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M.ZUIKO DIGITAL 45mm F1.8

두 남매 아빠, 고락원(32)씨는 지난해 휴가만 생각하면 씁쓸하다. 사진 때문이다. 예쁘게 잘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에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이 부지기수. 그나마 건질만한 사진도 작품이라기엔 어딘가 애매하다. 비싼 돈을 주고 산 카메라가 겨우 이 정도라니, 아빠 사진가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인물 사진 촬영은 참 어렵습니다.

글•사진  조주현 기자

 

태양광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 인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반역광 상황의 광선을 헤어 라이트로 사용했다. 인물에 어울리는 빛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태양광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 인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반역광 상황의 광선을 헤어 라이트로 사용했다. 인물에 어울리는 빛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인물 사진 잘 찍는 방법?

인물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글로 쓰자면 책으로 몇 권이 나올 정도다. 수십년을 찍어야 “이제 조금 알겠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인물 사진이다. 모델 촬영 몇 번 한다고 해서 인물 촬영에 도가 틀 수는 없다. 물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거나, 오랫동안 부지런하게 작업을 한다면 예술 사진으로서의 인물 사진에 있어 높은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다. 그러나 취미 수준의 인물 사진 촬영이나 일상적인 인물 촬영이라면 못할 것도 없다.

 

플래시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변광이 충분하다면 인물에 직접 광선을 조사하기 보다는 역광을 연출하자. 드라마틱한 인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플래시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변광이 충분하다면 인물에 직접 광선을 조사하기 보다는 역광을 연출하자. 드라마틱한 인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첫째, 인물 사진은 인물이 우선인 사진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초심자의 경우 아름다운 배경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배경은 인물보다 어둡게, 색상은 세 가지 이하로 단조롭게 구성하는 것이 시각적 효과가 좋다. 탁월한 화면 구성 능력으로 배경과 인물을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훈련이 필요하다. 인물 사진 초심자가 범하기 쉬운 실수는 인물보다 배경에 집착할 때 생긴다. 따라서 초심자의 경우 배경을 무조건 아웃포커스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배경 흐림 효과를 노려서라기보다는 그 방법이 대상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얕은 심도는 인물과 배경을 분리시켜 사진에 입체감을 더한다.
얕은 심도는 인물과 배경을 분리시켜 사진에 입체감을 더한다.

둘째, 조명과 인물에 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지구상의 60억 인구 중 똑같이 생긴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따라서 인물에 따라 적절한 조명을 선택해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적어도 광대뼈가 나온 사람을 태양이 쨍쨍한 날 정오에 촬영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또한 부드러운 광선과 강한 광선의 차이, 광원의 위치에 따른 패턴, 조명비에 관한 기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셋째, 일반인들의 사진적 성취가 더딘 대표적인 이유는 첫 번째가 장비에 대한 집착이요, 두 번째가 촬영 데이터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다. 조리개, 셔터 스피드, 감도, 초점 거리, 촬영 거리와 사용 장비 등을 사진 아래에 표기하지 않는다. 그건 크게 도움도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사진 감상과 촬영에 장애물이 된다. 인물 촬영도 마찬가지다. 어떤 카메라, 렌즈를 사용했는가는 두번째다.

 

다채로운 포즈는 사진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
다채로운 포즈는 사진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

좋은 인물 촬영용 렌즈란?

사진가가 의도한 이미지는 실현되지 않았을 땐 관념으로 존재할 뿐 실체가 없다. 사진은 기술에 의존하는 예술이다. 카메라와 렌즈가 없다면 사진도 없다. 적절한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따라서 사진가가 의도한 바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렌즈가 바로 좋은 렌즈다. 흔히 대구경 조리개를 채용한 준망원계 단초점렌즈를 인물 촬영용 렌즈라고 말한다. 인물 촬영용 렌즈라고 적혀 있는 것도 아닌데, 따로 구별하는 이유는 뭘까?

