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주관으로 뜨겁게 시작된 <라이징 포토그래퍼 콘테스트>가 그 해 겨울을 끝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와 캐나다 관광청이 후원한 이번 신진 사진가 발굴 프로젝트에서 선발된 파이널리스트는 총 3인. 그 가운데, 박소현 라이징 포토그래퍼가 최종 우승자 1인으로 선정됐다.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시선이 머무는, 여행에 대한 동경과 공감을 일으키는' 등 그녀의 사진을 설명하기 위한 수많은 수식어가 있다. 이러한 수식어를 나열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녀의 사진을 깊고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일일 것이다. 바람이 일렁이는 어느 이른 밤 박소현 사진가를 만났다.
 

진행 김유미 기자 사진 이상민 기자

 

 

첫 번째 이륙을 마쳤어요. 라이징 포토그래퍼 활동을 마치고 어떻게 지내나요?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평일은 직장에 다니고, 주말에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지내고 있어요. 다음 활동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고요.

 

최종 1인으로 선정되었을 때의 소감은 어땠나요?
얼떨떨했어요. 저와 전시를 함께한 두 분 모두 열정이 많고, 실력을 갖춘 분들이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 놀랐던 것 같아요. 물론, 여행 매거진 론리 플래닛에서 주최하고 제가 사용하고 있는 후지필름에서 후원하는 콘테스트에서 1위를 한 것은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파이널리스트 3인에서 최종 1인까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시골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라다 보니까 여행과 사진을 엄청 동경했어요. 대학교 때 아버지의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접하고, 이후 첫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네 달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가서 사진을 원없이 찍었어요. 그때를 계기로 현재 여행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어요.

 

 

평소에도 여행 사진을 즐겨 찍는 것 같아요. 여행 사진을 주로 찍는 이유가 있나요?
여행을 가면 호기심도 많아지고, 흥미가 가는 피사체가 더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평소보다 찍고 싶은 사진이 많아지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특히 카메라를 자주 들게 만드는 피사체가 있나요?
요즘은 사람을 많이 찍어요. 현재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워요. 의식하지 않는 그대로, 자기 삶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꾸준히 담고 싶어요.

 

 

보고, 듣고, 느낀 온타리오는 어땠나요?
온타리오에서 나이아가라 폭포와 토론토 두 군데를 갔다 왔어요. 이 두 곳은 사람이 많더라고요. 나이아가라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 각지 사람들이 여행을 와서 환희를 느끼는 공간이잖아요. 폭포 자체도 멋있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장소였던 것 같아요. 토론토는 이민자가 전 인구의 50% 정도여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그들의 너그러움을 느끼기 좋은 도시였던 것 같아요. 또, 모든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차별 없이 지내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온타리오에서 어떤 것을 담았나요?
온타리오는 생동감 있고, 활기찬 지역이에요. 여기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사진에 담으려고 했었죠. 예를 들면 펍 안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라든지, 마켓이 열리는 공간에서 즐겁게 장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든지, 생동감이 크다고 느껴지는 공간이요. 여기에 나이아가라 폭포의 힘이 느껴지는 사진도요.

 

차분하면서도 강렬하게, 사진에서 일종의 통일성이 느껴져요.
저 스스로는 사진 찍을 때 서로 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이번에 ‘이륙’ 전시를 하면서 작가님들과 오시는 분들이 말씀하시는 게 사진에서 일관성이 느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진에 대한 일관된 생각이 있다면, 사진을 찍을 때 정직하게 담고 싶은 느낌이 많아요.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사진을 찍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든지 생각했던 것을 다른 사람들이 느낄 수 있게끔 전하고 싶어요.

 

 

5박의 일정 중 온타리오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다리 위에 있는 차도 앞에서 여덟시 반쯤 삼각대 펴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보드를 탄 한 청년이 지나가다가 제 옆에 서서 질문을 했어요. “여기에서 무얼 하나요?”, “어떤 것을 찍어요?”와 같은 질문이요. 그래서 장면에 대해 설명하며 이러한 것을 찍고 있다고 이야기 했더니 그 사람이 궁금한 것을 몇가지 더 물어봤어요. “노출은 몇으로 맞출 건가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등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이 엄청 편했어요. 그 사람도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저도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그랬던 거죠. 그래서 그 순간 ‘공통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말이 잘 통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있어요.

 

캐나다 촬영 전부터 후지필름 카메라를 사용해왔다고 알고 있어요.
2016년 여름경 마음에 드는 사진기를 찾아보려고 알아보던 중에 어떤 대형마트 판매원분이 후지필름 카메라를 소개해주더라고요. 궁금해서 후지필름 매장을 찾아갔는데 카메라의 색감이 너무 좋은 거예요. 인위적이지 않은 느낌이 있었고, 디자인도 멋졌어요. 처음에는 조작을 잘하지 못했지만, 직관적인 조작이 사용하는 맛이 있더라고요. 그때 이후로 후지필름 카메라를 계속 사용했어요. 쓰면 쓸수록 재미있는 것 같아요.

 

 

사진과 글을 포함해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향후 이쪽으로 나갈 계획이 있나요?
여행 작가는 항상 제가 꿈꿔오던 일이었어요. 정말 하고 싶지만 나중에, 다음 생에 하자. 이런 꿈이 있잖아요. 만약에 된다면 정말 자신이 있을 때 하고 싶어요.

 

삶에서 여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여행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대학교 말 때쯤에 시작했는데, 여행하기 전이랑 지금의 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지고, 너그러워지는 느낌이 있어요. 또, 새로운 사람과 공간을 만나는 것이 좋아서 계속 여행을 하지 않나 싶어요.

 

 

여행과 사진, 박소현 사진가에게 이 둘의 관계는 어떤가요?
서로 뗄 수 없는 존재에요. 여행을 가면 사진을 빼놓지 않고 찍게 되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오면 여행이 다시 생각나기도 하니까요. 표현한다면, 여행과 사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이륙은 무엇인가요?
공감을 얻고 싶어요. 쉽게 말하자면, 여행 사진가로서 공감을 끌어내고, 나아가 영감을 이끌어내는 사진을 찍고 싶어요. 제 사진으로 다양한 사람이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도록요. 그 곳에 가고 싶다거나 혹은 거기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게끔 이러한 공감을 얻는 작업들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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