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부터 반세기 넘도록 서울 한복판엔 정작 한국 사람이 방문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 성역이 있었다. 심지어 서빙고역 인근인데, 미국령으로 주소도 ‘캘리포니아주’였다. 2013년부터 부대가 철수하기 시작해 근래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가 바로 그곳이다. 한국이 아직 개도국이던 1950-60년대, 미군이 주둔하면서 처음으로 세워진 담장 안 미국식 주택과 편의 시설은 당시 한국인에게 충격과 선망의 대상이었다. 미군기지 출입증이 권력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와 잘 가꿔진 녹지, 생소한 미국음식과 서양
아마추어든 프로든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모두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노력한다. 아니라고? 별생각 없이 찍었다고? 그렇다면 왜 굳이 그 시간에 그곳에서 찍었는가. 비교하며 장비를 구매하고 똑같은 곳에서 두세 번씩 셔터를 누르고 편집에 공을 들였는가. 방향은 제각기 달라도 사진을 찍는다면, 모두 마음속 원하는 한 장을 찍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이때 적절한 보조 장비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필터다. 그중 제일 대중적인 것은 ND 필터로 모든 상황에 적합한 것은 아니지만, 몽환적이고 역동적인 사진을 쉽게 담을 수
지난 7월, 캐논은 RF400mm F2.8 L IS USM을 출시했다. 흔히 대포카메라라고 부르는 사양의 초망원 렌즈로 경량화보다는 EOS R 시리즈의 다소 한정적인 렌즈 라인업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최근 시장은 ‘가볍고 작다’라는 흐름에 맞춰 초망원 단렌즈보단 줌영역을 넓히고 크기와 무게를 줄인 망원 렌즈가 지배하는 추세인지라 처음 RF400mm F2.8 L IS USM를 봤을 때는 순수하게 놀랐다. A4 잡지를 가뿐히 넘는 길이와 2L 생수 한 통을 넘는 무게는 막막했다. 이런 렌즈를 대포카메라라고 부르는구나,
지난 4월 14일, 캐논은 갑작스럽게 EOS R3의 개발을 발표했다. EOS R5가 충분히 현역으로 뛰고 있었고 연초에 이뤄진 특허 등록을 제외하고 제품 사전유출은 전혀 없었기에 VDCM 기자 모두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세로 그립 일체형으로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것과 EOS R5보다 더 실용적이고 프로의 요구에 밀착한 스펙을 지향한다는 걸 제외하고는 별다른 정보가 풀리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캐논 역사상 드문 ‘3’이라는 명명에서 필름카메라 시절 당시로선 획기적이었던 시선 제어 속도와 높은 조작성으로 이름을 날린 EOS-
유튜브, 넷플릭스, 각종 온라인 게임, 심지어 밀리의 책 읽어주는 앱과 오디오 웹툰까지 앉은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참 다양해진 세상이다. 하지만, 화려한 영상과 멋진 사운드트랙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집중이 안 되지?’, ‘재미있는데 몰입이 안 되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한두 번이야 콘텐츠의 문제지만, 반복되면 환경을 따져봐야 한다. 과연 훌륭한 콘텐츠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는지. 자꾸 말을 거는 가족, 안방에서 들려오는 TV 소리, 창밖 술 취한 이의 고성방가... 사람은 생각보다 소리에 많은 영향을
한백교역은 스마트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광학&계측기기 전문 수입 판매 업체다. 올해는 특별히 캐나다 밴쿠버의 한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다. Kron Technologies(이하 크론 테크놀로지)다. 고속 촬영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속카메라를 제공하는 크론 테크놀로지의 CEO David는 대학생일 때 실험에 필요한 고속카메라를 찾다가 구매는커녕 대여하기에도 너무 비싼 가격에 좌절을 겪었고, 그로부터 10년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 저렴한 가격의 고속카메라를 발명해 제작 판매에 나섰다. 국내 실정