김춘수 시인의 <꽃>은 사물과 언어의 관계에 대해 말하는 시다. 사물은 언어 이전에 그저 몸짓으로만 존재하는 원시적인 것이다. 인간이 사물을 이용하려고 하거나 기억하려는 데서 언어 파생의 당위성이 존재한다. 우리가 특정한 렌즈를 인물 촬영용 렌즈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동안 특정한 렌즈를 인물 사진 촬영용으로 이용하려고 하거나 기억하려는 데서 당위성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써보니까 가장 좋았다는 말이다. 

 

인물 사진 있어 심도는 사진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배경을 사진에 포함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단조로운 패턴를 배경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물 사진 있어 심도는 사진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배경을 사진에 포함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단조로운 패턴를 배경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림푸스 M.ZUIKO DIGITAL 45mm F1.8 역시 인물 사진 촬영에 더할 나위 없는 렌즈 중에 하나다.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은 센서의 면적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얕은 심도 표현에 있어서 불리한 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인물 촬영용 렌즈를 꼭 사용해야할 이유가 분명하다.

 

콤팩트한 렌즈

M.ZUIKO DIGITAL 45mm F1.8은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답게 동급 렌즈에 비해 뛰어난 휴대성이 장점이다. 무게는 1/4 정도 가볍고 크기는 절반 정도로 작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이나, 거리계창, DoF범위를 표시하는 눈금까지 덜어냈다. 경통의 재질 역시 메탈 질감의 고급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콤팩트함에 방점을 뒀다. 손에 쥐어보면 렌즈의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의 장점을 극대화한 설계 덕분이다. 렌즈의 초점거리를 반으로 줄여도 동일한 화각을 얻을 수 있는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은 렌즈를 소형 경량화하기에 더 없이 유리하다. 

특히 망원 렌즈는 그 폭이 큰 편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크기 덕분에 인물 사진 촬영 시 부담이 덜하다. 전문 모델이 아니고서야 찍히는 사람은 커다란 렌즈에 주눅이 들기 마련이다. 이 렌즈는 스냅 촬영처럼 부담 없이 인물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렌즈다.

 

플래시를 이용해 촬영한 사진 두 장이다. 위 사진은 정면광, 아래 사진은 역광을 사용했다. 인공조명을 사용할 수 있다면 자유자재로 빛을 컨트롤할 수 있다. 인물 사진에서는 렌즈만큼 중요하다.
플래시를 이용해 촬영한 사진 두 장이다. 위 사진은 정면광, 아래 사진은 역광을 사용했다. 인공조명을 사용할 수 있다면 자유자재로 빛을 컨트롤할 수 있다. 인물 사진에서는 렌즈만큼 중요하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마이크로 포서드는 얕은 심도를 표현하는데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렌즈를 기자가 사용해본 소감은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렌즈만 잘 선택한다면 마이크로 포서드도 깊은 배경 흐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심도 표현의 한계를 렌즈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다. 조리개 최대 개방 시에도 화질이 훌륭하다. 굳이 조리개를 조일 필요가 없다. 덕분에 아련한 배경 흐림 효과를 마음껏 얻을 수 있다. 역광 상황에서의 뛰어난 플레어와 고스트 억제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클로즈 사진은 인물의 심도가 극단적으로 얕아진다. 좋은 빛, 바람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클로즈 사진은 인물의 심도가 극단적으로 얕아진다. 좋은 빛, 바람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결론

올림푸스 M.ZUIKO DIGITAL 45mm F1.8는 작고 가벼운 인물 촬영용 렌즈다. 인물 촬영에 안성맞춤 화각과 대구경 조리개를 갖춰 아련한 보케 표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췄다.  가볍고 작아 촬영 시 인물에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어서 자연스러운 인물 사진 추구하는 사진 애호가에게 추천한다. 일상적인 인물 촬영부터  프로페셔널 인물 촬영까지 이 렌즈 하나면 충분하다.

올림푸스 M.ZUIKO DIGITAL 45mm F1.8
올림푸스 M.ZUIKO DIGITAL 45mm F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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