm f/2.8L II USM)은 뭔가 금전적으로 부담스럽고 구계륵(EF 24-70mm f/4L IS USM)보다는 줌 영역이 넓으면서 가격차이는 얼마 나지 않는다. 뭔가 화각 면에서 괜히 이득을 본 느낌이 난다. 표준 영역보다 조금 더 나아간 표준 줌렌즈의 표준. EF 24-105mm F4L IS II USM을 사용해 봤다.

글•사진 | 유진천 기자

 

Canon EOS 6D Mark II / 1/640sec / F8 / ISO 320 / 초점길이 24mm : 말로만 듣던 의림지에 도착했다. 24mm로도 충분히 시야와 비슷한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Canon EOS 6D Mark II / 1/640sec / F8 / ISO 320 / 초점길이 24mm : 말로만 듣던 의림지에 도착했다. 24mm로도 충분히 시야와 비슷한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넓은 화각과 사용범위

EF 24-105mm F4L IS II USM은 L렌즈 중에서도 활용 폭이 넓은 렌즈다. 화각 자체가 표준 영역에 있어 일상적인 촬영부터 시작해 조금은 좁은 광각촬영도 가능하고(24mm), 100mm에 가까운 준망원 촬영까지 가능하다. 그 포지션이 다소 애매한 면이 있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올라운더(All Rounder)에 가깝다고도 말할 수 있다. 풍경사진으로 시작해 스냅촬영이나 인물촬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하나의 렌즈로 할 수 있는 작업이 많아 가성비적인 측면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실제로 풀프레임+렌즈 패키지에 속해 있는 렌즈인 것만 봐도 그 살뜰함을 느낄 수 있다. 줌 전 영역에서 조리개 최대개방 값 F4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것도 고정조리개로 말이다. 가변 조리개가 주는 표현의 아쉬움을 채우고 비교적 밝은 조리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물촬영에도 아주 적합한 면모를 보인다.

 

EF 24-105mm F4L IS II USM의 렌즈 구성도
EF 24-105mm F4L IS II USM의 렌즈 구성도

 

기본기가 좋은 표준 영역의 L렌즈

단순히 활용범위가 넓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II라는 표기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차례 리뉴얼을 거친 렌즈다. 기존에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개선해서 선보인 렌즈라는 뜻이다. 종전 모델인 EF24-105mm F4L IS USM과 비교해 이미지 화질이 좋아졌다. 다소 어둡게 묘사됐던 주변부에 대한 광량 밝기 표현도 좋아져 전보다 훨씬 좋아진 광량 분포를 확인할 수 있다. 빼어난 고스트, 플레어 억제 효과를 위해 ASC(Air Sphere Coating) 처리가 돼있다. 역광촬영에도 걱정이 없다. 렌즈 구성은 총 12군 17매며 이중 비구면 렌즈(GMo) 4매를 포함하고 있다. 비구면 렌즈를 통해 사진 촬영시 발생할 수 있는 왜곡을 억제하고 화질을 개선했다. EF24-105mm F4L IS II USM은 4스톱의 손떨림 보정 효과를 갖고 있다. 활용도가 높은 렌즈다 보니 광량이 좋은 상황뿐 아니라 다소 어두운 상황에서도 사용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셔터 스피드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도 모션 블러를 잘 막아준다. 고화소 바디의 경우 일반적인 바디와 비교해 조그마한 흔들림에도 그 흔적이 남기 쉽지만 렌즈 내에 탑재된 OS기능과 함께라면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렌즈를 사용하다 보면 손이 많이 닿을 수 밖에 없는 맨 앞면과 뒷면에 불소코팅 처리를 해 얼룩, 기름, 물로 인한 오염을 막아준다. 혹 표면에 이물질이 묻어도 쉽게 닦아 낼 수 있다. 정전기 발생도 적어 먼지가 달라붙지 않는 다는 점도 맘에 든다.

 

Canon EOS 6D Mark II / 1/250sec / F5.6 / ISO 500 / 초점길이 24mm : 측면으로 강하게 들어오는 빛에도 빛 번짐이나 상의 불안정 없이 깔끔히 담겼다. 중앙부와 외곽 모두 이미지가 좋다.
Canon EOS 6D Mark II / 1/250sec / F5.6 / ISO 500 / 초점길이 24mm : 측면으로 강하게 들어오는 빛에도 빛 번짐이나 상의 불안정 없이 깔끔히 담겼다. 중앙부와 외곽 모두 이미지가 좋다.
Canon EOS 6D Mark II / 1/400sec / F13 / ISO 400 / 초점길이 24mm : 의림지 외곽의 주변. 가운데 물가를 기준으로 도로변과 산 주변이 사뭇 다른 느낌의 녹색을 갖고 있다. 24mm로도 풍경을 담기엔 어려움이 없다.
Canon EOS 6D Mark II / 1/400sec / F13 / ISO 400 / 초점길이 24mm : 의림지 외곽의 주변. 가운데 물가를 기준으로 도로변과 산 주변이 사뭇 다른 느낌의 녹색을 갖고 있다. 24mm로도 풍경을 담기엔 어려움이 없다.