필자와는 연이 없을 거라 여겼던 사진 기자라는 직업에 임하게 되면서 제일 처음 한 일은 SD 메모리 카드를 구매하는 것이었다. 첫 마감을 마친 후엔 256gb 이동식 메모리를 샀고, 반 년이 조금 지난 지금은 추가 메모리 구입을 고민 중이다. 매달 기사 하나를 쓸 때마다 수십 기가바이트의 사진 파일이 쌓이는 탓이다. 언제 어디서 필요할지 몰라 함부로 삭제하기도 어렵다.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인터페이스가 영 익숙해지지 않는데다가 역시 파일은 저장 장치에 이중으로 백업해둬야 안심이 되는 게 사람 마음
고가의 카메라 장비로 사진을 찍는 일은 주의력이 필요하다. 카메라는 튼튼해도 섬세한 장비라 잘못 놓쳤다가는 쉽게 망가진다. 하지만, 반대로 과감한 실천력과 대범한 마음가짐, 높은 활동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일부 사진 애호가는 더 멋지고 특별한 순간을 남기기 위해 멀리 오지로의 출사도 서슴지 않고, 밤새 셔터찬스를 기다리기도 난간 끝에 매달려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역동적인 사이클링은 사진 촬영과 궁합이 잘 맞는 취미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자전거를 타고 누비는 일은 남들은 보지 못하는 숨은 비경으로 당신을 인도할지도 모
KEKS 카메라는 ‘현대 기술로 과거를 탐구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아날로그 감성을 살린 독특한 제품을 제작하는 촬영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다. 필름·디지털 카메라를 가리지 않고 슈에 장착하는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광학 뷰 파인더, 사용한 일회용 카메라 렌즈를 라이카·후지·소니 렌즈캡에 붙인 30mm F10 바디캡 렌즈 등을 선보인다. 문제는 국내 공식 수입사가 없어 제품 구매 및 교환, A/S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최근 사진 애호가를 위한 사진·영상 장비 전문 판매사 남영카메라가 KEKS 제품의 수입·판매를 시작했다
벤로코리아(이하 벤로)는 올해 가을 헤드를 접어 휴대성을 극대화한 짐벌 헤드와 삼각대 키트를 출시했다. 세계 최초 접이식 짐벌 헤드의 등장이다. 크기가 작을 뿐더러 최대 지지 하중 10kg으로 일반 줌렌즈를 장착한 DSLR, 미러리스뿐만 아니라 더욱 크고 무거운 초망원렌즈, 캠코더나 전문 시네마 카메라에 액세서리까지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휴대용 보관백 세트로 이동이 편리하고, 어떤 지형에서도 빠른 촬영 세팅이 가능한 볼 방식 레벨링과 뛰어난 가동범위로 기존 제품이 주던 만족감을 훨씬 쉽게 얻을 수 있다.글·사진 김예림 기자 |
디자인실버피쉬가 기획한 ‘2021 Delight Seoul(이하 딜라이트 서울)’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테마로 연출한 최초의 디지털 미디어 실감형 전시다. 미디어 아트와 증강현실(이하 AR)을 접목해 디지털로 재구성한 서울을 체험할 수 있다. 2021년 06월 30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넉 달간 연장했다. 서울과 한국, 한국인을 풀어낸 11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며 테마별로 바코드를 통한 간단한 비대면 체험을 제공한다. 단순히 보이는 데에만 집중한 게 아니라 여러 공감각적 요소를 배치해 상상력을 자극
가을바람이 시원하다. 훌쩍 떠나기 좋은 때다. 마침 근래 펜탁스에서 출시된 HD PENTAX-DA★16-50mmF2.8ED PLM AW를 다룰 기회가 생겨 설레는 마음으로 출사지를 골랐다. 16mm(35mm 풀프레임 기준 환산 초점거리 24mm) 광각은 탁 트인 풍경을 담기에 모자람이 없는 화각이다. 특히 왜곡이 적어 촬영이 편하다. 고민 끝에 경기도 양주의 나리공원으로 향했다. 여의도에서부터 자차로 약 한 시간 남짓, 밭과 아파트가 뒤섞인 신도시의 한 가운데 전국 최대 규모의 천일홍 꽃밭이 펼쳐있다. 9월에서 10월 말까지 약 두
‘프랑스’ 하면 보통 파리를 제일 먼저 떠올리지만, 가장 아름다운 도시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곳이 아를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테리아’의 모델이기도 한 아를은 알프스로부터 지중해까지 이어지는 론강을 끼고 발달한 일종의 나룻가 도시로 1981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아름다운 강과 야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관광객이 많지 않아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필자가 빈센트 반 고흐를 각별히 좋아하는 까닭에 언젠가 취직을 하고 유럽 여행을 가게 된다면 반드시 들러야지 생각해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가 전 세
