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 반복되는 일상에 가슴이 답답해질 때면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갑자기 푸른 바다가 보고 싶다. 여기 저기를 알아 보다 주문진 바다가 떠올랐다. 푸른 바다와 차가운 겨울 바람을 생각하며 새벽 7시 속초 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글•사진 | 홍기웅 기자

 

◎ 주문진으로 가는 고속버스

서울에서 주문진으로 가는 고속버스는 남부 버스 터미널이나 동서울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동서울 버스 터미널 기준으로, 주문진행 고속 버스는 강릉을 한번 거쳐 주문진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성인 기준, 편도 요금 16700원이며 교통 체증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보통 2시간 50분 정도 소요된다. 중간에 휴게소를 한 번 들르기 때문에 그리 지루하지는 않다.

*주문진행 버스라도 주문진 버스 터미널이 종점이 아닌 양양, 속초 행도 있으니 주문진 버스 터미널을 잠시 경유할 때 내리도록 하자. 당일치기로 다녀올 경우, 돌아오는 시간도 미리 계획하자.

 

동서울 버스터미널 > 주문진 버스터미널
고속버스 시간 (평일 기준)

 

◎ 다시 활기를 찾은 주문진

Olympus E-M1 Mark II, M.ZUIKO DIGITAL ED 40-150mm F2.8 PRO, F11, 1/400S, ISO200, 90mm, 아침 일찍 도착했을 무렵, 바다는 안개가 살짝 낀 상태였다.
Olympus E-M1 Mark II, M.ZUIKO DIGITAL ED 40-150mm F2.8 PRO, F11, 1/400S, ISO200, 90mm, 아침 일찍 도착했을 무렵, 바다는 안개가 살짝 낀 상태였다.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걷다 보면 에메랄드 빛 바다와 빨간 등대가 저 멀리 보인다. 등대를 기준으로 위쪽으로 올라가면 주문진 항으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하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주문진 항이나 해수욕장이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어느 쪽을 먼저 둘러 보던지 당일에 두 곳 모두를 돌아볼 수 있다.

*주문진 버스 터미널에서 주문진 항까지 도보로 약 10분 거리, 주문진 버스 터미널에서 도깨비 촬영지까지 도보로 약 15분 거리

주문진은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면 강원도나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회 한 접시를 먹거나 마른 오징어를 사기 위해 잠시 들르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기 불황으로 인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작년만 해도 장사를 접은 어민들이 꽤 많았다. 최근 tvn에서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이곳이 알려지면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와 해외에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해안가 인근 상인들과 주문진읍 지역 상인들은 모처럼 바빠진 손길로 분주하다.

 

바다 사진 촬영

홍기자 TIP 1

광각렌즈와 망원 렌즈를 활용해 보자. 광각 렌즈는 바다같이 넓은 풍경을 더 넓고 시원하게 담을 수 있다. 광각 렌즈 특유의 왜곡을 즐길 수도 있다. 망원 렌즈는 배경을 압축시켜 표현하기 때문에 등대처럼 멀리 떨어진 피사체를 가까이 당겨서 촬영 가능하다.

Olympus E-M1 Mark II, M.ZUIKO DIGITAL ED 40-150mm F2.8 PRO, F11, 1/400S, ISO200, 100mm, 두 등대 사이는 실제로 멀리 떨어져있지만, 망원 렌즈로 인해 배경이 압축돼 보여 등대가 바로 앞에 있는 듯 보인다.
Olympus E-M1 Mark II, M.ZUIKO DIGITAL ED 40-150mm F2.8 PRO, F11, 1/400S, ISO200, 100mm, 두 등대 사이는 실제로 멀리 떨어져있지만, 망원 렌즈로 인해 배경이 압축돼 보여 등대가 바로 앞에 있는 듯 보인다.

 

 

홍기자 TIP 2

피사체를 정 중앙 보다는 약간 옆에 배치해 촬영해 보자.

피사체를 정 중앙에 놓고 촬영하면 강조의 효과는 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자칫 지루하게 느끼거나 사진에 생동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Olympus E-M1 Mark II, M.ZUIKO DIGITAL ED 40-150mm F2.8 PRO, F11, 1/400S, ISO200, 100mm, 방사제에서 낚시하는 사람을 좌측에 배치시켜 촬영해 동감을 살렸다.
Olympus E-M1 Mark II, M.ZUIKO DIGITAL ED 40-150mm F2.8 PRO, F11, 1/400S, ISO200, 100mm, 방사제에서 낚시하는 사람을 좌측에 배치시켜 촬영해 동감을 살렸다.

 

 

◎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좋았던 그 곳

화제를 일으킨 드라마 “도깨비”의 실제 촬영지는 주문진 항 쪽이 아닌 해안가 쪽으로 더 내려가야 한다. 해안가를 따라 걷다 보면 하얗고 푹신한 백사장 위에 여러 개의 방사제가 보인다. 유독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방사제가 보이는데 이 곳이 바로 실제 촬영 장소다.

이곳이 실제 촬영 장소다. 사람이 많아 삼각대를 이용한 셀프 촬영이 힘들었다. 한 커플을 촬영해주고 촬영을 부탁해 찍힌 사진이다.
이곳이 실제 촬영 장소다. 사람이 많아 삼각대를 이용한 셀프 촬영이 힘들었다. 한 커플을 촬영해주고 촬영을 부탁해 찍힌 사진이다.
SONY α II, SAL 24-70mm F2.8 ZA, F8, 1/640S, ISO200, 70mm, 모두들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가 되기 위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ONY α II, SAL 24-70mm F2.8 ZA, F8, 1/640S, ISO200, 70mm, 모두들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가 되기 위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극 중에서 도깨비 신부가 도깨비를 처음으로 만나 둘의 영원한 사랑이 시작된 의미 있는 곳이다. 방사제 앞에는 촬영 소품(빨간 목도리, 조화)을 대여해주는 상인들까지 생겨났다. 드라마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이 곳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이 마치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가 된 것 마냥 들 떠서 극 중에서 본 장면을 그대로 연출하며 사진을 촬영했다. 혹시라도 혼자 여행을 왔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준비해 간 삼각대를 활용해 셀프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여의치 않다면 다른 사람들을 찍어 주고 사진 촬영을 부탁해 보자.

방사제는 파도가 직접 부딪히는 곳인 만큼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높은 파도로 인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촬영 시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자.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지만 주문진의 겨울 바다는 충분히 시리고 맑았다.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몸은 여행으로 피곤했지만 마음은 어느새 재충전돼 있었다.

 

SONY α II, SAL 24-70mm F2.8 ZA, F10, 1/320S, ISO200, 55mm, 삼각대를 두고 셀프 타이머로 촬영했다. 사실 위 사진은 도깨비 촬영지 옆 방사제다.
SONY α II, SAL 24-70mm F2.8 ZA, F10, 1/320S, ISO200, 55mm, 삼각대를 두고 셀프 타이머로 촬영했다. 사실 위 사진은 도깨비 촬영지 옆 방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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