 

촬영후기

표준 줌렌즈의 최고 강점은 역시 활용도다. 어딜 가든 무슨 촬영을 하든 다 쓸 수 있다. 여행간 곳에서 풍경을 촬영하기도 하고, 간단한 음식촬영도 하고, 제품촬영도 가능하며 반려동물을 담는데 쓰이기도 한다. 지금 머릿속에 생각나는 모든 촬영이 가능하다. 잠깐 다녀온 휴가에서는 그곳에서 만난 전경을 담아보고, 관람한 공연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24mm로 담아본 제천의 풍경은 특유의 광각 느낌이 살아있었다. 16mm에 비해서는 다소 화각이 좁아 보이지만 광각렌즈 하나 망원렌즈 하나를 들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가볍게 담을 수 있었다.

Canon EOS 6D Mark II / 1/640sec / F5.6 / ISO 200 / 초점길이 50mm : 24-105렌즈를 활용하며 제일 좋았던 순간은 역시 배경과 인물을 함께 담아내는 순간이었다. 낚시꾼 아저씨가 물고기를 못잡아도 나는 좋았다.
Canon EOS 6D Mark II / 1/640sec / F5.6 / ISO 200 / 초점길이 50mm : 24-105렌즈를 활용하며 제일 좋았던 순간은 역시 배경과 인물을 함께 담아내는 순간이었다. 낚시꾼 아저씨가 물고기를 못잡아도 나는 좋았다.
Canon EOS 6D Mark II / 1/100sec / F4 / ISO 1250 / 초점길이 92mm : 멋진 피사체만 찍으란 법은 없다. 의외로 DSLR 유저 중에 먹방을 위해 카메라를 산 이들이 많다. 24-105는 딱 적당한 선택이다.
Canon EOS 6D Mark II / 1/100sec / F4 / ISO 1250 / 초점길이 92mm : 멋진 피사체만 찍으란 법은 없다. 의외로 DSLR 유저 중에 먹방을 위해 카메라를 산 이들이 많다. 24-105는 딱 적당한 선택이다.

100mm는 3보 정도 되는 거리에서 바스트 샷을 찍기에 적당하다. 이번 촬영에서는 인물보다는 조그마한 동물들을 담는데 사용했다. 고양이 카페인 ‘고양이 정원’에서 고양이들의 일상을 담아 봤다. 105mm를 충분히 끌어 당겨 촬영했을 때는 온전히 얼굴의 표정을 담을 수 있었다.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는 EOS 5ds로 약 5,060만 화소를 가진 고화소 바디다. 최대해상도일 경우 8,688x5792의 결과물을 촬영할 수 있는 DSLR 카메라다. 조금만 감도를 높여도 노이즈가 발생해 ISO를 올리기 보다 셔터 스피드를 조금 더 느리게 하는 방향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4스톱의 보정효과 덕에 100분의 1초나 80분의 1초에서도 큰 모션 블러가 남지 않고 촬영할 수 있었다. F4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드러운 아웃 포커싱도 결과물에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연장계에 맥가이버 나이프가 있다면 캐논 L렌즈에는 EF 24-105 F4L IS II USM 렌즈가 있다.

Canon EOS 5Ds / 1/80sec / F4 / ISO 1250 / 초점길이 50mm : 사람의 시야와 가장 닮았다는 50mm. 단렌즈로 담았어도 무척 좋았겠지만 24-105는 그 모든 구간을 커버한다.
Canon EOS 5Ds / 1/80sec / F4 / ISO 1250 / 초점길이 50mm : 사람의 시야와 가장 닮았다는 50mm. 단렌즈로 담았어도 무척 좋았겠지만 24-105는 그 모든 구간을 커버한다.
75mm
75mm

 

75mm. Canon EOS 5Ds / 1/80sec / F4 / ISO 1250 : 24mm와 75mm의 화각테스트. 배경과 함께 담아도 좋고 클로즈업 촬영에도 좋다. F4의 조리개 값은 부드러운 아웃포커싱 능력을 보인다.
75mm. Canon EOS 5Ds / 1/80sec / F4 / ISO 1250 : 24mm와 75mm의 화각테스트. 배경과 함께 담아도 좋고 클로즈업 촬영에도 좋다. F4의 조리개 값은 부드러운 아웃포커싱 능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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