카메라 유저에게 클래식한 감성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편의성을 동시에 선사하는 중형 카메라 전문 브랜드 핫셀블라드가 첫 카메라를 출시한지로부터 8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핫셀블라드가 ‘Hasselblad 907X Anniversary Edition Kit’ 전 세계 800대 한정으로 출시한다. ‘Beyond Classic', ’역사를 뛰어넘다‘라는 슬로건을 지녔다. CFV II 50C 디지털 백, 907X 카메라 본체, 컨트롤 그립, 광학 뷰파인더 및 XCD 3.5/30 렌즈로 키트를 구성했으며, 모든 구성
사진·영상 액세서리 전문 기업 Benrokorea(이하 벤로)에서 새로운 모노포드를 출시했다. 이전 모델들보다 작고 콤팩트한 크기에 레벨링 팬 헤드를 기본 장착해 활용성을 높힌 SupaDupa 카본 파이버 모노포드(MSDPL46C, 이하 46C)다. 하나의 지지대와 자유롭게 회전하는 헤드를 바탕으로 손목·어깨 스트랩과 교체형 풋 등을 기본 제공해 안정성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배가시켰다. 험지, 망원 촬영, 이동하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더욱 편리한 모노포드 46C. VDCM 편집부에서 사용 후기를 전한다.글·사진 김예림 기자 | 문의
백 년 이상 쌓아온 전통적 디자인에서조차 세련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유럽 명품의 특징이다. 독일의 포토 백 브랜드 오버베르트도 그러하다. 눈에 확 띄는 화려함은 없지만 가지런한 마감과 모난 데 없는 부자재,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남녀노소 취향을 타지 않는, 평생 쓸 제대로 된 것 하나쯤은 마련해놔야 한다고들 말하는 ‘기본 디자인’의 정점이다. 이번 호에서는 오버베르트의 가방 가운데에서도 클래식 라인업 신상품을 소개한다. 영국 신사처럼 멋스러운 사진 생활을 만들어주는 클래식 라인, 그중에서도 전체를 가죽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 새로운 공간을 탐구하고 사진에 담는 이도 예외가 아니리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 한 편 녹색 유리병과 폭죽 잔해, 산 틈 틈마다 자리를 잡은 흰 비닐은 사진을 찍으러 나설 때마다 만나는 단골 불청객이다. Lowepro(로우프로)는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줄이고자 100% 친환경 카메라 가방을 목표로 새 제품을 출시했다. 가방을 이루는 전체 직물 중 75%가 재활용 원사인 친환경 백팩 BP 24L AW III(이하 포토스포츠 ΙΙΙ)이다. 단순히 장비 보호
필터는 촬영 장비의 수명을 늘리고 촬영의 질을 높여주는 필수 액세서리로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UV 필터와 ND 필터다. 카메라 문외한이라도 UV 필터는 하나 이상 구매하며, 노출을 조금 이해하기 시작하면 ND 필터 없이는 역동적인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필수 필터에 더하여 촬영 목적과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고르는 특수 필터에 대해 훑어보고자 한다. 늘 똑같은 촬영에 생기를 더하는, 마치 포토샵이나 휴대폰 앱을 사용한 것처럼 즐거운 사진 생활을 만들어주는 개성 넘치는 필터에 대해 알아보자. 정리 김예림
Kenko BLACK MIST No.1 Black Mist No.1(이하 블랙미스트 필터)은 소프트 필터의 한 종류로 수채화에 물을 떨어뜨린 듯 부드럽고 번진 분위기를 표현하는 필터다. 디지털카메라가 고화소+고성능 센서로 중앙부·주변부를 가리지 않고 정밀하게 표현하는 것을 추구한다면, 블랙미스트 필터는 아날로그 질감을 살린 부드러운 이미지를 목표로 하는 제품이다. 암부의 콘트라스트를 줄여 다소 흐릿하면서도 밝아 보이게끔 하며 광원 촬영 시 빛을 둥글게 확산시킨다. 피사체 묘사보다는 아련한 색감으로 몽환
2009년 출시된 캐논의 100mm 단초점 매크로렌즈 EF100mm f/2.8L IS USM은 ‘백마엘’이라는 별명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았다. 렌즈 하나를 바꾸는 데는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크게는 백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단지 그 부담 덕분에 장비 다툼이 큰 렌즈 영역에서 백마엘이 12년 동안 캐논 매크로렌즈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던 것은 아니다. 뛰어난 내구성과 고화질, 압도적인 매크로 촬영 퍼포먼스가 그 이유다. 그러한 백마엘의 아성에 도전하는 ‘차세대 백마엘’ RF100mm F2.8 L MACRO IS USM과