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새롭게 태어나는 의림지 풍경

의림지의 역사적 배경 

제천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본래 ‘임지’라 하였다. 고려 성종 11년(992)에 군현의 명칭을 개정할 때 제천을 ‘의원현’ 또는 ‘의천’이라 하였는데 그 첫 글자인 ‘의’자를 붙여 의림지라 부르게 되었다. 축조된 명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구전에는 신라 진흥왕(540~575)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871m)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라 한다.

그 후 700년이 지나 현감 ‘박의림’이 4개 군민을 동원하여 연못 주위에 돌을 3층으로 쌓아 물이 새는 것을 막는 한편 배수구 밑바닥 수문은 수백 관이 넘을 정도의 큰 돌을 네모로 다듬어 여러 층으로 쌓아 올려 수문 기둥을 삼았고 돌바닥에는 박의림 현감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현재는 수리시설보다는 유원지로서 그 명성을 더해가고 있는데,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된 경승지로 호수 주변에 순조 7년(1807)에 새워진 '영호정'과 1948년에 건립된 ‘경호루’ 그리고 수백 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의 자연폭포 ‘용추폭포’ 등이 어우러져 풍치를 더하며, 호수 주변에 목책 길과 분수와 인공폭포를 설치하여 의림지를 관망하며 산책하기에 좋다. 특히, 겨울철 및 해빙기에 잡히는 공어(빙어) 회와 튀김은 담백한 맛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의림지에서 자생했던 순채는 임금의 수라상에 올릴 만큼 유명한 요리재료였다.

그리고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한 분이며 가야금의 대가인 '우륵' 선생이 노후에 여생을 보낸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가야금을 타던 바위 우륵대(일명 제비바위, 연암, 용바위)와 마시던 '우륵정'이 남아 있다.

 

의림지에 얽힌 전설


옛날 의림지가 생기기 전에 이곳에 부잣집이 있었다. 하루는 이 집에 스님이 찾아와 시주할 것을 청하였다. 그런데 이 집 주인은 탐욕스러울 뿐 아니라 심술도 또한 사나웠다. 한동안 아무 대꾸도 없으면 스님이 가버리려니 했는데 탁발 스님은 가지 않고 목탁만 두드리고 있는 것이었다.

심술이 난 집주인은 거름 두엄에 가서 거름을 한 삽 퍼다가 스님에게 주었다. 스님은 그것을 바랑에 받아 넣고선 머리를 한 번 조아리더니 발길을 돌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집안에서 보고 있던 며느리는 얼른 쌀독에 가서 쌀을 한 바가지 퍼다가 스님을 뒤쫓아가 스님에게 주며 시아버지의 잘못을 빌었다. 스님은 그것을 받더니 며느리에게 이르는 것이었다.

조금 있으면 천둥과 비바람이 칠 터이니 그러면 빨리 산속으로 피하되 절대로 뒤돌아보면 안 된다고 하였다. 이 소리를 듣고 며느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랬더니 집안에서는 집주인이 하인을 불러 놓고 쌀독의 쌀이 독이 났으니 누구의 소행인지 대라고 호통을 치고 있는 것이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 자기가 스님이 하도 딱해 퍼다 주었다고 아뢰었다. 시아버지는 크게 노하며 며느리를 뒤 광에 가두더니 문에 자물쇠를 채워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해 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번개와 천둥이 울리고 세찬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며느리는 광속에서 안절부절못하는데 더 요란하게 번개가 번쩍하고 천둥이 치더니 잠겼던 광 문이 덜컹 열리는 것이었다. 며느리는 탁발승의 말이 생각나 얼른 광속을 빠져나와 동북쪽 산골짜기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얼마쯤 달려가던 며느리는 집에 남아 있는 아이들이 생각이 나서 뒤돌아보지 말라던 스님의 말을 잊고 집이 있는 쪽을 뒤돌아보았다.

그 순간 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울리더니 며느리의 몸은 돌로 변해갔으며 집이 있던 자리는 땅속으로 꺼져서 온통 물이 괴고 말았다. 물이 고인 집터가 의림지이며 며느리가 변해서 돌이 된 바위는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제비바위(연자암) 근처 어디엔가 서 있다는 것이었다.

 

문화유산 의림지와 함께 하는 사진여행

 

의림지는 제천시내에서 약 4km정도 북쪽인 용두산 아래 위치해 있어 시내에서 접근성이 좋은 명소이다. 자가용을 이용하기 보다는 시내에서 청전들판을 가로지르는 삼한의 초록길을 따라 걸어서 여행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머물고 싶은 자연치유도시 제천이라는 슬로건 답게 이 삼한의 초록길을 걷다보면 가을을 맞은 넓은 황금벌판에 이제 막 벼베기가 시작되고 솔방죽과 뒤뜰방죽인 자연습지도 볼 수있다. 길 양옆에는 가을 야생화와 수목들이 잘 정돈되어 두런두런 이야기 꽃은 피우다 보면 어느새 의림지 못둑에 도착하게 된다. 못둑에 올라서면 웅장한 용두산을 품고 있는 듯한 의림지의 경치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의림지를 들러보는 코스는 오른쪽 방향으로 남 소나무숲길을 걸어서 천천히 걸어보자. 경호루에 올라서면 소나무 가지 사이로 제천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며 다시 한번 의림지가 자리잡은 풍광을 감탄하게 된다.

중간 중간 소나무와 버드나무 잎사귀가 가을 바람에 일렁이며 오후에 내려 쬐는 햇볕에 반짝이는 윤슬이 여행객의 발길을 더 가볍게 해주고 우륵정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면 우륵 선생의 탄금이 생각나게 한다. 여기까지가 의림지를 절반쯤 돌아 본 셈인데 가던길을 절대 멈추어선 안된다. 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데는 이제부터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의림지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해야 한다.

박물관 뜰에는 계단식의 넓은 인공연못을 조성하여 반영을 담으며 사진의 새로운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누워라정원에도 좋은 추억을 간직할 소재들이 다얀하기에 가족여행이라면 더 더욱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박물관을 돌아보고 작은못으로 이동하면 넓은 야외광장과 무대가 눔에 들어온다. 주말이면 이곳에서 각종 예술행사가 열리는데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로 이따금씩만 열리는게 아쉽기는 하다. 이곳에서는 주경 보다는 야경을 감상하는 코스이기에 시간 할애를 잘하는 것이 좋다. 해가지기 시작하면 의림지 주변에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하고 작은못 인공폭포와 동굴, 산책데크 용추다리에도 화려한 경관조명이 불을 밝힌다.

큰못과 작은못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 용추다리에 도착하면 두 개의 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앞쪽에 있는 다리는 바로 폭포위를 건너는 유리 전망다리로 50여m 아래쪽 용소까지 내려다 보이는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전국의 유명 명소에 설치되어 있는 유리다리 그 어느곳과 견주어도 비교불가한 유리다리이다. 다리를 한바퀴돌아 영호정으로 다다르면 이 전망다리와 목포를 감상 할 수 있는 전망대가 조성되어 인증샷으로 마무리하고 오리배 선착장 휴게소에서 의림지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면 오늘도 인생샷은 충분히 건질수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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